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은이는 이번 겨울방학에
처음으로
그림일기를 써 보게 되었어요.
유치원 방학숙제로 그림일기 쓰기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원래 그림그리기는 좋아하는 아이라 그림은 페이지가 부족하다며
자신있게 쓱쓱 그리는데,
글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가보더라구요.
첫날 쓴 일기를 보면 어디서 본 건 있는지 자기 나름대로
엉터리방터리로 띄워쓰기를 하고,
자신이 한 일을 순서대로 정리해 놓은 것이 일기의
전부더라구요.
일명 제가 말하는 " 아침 먹었다, 점심 먹었다, 저녁 먹었다" 가
일기의 전부인 셈이죠.
아마도 일기가 어떤 글인지 전혀 배운바가 없고,
오빠의 일기를 어깨너머로 보니 대충 그날 있었던 일을 쓰는것이
일기인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기를 이렇게 쓴것 같아요.
입학하면 곧 그림일기 숙제가 나올텐데 일기에 대해 알아보고,
미리 일기쓰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권에 일기에 대한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는
[ 술술술 일기 쓰는 국어왕 ]을 시은이에게
권해주었답니다.^^
" 이렇게 두꺼운 책을 제가 어떻게 읽어요? 오빠가 읽는 책
아니예요?"
사실 그 동안 시은이가 읽은 책들보다 글자도 많고 제법 두께가 있는
책이어서
아이가 힘들어하면 제가 읽어줘야지 생각했는데요.
처음엔 깜짝 놀라서 울상이더니 오빠 체험갈때 책을 챙겨나와
오빠 체험수업 마치길 기다리면서 아주 열심히 읽더군요.
읽다보니 테오의 일기가 너무 재미있다고 하면서,
자기가 아는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는 테오의 일기를 보며 이건 이렇게
써야 하고,
저건 이래서 틀렸다는 둥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집중해서
읽었답니다.
하루만에는 절대 못 읽는다고 하던 녀석이 한 시간동안 집중해서
읽더니
재미있는 부분은 다시 골라서 읽어보네요.
외국에서 살다와 우리말이 어려운 테오의 첫 일기는 마치 시은이의
일기와 비슷했어요.
그런 테오의 일기가 점점 달라지는 걸 보면서 시은이는 일기쓰기가 참
재미있다고 느꼈다네요.
일기를 잘 쓰려면 표현하는 힘과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지요?
주인공 테오가 짝꿍 예나의 잘 쓴 일기를 몰래 보며 이야기의
소재를 찾는 법, 이야기를 구성하는 법,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법을 스스로 깨닫도록 이야기를 구성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글짓기의 즐거움을 일깨워주었답니다.
일기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맞춤법도 중요한데요.
같은 발음이어도 글자가 다른 낱말이 많아서 시은이도 항상
헷갈려하는데,
그런 부분을 이 책을 통해서 바로 잡을 수 있어서 정말
좋더라구요.
책 내용을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자신이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맞춤법이 많아서인지
집으로 돌아와서 책에 나와있는 맞춤법 연습도 해보았어요.
" 틀려도 괜찮지? " 하고 걱정하는 아이에게
한글도 헷갈리는 건 자주 써보고 어떤 걸 헷갈리는지 알아야
다음번에는 실수 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냥 편안하게 하고 싶은
부분부터
골라서 풀어보라고 했어요.
우려와 달리 시은이는 제법 맞춤법을 잘 알고 있더라구요.^^
저도 큰 아이의 일기 때문에 일기에 관련된 책을 정말 많이
봤는데요.
아이 스스로 읽고 일기쓰는 재미를 알게 해주어 스스로 일기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일기쓰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시은이는
이제 앞으로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꼭 일기를 써야겠다면서
자신도 테오처럼 점점 잘 쓰게 될테니 기대하라고 하네요.
테오처럼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시은이도 일기쓰기에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 같아요.
입학 하기 전 이 책을 보여주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