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는 끔찍하다. 아이들이 제 부모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바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성애, 부성애가 얼마나 아름답고 강한지는 알지만 아이들이 얼마나어른들을 사랑하는지는 잘 모른다. 이유 없이 사랑을 바치는 대상만큼 강력한 건 없다. 사랑은 상대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휘두르도록 만든다. 어른들에 비해 아이들은사랑할 사람을 곧바로 알아본다. 아이들은 금방 사랑에빠지기에 어른들보다 취약하며 그리하여 제정신으로 살아간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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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로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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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책.
사유의 깊이가 녹아있는 오래도록 읽힐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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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을 때 늘 강간당할 수 있다고, 어쩌면 살해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던 여자다. 나는 평생 여자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낯선 사람에게 강간과 살해를 당하는 세상, 또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거나 그냥 여자라는 이유로 아는 남자에게 강간과 살해를 당하는 세상, 그런 강간과 살해가 예술에 선정적으로 잔존하는세상을 살아온 여자다. 나는 결정적인 순간에 여러차례 당신은 믿을 만하지 않다는 말, 당신이 헷갈린 거라는 말, 당신은 사실을 다룰 능력이 없다는 말을 들어온 여자다. 그리고 이 모든 면에서 나는 평범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강간 검사 키트, 캠퍼스 스토킹인식 제고의 달, 여자와 아이가 제 남편과 아버지를 피해 숨는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가 붙박이로 널린 사회에서 살고 있으니까.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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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세상의 기쁜 말 -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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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는 너무나 돌고래여서 다른 물고기와 헷갈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 돌고래인, 다른 것일 리가 없는 온전한 생명체, 불멸이면 좋겠는 생명체. 그 생명체는 깊고 탁 트인 바다에서 자유롭게, 환희에 가깝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 번이라도 나는 그렇게 온전히 기쁘게 살아 있고, 있는그대로 존재했나? 가끔 있었다. 드물게 나의 마음에 모순이없는 순간이, 내가 그냥 나 자신인 투명한 시간이. 그러나우리는 대부분의 시간, 돌고래처럼 그렇게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투명하지 않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불투명한, 어슴푸레한 존재다. 우리인간은 쓸데없는 것을 많이도 덧붙이는 자아가 있는 존재다. 결국 우리에게는 계속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인간이기를 추구해야만 하는 삶이 주어졌을 뿐이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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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한민 지음 / 부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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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붕괴 이후 침체된 경제, 아직 복구되지 않은 대지진의 여파, 후쿠시마 방사능, 얕보기만 했던 한국의 약진.. 최근 극심해지고 있는 혐한은 수치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본인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은 아닐까요.
고개를 돌려 한국을 봅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에도 혐오와 관련된 현상들이 많은데요. 한국의 혐오는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멸시라기보다는 분노의 표출이라는 성격이 강해 보입니다. 또한 혐오가 주로 지배적 집단이 행하는 소수 주변 집단에 대한 차별의 형태를띠는 반면, 한국에서 나타나는 혐오는 그 대상과 방향이 천차만별입니다. 그야말로 ‘만인의 만인에 의한 만인에 대한 혐오라고 할 정도인데요. 따라서 저는 이것을 혐오가 아닌 ‘분노‘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마사 누스바움에 따르면, 혐오와 분노는 매우 다른 종류의 감정입니다. 혐오가자신을 오염시킬 수 있는 불쾌한 대상에 대한 거부를 나타낸다면 분노는 부당함 또는 위해에 대한 생각이 주를 이룹니다. 다시 말해, 분노란 내개 부당한 일이 행해졌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감정이죠.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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