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이별한다는 건 생각처럼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 우리는 이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이별을 맞이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마 어쩌면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을 마음은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다만 인정하기 싫었을뿐...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은 『오베라는 남자』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쓴 프레드릭 배크만 소설이다.
전작들을 읽어보지 못한 탓에 그의 스타일을 알 수
없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작가가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고...
이전에 출판된 작품들도 모조리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일러스트가 있어 이 책이 더욱 더 맘에 와 닿았던
건 아닐까...
빼곡히 읽어야할 글이 넘쳐나는 책이 아니라서
누구든 쉽게 읽을 수 있고 따뜻한 그림이 있어서 순간순간의
장면들이
영화처럼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한참동안 그림을 바라보고 있었던 페이지들도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준비를 하는 다정한 할아버지와 손자를
보여준다.
너무나 담담한 담백한 샐러드 같은 글이기에 읽는 내내
차분하고
그들의 추억을 함께 나누는 듯한 기분~
나도 할아버지의 나이가 되서 주변을 정리하려면 저런 느낌이
들까?
이렇게 아름답게 이별 준비를 차근차근 할 수 있다면...
그 누군가와 나눈 추억을 머릿 속 광장에 가득 채울 수
있었다면...
떠나는 순간 그 광장이 아주 좁아졌대도 기쁘게 이별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내 담담하게 잘 읽어내려갔는데...마지막 부분에서
뭔가 뭉클하고 솟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할아버지와 손자였기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아버지와 아들사이는 생각보다 가깝지 않지만...
할아버지와 손자는 그 어느 사이보다 가깝다.
할아버지가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묻는다.
선생님께서 어른이 돼서 뭐가 되고 싶은지 쓰라고 하신
질문에
손자는 어린아이로 사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썼단다.
만약 아들이 그렇게 썼다면 아마 야박한 대답이
돌아왔을거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대답은 아주 훌륭한 답변이로구나.!!!
할아버지는 자신의 상태를 계속 한 페이지가 없어진 책을 읽고
있는데
그게 항상 제일 중요한 부분이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계속 찾는 기분,
처음에는 사소한 걸 잃어버리다 나중에는 큰 걸
잃어버리게되는...
우리도 너무 바쁘게 살다보면 반드시 놓치고 사는 부분들이 꼭 생기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지 않더라도...
챙길 수 있을 때 부지런히 주변도 돌아보며 살아야지...
자꾸만 경주마처럼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가려 하지말고...
완벽학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되면
돌아보지 않겠다고.
아직 남아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라는
말...
노아노아는 어린이였을때부터 청년이 될때까지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조차 그를 그리워하고 기억하기 위한
또 다른 추억만들기가 아닐까...
반드시 슬프지만은 않은 이별이 존재한다에 한표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