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일본을 거쳐 마침내 한국에 상륙한 F4 바이러스는 전국 여성의 마음 속에 거침없이 침투하고 있다. ‘백마 탄 왕자님’을 꿈꾸는 여성의 판타지와 욕망을 구워삶고 있는 F4 바이러스의 핵심에는 훤칠한 외모와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젊디 젊은(드라마 속 고등학생) 네 명의 남자들이 있다. 그야말로 꽃보다 아름답고 화려한 왕자님들이다.
 

 


신데렐라에서 찾아본 F4의 탄생비화

<꽃보다 남자>에는 가난하지만 씩씩한 여자 주인공 1명과 어마어마한 부자이며 잘 생기고 매력적인 4명의 남자들이 나온다. F4란 이 네 명의 남자들을 말한다. 도대체 이 여자 주인공은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길래 한 명도 아닌 네 명의 꽃미남의 중심에 있단 말인가!

가장 유력한 그녀의 전생은 신데렐라이다. 왕자와 결혼하기 전, 신데렐라에게는 쟁쟁한 경쟁자가 두 명이나 있었다. 피만 섞이지 않은 두 언니들이었다. 유리 구두를 신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신데렐라는 마음을 졸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 태어나게 되었을 때는 상황을 반대로 역전시킨 것이 아닐까? 사랑의 라이벌을 왕자 쪽에 배분한 것이다. 그리하여 왕자에게는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형제나 다름없는 3명의 친구들이 생겼다. 신데렐라의 염원을 담은 네 명의 왕자, 즉 F4의 탄생인 것이다.

캔디의 남자들은 F4의 아버지

하지만 중세 서양의 왕자와 신데렐라가 별안간 현대 아시아에 등장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너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신데렐라가 태어났다. 바로 <캔디캔디>의 캔디이다.
캔디 또한 가난하지만 씩씩한 여자 주인공이다. 덧붙여서 그녀는 고아이다. 요정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 태어난 캔디는 ‘입양’이라는 절차를 거쳐서 왕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입양을 통해 천덕꾸러기 귀족이 된 캔디 앞에는 세 명의 남자가 나타난다. 언덕 위의 왕자님을 꼭 닮은 꽃미남 안소니와 아치, 스테아 형제이다. 꽃미남 안소니와 아치, 스테아 형제는 신데렐라와 두 언니의 모습과 겹쳐진다. 

남자의 모습이 되면서 아치와 스테아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외모부터 성격까지 놀랄 만큼 입체적인 캐릭터로 변모한다. 조연인 줄 알았던 캐릭터의 매력과 여기에 따라온 의외의 인기는 F4라는 특급 꽃미남 군단이 탄생하는 바탕이 된다.

새로운 꽃미남, 테리우스의 등장 

신데렐라 이야기의 왕자를 닮은 <캔디캔디> 속 안소니는 주인공이 되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기고 일찍 생을 마감한다. 대신 그는 캔디의 남자라는 자리 대신 ‘첫사랑’이라는 성역을 차지한다. 아련한 첫사랑, 이는 <꽃보다 남자>에서 윤지후(원작 하나자와 루이)의 역할이다.

안소니가 사라진 빈 자리에 테리우스가 등장한다. 닭 대신 꿩이 나타난 격이다. 

잘 생긴 외모, 파격적인 헤어스타일(뱅 스타일의 앞머리를 한 어깨길이의 단발), 여자에게 다정하지 못한 성격 등이 하나로 버무려진 테리우스의 등장 이후, 싸가지 없고 잘 생겼지만 내 여자에게는 친절한 남자는 영원 불멸의 캐릭터가 되었다. 불명예스러운 출생의 비밀을 제외하면 테리우스는 그야말로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원작 도묘지 츠카사)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

테리우스의 신화를 넘어서 

신데렐라와 <캔디캔디> 이후에 <꽃보다 남자>는 이 전의 고전들이 놓치거나 불가피하게 포기했던 매력을 대대적으로 보완한 남자 주인공을 선보인다. 또한 신데렐라 자신이 화자가 되면서 여주인공은 능동적으로 남자들을 저울질하며 자신의 매력을 어필한다. 한 명도 아닌 네 명의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면서 이 초특급 우량 꽃미남들은 ‘따로 또 같이’ 라는 세련된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F4의 시대가 활짝 꽃을 피운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막강한 재력과 빛나는 외모, 곱슬머리가 콤플렉스라는 귀여운 빈틈, 싸가지 없는 성격을 가진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원작 도묘지 츠카사)는 신데렐라와 캔디 그리고 모든 여성의 꿈과 판타지를 대변한다. 

하지만 아무리 F4는 넷이라고 해도 에피타이저와 디저트가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메인 요리는 따로 있다. <꽃보다 남자>의 욕심 많은 히어로 구준표(원작 도묘지 츠카사)는 왕자 급 재력과 테리우스의 독보적인 매력 그리고 안소니가 지켜왔던 ‘첫사랑’의 성역까지 쟁취하며 꽃미남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조민기 꽃미남 애호 칼럼니스트 gorah99@nate.com  



  • 기사입력 2009.02.10 (화) 15:23, 최종수정 2009.02.10 (화)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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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애호가 2011-04-1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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