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그것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힘이다” 

 

잃어버린 꽃미남을 찾아서 – 삼국지 편

곱디고운 미소년에서 근육질의 미중년까지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꽃미남들로 가득한 삼국지에서 가장 전설적인 외모의 소유자는 바로 방통 사원이다. 그는 스승으로부터 천재라고 인정받은 실력을 드러내기에 앞서, 외모 덕분에 굉장한 유명세를 떨친다. 그의 외모가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방통의 외모는 비위 좋기로 유명한 유비 현덕조차 고개를 돌리고, 무려 주유의 시신을 거두어 오나라에 갔음에도 손권이 기겁을 하고 결국 채용하지 않았다는 일화를 남겼을 정도이다. 방통을 보고 있자면 사회생활에 있어 외모가 중요한 것은 18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록새록 느낄 수 있다. 실력을 갖춘 인재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태평성대’보다 월등히 높았던 ‘난세’라는 치열한 시대를 살았음에도 수많은 편견의 벽에 부딪혔던 남자, 방통만의 미덕을 한번쯤 이야기하고 싶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비주얼을 극복한 완소남, 방통
작사(作家)가 부각시킨 추남, 사가(史家)가 배려한 천재

삼국지 정사 <방통전>을 보면 그의 외모가 한 줄로 표현되어 있는데 ''소년 시절에는 소박하고 노둔했으므로 그를 높이 평가하는 자가 없었다.'' 라는 내용이다. 기록한 사람이 굉장히 단어를 신중하게 고려하여 선택한 것을 느낄 수 있는 평가이다. 하지만 사실을 기록한 사가(史家)가 아닌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를 만들어 내는 작가(作家)의 표현은 전혀 다르다. 삼국지연의에서 방통에 대한 묘사는 정성이 느껴질 정도로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까만 눈썹이 보기 싫게 붙어있고, 얼굴이 검고, 덕지덕지하며, 수염이 볼품이 없으며, 키마저 난쟁이처럼 작았다.”는, 작가(作家)의 주관이 지독할 정도로 고스란히 드러난 방통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수 백년을 지나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마음 깊은 곳에서 불쾌감을 일으킬 정도로 강렬하다. 2줄이 미처 넘지 않는, 이 묘사와 못생긴 얼굴 덕분에 방통이 겪었던 일련에 에피소드들은 방통이라는 남자를 삼국지 전체를 관통하는 최고 추남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압도적으로 부족한 비쥬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의 사랑과 안타까움을 한 몸에 받은 이유에서 방통의 진짜 미덕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기회 앞에서 굴욕조차 즐길 줄 아는 남자,
단 한 명의 안티도 없는, 무적(無敵)의 인간관계 방통

이상주의자보다는 지독한 현실주의자들로 가득한 삼국지에서 방통은 자기 자신을 어필함에 있어 현실주의와 이상주의를 절묘하게 혼합하는 신공을 발휘한다. 일찌감치 빼어난 실력과 천재성을 발휘했던 이 남자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승인 수경선생을 비롯하여 유비가 목을 메고 매달린 제갈공명까지 유비에게 방통을 추천하고 더 중요한 일을 맡길 것을 끊임없이 제안한다. 그러나 수경선생의 극찬의 추천서와 공명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방통은 면접에서 단지 외모 때문에 유비에게 냉랭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방통이 이것을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초연했다는 점이다. 오랜 세월 자신의 실력과 외모에 대한 누구보다 냉정하고 명확한 스스로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방통은 냉정을 유지했던 것이다. 거창하게 형제의 연을 맺고 단체 활동을 하는 유비 삼형제나 형제보다 끈끈한 관계를 자랑하는 오나라의 손씨 집안에서 자신이 주유의 자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현실은 파악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실력, 그것은 불가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다.

오늘날 연예계에서 방통과 닮은꼴은 사람을 찾자면 장동건을 제치고 여자들이 뽑은 최고의 완소남 1위를 차지한 국민 MC 유재석이 떠오른다. 국민MC 유재석은 현재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비인기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정말 다양한 역할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그를 줄곧 따라다니는 “메뚜기”라는 별명은 데뷔 시절 그가 스스로를 희화하는 개그를 선보이며 직접 메뚜기로 분장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섰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개그맨이면서 슬랩스틱 코미디와 라이브 공연에 약했던 그는 오랜 시간 자신만의 내공을 쌓으며 4천만 시청자를 사로잡는 최고의 MC가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방통은 그 천재성에 어울리게 너무나 일찍 죽음을 맞이하여 기대했던 활약을 펼치지는 못하지만,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삼국지라는 꽃밭을 더욱 향기롭게 만들어주었다.

글 : 칼럼니스트 조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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