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도
여자친구보다 남자친구들과 더 잘어울리고,
아빠나 오빠와 함께 몸을 쓰면서 노는 운동을
더 좋아하는 개구쟁이 딸이 있답니다.
큰 아이는 남자인데도 움직임이 크지 않은 아이인지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딸이 더욱 더 산만하게
느껴지지요.
학교에 다녀오면 책가방을 던져놓고 놀러나가
해질녘에나 들어오는 딸을 보면 가끔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하는데요.
남녀의 구분이 없어진지 오래인데도,
우리딸은 좀 얌전하고 여성스러웠으면 내심 바라고
있었나봅니다.


그런데 이번에 좋은책 어린이에서 나온 < 씩씩한 발레리나 >를
읽으며
그런 고정관념을 좀 타파해보려구요.
늘 좋은책 어린이 저학년문고의 신간을 기다리지만
이번처럼 자신의 이야기와 닮은 이야기는 없었다고 저한테 꼭 읽어보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ㅎㅎ

이번에 출간된 책은 좋은책 어린이 저학년문고 90번째
책입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을 보고는 발레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의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나봐요.
하지만 표지 그림속 아이의 옷과 머리가 드레스와 올림머리가
아니여서
발레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나봐요.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작가 선생님이 직접 자신의 조카를 떠올리면 쓴 작품이라고
하네요.
요즘은 남자가 하는 일, 여자가 하는 일의 경계구분이
없어서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아이들을 키울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늘 츄리닝 차림에 밖에서 뛰어놀고 딱치치기를 좋아하는 채민이는
친구 동생도 예뻐할 줄 알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예요.

반면에 엄마는 채민이가 좀 더 여성스럽고 예쁘게 자라길
바라는
지극히 평범한 엄마랍니다.

또래의 친구가 동생을 괴롭히자 슈퍼영웅처럼 등장해
무찌르지만
엄마는 그 모습이 탐탁치가 않아요.
선머슴처럼 자라는 채민이를 바꿔보려고 예쁜 드레스도
사주지만
딱지치기할때 불편한 드레스를 채민이가 좋아할리가
없죠.

하지만 채민이는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발레도 좋아하는
아이랍니다.
당장 발레학원에 등록해 채민이가 여성스러워지길 바라는
엄마의 바람이 이뤄질까요?

전 이 책을 읽어보니 채민이 엄마의 마음을 정말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저도 그런 마음에서 아이가 배우고 싶어하는 태권도는
외면하고
계속 발레나 치어리딩 같은 방과후 수업을 끈질기게 권하곤
했었거든요.



시은이는 자신이 똑똑하며 열심히 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을
자신만의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었네요.
< 씩씩한 발레리나 > 를 시은이와 읽으며 엄마도 생각을 바꾸기로
하고
그 동안 배우고 싶다는 태권도를 당장 시켜주기로 했답니다.
처음 태권도 도장에서 하얀 띠를 매고 어찌나
좋아하는지...
혼자 보기 아까울정도였네요^^
작가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답니다.
"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은 다를 수 있어요.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할 때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 하는 것 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할때 진짜 멋있는 나가 될 수
있거든요~"
친구를 배려하고 책임감 있고 무엇보다 나 다운 내가 될 수
있다면
그런 아이를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엄마의 몫인것
같아요.
씩씩한 우리 태권소녀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