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고 싶지 않아 - 노력한 거잖아
라라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1. 들어가며

 

아이를 가르치는 일은 쉬운 직업이 아니다. 대학 교수가 대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답답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유치원생은 더 했으면 더 했지 절대 덜하지는 않다. 아직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여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도 다그치지 못한다. 그와 더불어 대부분의 경우 처음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기초도 없이 가르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가르치면 갖게 되는 장점도 많다. 일단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 아이에게 가르치는 모든 것이 아이에겐 한 순간 한 순간 첫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처음 배우는 아이로부터 기존에 상식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생각을 엿볼 수 있고, 아무걱정 없는 아이를 통해 행복한 미소를 보일 수도 있다.

 

저자는 후자의 편이다.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저자가 쓴 이 책은 저자가 아이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느낀 바를 솔직하게 쓴 책이다. 힘들고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표현되어 있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 아이와 미술을 통해서 얻는 즐거움도 포함되어 있다.

 

다른 책처럼 의미를 찾는 것보다는 저자가 쓴 글 한 편 한 편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아이에 대한 저자의 마음은 책을 읽는 우리마저 따뜻하게 만든다.

 

2. 좋았던 구절

 

매일 밤 자기 전에 하루의 일과를 상기하며 수업 중에 있었던 잊지 못할 기억이나 감정, 아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포스트잇에 간단히 메모해 서재 벽면 한쪽에 모아두기 시작했다. 이제 한 쪽 벽면 가득 붙어 있는 형형색색의 포스트잇들은 이 글들을 쓰는 중요한 기본 자료로 나의 보물이 되었다. 귀찮아하지 않고 성실히 기록해 둔 나의 세심함을 처음으로 칭찬해 본다. - p.4 line 13 ~ p.5 line 5

 

단시간이 아닌 두고두고 느낄 수 있는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온다. 내가 주체가 되어 스스로 원해서 한 행위가 곧 경험이 된다. 즐겁자고 시작한 일이 설령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해도 나는 상관없다. 그 안에서 실수를 통해 혹은 타인으로 인해 한 가지라도 배우고 깨닫는 게 있다면 그 경험은 행복한 경험으로 남을 수 있는 씨앗을 가진 것이다. - p.29 line 13 ~ p.30 line 5

 

소문을 믿지 않는 것도 내 몫이라고 말하는 모든 책임을 지는 것도 나에게는 오직 한 가지 마음, 사랑과 존중을 동반한 그들을 향한 배려다. 사랑하면 배려해야 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보상을 바라는 희생이 아니라 존중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바람이 불어와도 내게 머문 바람은 더 이상 퍼지지 않게 그대로 봉인시켜 모두 포용할 수 있도록 배려라는 마음의 크기를 불어오는 바람으로 넓혀본다. - p.34 line 17~22

 

쉽게 변하지 않는 마음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고 손해도 많이 보지만 그래서 지킬 수 있는 것들도 많기에 쉽게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내가 나는 참 좋다. - p.52 line 7~9

 

나이를 먹을수록 꿈을 꾸는 것 자체를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허영심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사치스럽고 주변의 희생을 요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부정적인 시선들로 나는 몇 번이나 현실과 타협하며 안주할 뻔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꿈과 현실의 경계에 갇혀 아파하고 있을 때 한번 도 뵌 적 없지만 존경하는 멘토들의 말씀에 깨달음을 얻었다.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 나를 위해 무언가를 계획하고 성취한 게 아닌 나를 비난하고 이기적이라 말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계획하고 이루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진정한 행복과 성공은 다른 사람의 인정이나 시선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나를 위한 삶의 노력으로, 진정한 내 꿈의 주인이 되어 성공의 과정까지도 즐기게 되는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 p.53 line 7 ~ p.54 line 8

 

학교에 입학한다는 설렘은 하루도 가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천만 원을 들여 음대를 졸업하면 더 이상 피아노를 지금처럼 행복하게 즐길 자신이 없었다. 만족할 만큼 성과를 내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하며 치열하게 살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다. 결국 등록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였다. 어느 쪽의 후회를 더 잘 감당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아깝고 아쉬웠지만 등록을 포기했다. 애초에 편입이 목표가 아니었고 피아노를 다시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순수하게 기뻤다. 입시를 준비한 덕분에 피아노가 뭔지 조금 알게 되었으니 그걸로 족했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기분으로 다시 행복하게 피아노를 치기로 결심했다. - p.136 line 9~18

 

"산타를 믿는 아이에서 산타를 믿지 않는 어른으로, 그리고 이제 내가 산타가 된다." - p.149 line 1~2

 

시간을 쓴다는 것은 애정이 있다는 것이다. - p.159 line 6

 

세상의 모든 아이는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행복한 어른들이 많은 나라는 사회적, 개인적 범죄의 무서운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도 낮춰줄 것이다. 행복의 대물림으로 또다시 그들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가 된다. 행복한 어른들이 사는 안전한 나라가 되면 우리나라도 캐나다나 스웨덴 같은 좀 더 선진국 대열에 자리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꿈꿔본다. - p.181 line 12~17

 

나는 선생님이라는 권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는 친한 친구같이 편한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 편안함 속에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오고 갈 수 있기에 나의 수업 시간은 많은 대화가 오가고 누구든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 - p.191 line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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