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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를 걷다 - 생텍쥐페리가 사랑한 땅
주형원 지음 / 니케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1. 들어가며
다양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 여행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의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해외여행이 국내여행에 비해 갖는 장점이 있다면, 그 나라만이 갖는 문화나 자연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같은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눈치도 조금 덜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여행을 제외하고 해외여행 가운데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북유럽, 눈 덮인 알프스를 구경할 수 있는 스위스, 인도의 히말라야, 그리고 고독을 느낄 수 있는 사하라를 가보고 싶다. 모두 다 우리나라에서는 구경할 수 있는 자연 경관들이다.
이 책은 사하라 사막을 횡단한 저자의 여행기이다. 단순히 여행지를 나열하는 것도 정보를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여행을 하면서 맞닥뜨린 저자의 감정을 솔직히 쓴 글도 의미가 있다. 이 책은 후자의 편에 속한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그 과정, 그리고 여행을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저자가 느낀 감정에 저자는 솔직하다. 정말 한 사람의 일기를 읽는 느낌이다.
내가 읽었던 여행기 중 가장 좋은 책이라고 느꼈다. 단순히 정보만 나열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행기와 어울리지 않게 저자의 생각과 감정만 쓰지 않았다. 정말 적절하게 잘 섞여 있어 글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단지 사막을 떠나는 사람뿐만 아니라 여행을 출발하는 모든 사람한테 한번쯤 권해보고 싶다. 저자 정도로 글을 쓸 수 없더라도, 따라 쓰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 많은 생각과 더 좋은 글이 나오지 않을까?
2. 좋았던 구절
또 희망해본다.
당신의 삶에는 사막이 아닌 꽃길만 펼쳐지기를.
혹여 그렇지 않더라도,
언제든 따라 걸을 수 있는 별 하나를
항상 혹 위에 지니고 있기를.
그리하여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막을 걸을 수 있기를.
그렇게 걷다 보면 우리도 언젠가는 별이 되어
은하수에서 만나게 되지 않을까? - p.14 line 9~16
간절히 원하는 걸 해야 할 이유가
하지 않아야 할 이유에 묻혀버리는 순간
삶은 팍팍한 사막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이미 많은 것을 내일로, 기약할 수 없는 미래로 미루며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미루고 싶지 않았다. - p.24 line 13 ~ p.25 line 1
혼자 떠나는 즐거움을 모르는 그녀는
아마도 싦에서 혼자만 열 수 있는 비밀 서랍을 지니는
그 두근거림과 설렘도 모를 테니까. - p.32 line 3~5
반짝이는 순간은 누구나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별처럼 빛나는 존재다.
다만 자신이 반짝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같은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다른 별을 부러워하며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별 하나만 가지고는 은하수라고 부르지 못하듯,
서로 반짝임을 주고받으며
함께 별 길을 내고 있는데도 말이다. - p.109 line 3~10
나는 그가 사막을 걷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좋았다.
그가 사막을 걸을 때,
그리고 우리 중 뒤처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면
그와 사막이 하나가 된 것만 같았다.
누구도 그처럼 사막과 잘 어울리는 이는 없었다. - p.119 line 10~14
우리가 어쩌면 너무 많은 벽을 두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서로 간의 벽을 허물고 유목민처럼, 사막의 바람처럼
영혼을 교류하는 세상이 올까? - p.163 line 12~14
나는 사막에도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뜬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무지개가 사라지만 모래에 떨어진 빗방울이
척박한 사막에 생명을 내린다는 것을.
어느새 무지개는 두 겹이 되어 우리의 텐트 뒤 하늘에
걸려 있었다. 나는 희망한다. 아니, 믿는다.
아무런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막 같은
우리 인생에도 비가 오고 무지개가 뜨는 날이 있다는 것을. - p.222 line 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