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사기 전에 꽤 오랫동안 고민한 기억이 난다

원서냐 번역서냐

작년에 <그레이브야드북>으로 처음 닐 게이먼을 접하고 완전히 반해버린 뒤 처음으로 구매하는 닐 게이먼의 책인지라 평소보다 고민을 거듭했다

그레이브야드북의 번역이 매끄럽고 좋았기 때문에 번역서로 결정을 내렸었다

결국 뼈저리게 후회가 된다

내가 읽었던 그레이브야드북은 근래 읽은 중 가장 아름다운 판타지 동화였다 이후 닐 게이먼 원작이란걸 알게된 스타더스트도 귀엽고 아름다운 동화였다

그런 이유로 신들의 전쟁은 재미난 판타지가 아닐까하는 예상이었는데..

이게 정말 괴작이었던 것이다

사실 퍼시잭슨 시리즈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다 미국에 사람들이 이주할때 신들도 함께 왔다라는 설정이니 그냥 신들만 다인종 다문화가 아닐까 했단 말이다

그러나 신들의 전쟁은 내 모든 예상을 깨고 누가 뒤에서 볼까 두려운 수위의 성인물이면서 대사와 서술은 난해하기 그지없고 이슬람 문화권들이 보면 모독으로 작가가 살해경고장이라도 받아들지 않을까 무섭다(이프리트 에피소드)

이렇게 난해한 문장을 매우 고민없는 직역과 난해한 어순으로 번역해놨다

차라리 원서로 보면 이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을것 같다(유일한 위안은 아난시 보이즈를 원서로 사둔거다)

난해한 해석에 제 빛을 다 찾지는 못했지만, 이전에 읽은 책들과 같은 작가의 책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작가의 특징 자체는 명백하다

굉장한 상상력과 독창성, 그리고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독특한 방식의 서술에 녹아있는 인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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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읽기 시작한 두 권의 책

우연히도 두 권 모두 위기에 처한 여자들의 이야기였다


한쪽은 아직 파릇파릇 세상 모르고 꿈에 부푼 어린 소녀들

한쪽은 이미 꿈이란 꿈은 다 깨어져 만신창이가 된 여인들

덕분에 묘한 대비를 느끼며 읽는 내내 더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먼저 소녀들의 이야기

<어두운 복도 아래로>

키트는 엄마의 재혼 때문에 매우 수상쩍은 기숙학교에 오게 된다
학생이 자신을 포함해 네 명 밖에 되지 않는 것에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곧 재미난 학교생활을 하리라 꿈을 꿔보지만 학교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알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차례차례 일어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로 유명한 작가가 쓴 책이다

원래 청소년 호러 미스테리를 주로 썼다는데 이 책도 읽은지 얼마 되지않고부터 딱 청소년 미스테리라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재미난 기숙생활을 꿈꾸고 서로 친구가 되고 하는 과정을 보다보면 이건 어릴때 읽었으면 더 재미있게 읽었겠다는 생각이 어쩔수 없이 든다

뭔가 마음에 안드는 것도 아니고 엔딩도 제법 마음에 들었지만 그렇다고 뭔가 특별히 대단한 재미가 있었던 것도 아닌 정도

소소하게 즐거웠다


<the Woman on the Orient Express>

여기 이전엔 서로 전혀 알지도 못한 사이이지만 각자 인생 최고의 위기상황에 처한 여자 셋이 오리엔트 특급을 타고 있다

막 고통스러운 이혼을 거친 아가사 크리스티, 어두운 과거를 숨기고 있는 캐서린, 막다른 골목의 낸시

어두운 복도처럼 모두 여자지만 이번엔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본 연륜있는 여자들인 만큼 그들은 희망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한다 그 속에서 맺어지는 그들의 우정은 그래서인지 더 감동적이다

중반을 늘어진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이 있을것 같다 하지만 취향만 맞으면 즐겁게 볼 수 있다

중반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 1.

이야기의 배경자체가 오리엔트 특급과 바그다드, 우르 유적이기 때문에 멋진 풍경묘사와 여행 얘기 자체가 매우 즐겁다

재미 2.

이 여자들. 먹고, 먹고, 또 먹는다. 많은 이야기가 먹는 중에 일어나는지라 온갖 종류의 외국 음식들을 마음의 눈으로 즐길 수 있다(그리고 배고파질 수 있다)

재미 3.

등장인물 다수가 실존인물이다 조금 참았다 다 읽고 찾아볼걸.. 나처럼 궁금증을 못참고 미리 검색하면 스포당한다 ㅠㅠ

그나저나 캐서린의 사진을 뒤져봤는데 대부분 디게 안이쁘던데.. 유일하게 어디 박물관 책자에 실린 사진을 폰으로 찍어 올린 사진을 보니 거기선 또 엄청 이쁘다.. 어느쪽이 진짠겨.. 사진이 되게 안받는것인가 아님 그게 유일하게 잘받은거 뿐인가



두 소설의 차이점에 대한 소소한 감상

1. 초자연 현상 보단 현실의 위기가 진짜 무섭

2. 한쪽은 먹고 먹고 한쪽은 맛없고 굶고.. 맛있는게 더 무섭..(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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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d Adventures with Your Other Father (Paperback)
Norman Prentiss / Createspace Independent Publishing Platform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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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도대체 어떤 사연이길래 Other father가 있는걸까 궁금해서 구입한 책

의외로 궁금증은 책을 펴자마자 풀려서 실망부터 했다

실리아는 아빠가 둘이다 왜냐면 게이 커플의 딸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한쪽 아빠인 잭은 실리아가 네살 때 병으로 죽었다

그래서 잭에 대해 별로 기억이 없는 실리아를 위해 숀 아빠가 잭과 함께 대학 졸업 직후에 했던 아주 이상한 여행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이야기의 한 축이고, 나머지 한 축은 현재 실리아의 생활이다

소재도 독특하고 이야기도 재밌다

다만 불편한 부분들이 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스포들어가요)











1. 대학을 갓 졸업하고 똘끼 충만한 것으로 나오는 잭의 행동들이 재밌다거나 멋지게 느껴지기보다 불쾌할 때가 종종 있었다(그냥 배려모르고 못되 쳐먹은거 같은데)

2. 리버티 뱁티스트 교회 에피소드에서 아무리 상대가 그런 계통이라 그래도 중고딩 상대로 욕정하는 내용이 영 불편했다(물론 당사자도 자기자신이 혐오스럽고 어쩌고 하지만 이 소설에선 이상하게도 이런 자책이 진지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3. 마네킨 에피소드에서 그것을 죽여버린 숀의 행동을 매우 자연스러운 일로 넘기는데, 아니 난 그렇게 못하겠다 뒤에 아무리 그럴싸한 설명을 덧붙여도 그건 잘못됐다






이런 단점들이 있었지만 전체가 전하는 메세지가 매우 따듯하고 이야기 자체가 재밌어서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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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이정호 그림 / 알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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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질병과 사람 모두에 똑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문부터 울었다

아무리 광고래도 소녀는 왜 다섯살 난 동생을 죽였을까 같은 책 따위를 이 책과 묶어서 임상사례집의 양대산맥으로 갖다붙이지마라


나온지가 오래된 책이라 요즘의 관점에서 보면 시대에 뒤떨어진 점도 분명히 있다

이를테면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을 모자란 사람 등으로 지칭하는 명칭같은데서 그렇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올리버 색스가 그들을 그렇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은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병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인간이 존재한다

그렇다

그렇다

인간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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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양과 강철의 숲
미야시타 나츠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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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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