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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궁전 안개 3부작 3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김수진 옮김 / 살림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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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책 표지부터 범상치 않다. 판타지 스릴러 소설이라...음....

서평단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추리소설장르를 거의 읽지 않았었다. 특별히 책을 가려서가 아니라 주로 국내 여성작가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즐겨 읽었던터라 접할 일이 거의 없어서였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눈에도 귀에도 익숙한 이름...허나 그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쪽 방면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가구나!!!

<한밤의 궁전>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무척이나 사람을 끌어들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책을 꼼꼼하고 천천히 읽는 편이라 진도가 잘 안 나간다. 이런 내가 집중해서 단숨에 읽었다면 엄!청! 흥미진진한 책이 아닐 수가 없다.

첫 장부터 시작된 긴장감은 마지막장까지 계속 되었다.  읽는 동안 해리포터가 연상되기도 했고, 판타지 소설는 전적으로 독자의 상상에 따라 결말이 달라진다고 본다. 

1930년대 인도의 캘커타에서 살인청부업자에 의해 죽음을 위협 받은 한 영국군 중위가 어린 쌍둥이 남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16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차우바 소사이어티' 구성원들의 이야기로 결말에 이른다.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을 토대로 보면 성장소설 같기도 하고,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를 애초롭게 여기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것을 보면 가족소설 같기도 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그렇지만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판타지 소설이라 그런가 읽는 내내 든 생각은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겠다. 이 작가의 작품이 처음이지만 꽤 신비하기도 하고 구체적인 묘사로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한 이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흥미를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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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3 - 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희망
조나단 프랭클린 지음, 이원경 옮김, 유영만 해설 / 월드김영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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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승리

THE

33

 

"그들에게는 기적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들 자신이 바로 기적이었다!"

 

아~책을 받아드는 순간 가슴 한 켠이 뭉클했다. 작년 여름 처음 그들의 이야기는 전파를 타고 세상에 전해졌다. TV나 신문에서 본 짤막한 영상과 글보다 책으로 접한 그 때 상황과 일들은 정말 기적이 아닐 수가 없다.

 

칠레 광부 33인중에는 아이의 보육비를 벌기 위해 첫 출근한 광부도, 51년째 묵묵히 일해온 늙은 광부도 있었다. 첫 아이의 출산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광부도, 일주일 전에 아버지를 잃은 광부도 있었으며,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과산에서 새 출발하려는 광부도 있었다. 그들도 처음에는 원망하고 후회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그 때 그런 선택만 하지 않았어도...' 광부들은 가족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거나 자신들을 막고 있는 70만톤 바위를 향해 욕을 퍼부었다.

 

그들의 일터인 산호세 광산은 다른 광산에 비해 위험도가 높았음에도 월급을 몇 배 이상 더 준다고 하는 그 곳에서 일을 하던 광부들.  평소에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 그들은 갇히고 만다. 갱도 안을 잘 아는 광부들이었기에 대피소로 모두 모였고 그렇게 막연하게 구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상식량이 모두 바닥났고 먹을 물도 없는 상황. 17일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하지만 한 광부는 사람들을 모아 기도를 드렸고, 한 광부는 수로를 정비했으며, 한 광부는 식량을 엄격히 배분했다. 또 한 광부는 자동차 배터리를 이용해 조명 장치를 만들어 낮과 밤을 구분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기록담당, 유머담당, 의학담당이 생겨났다. 갇힌 사람들의 열린 사고가 만들어 낸 기적의 순간이었다.

 

드디어 시추기가 지하 700미터의 광부들이 자리하고 있는 대피소의 위치를 정확히 뚫었다. 이렇게 구멍을 뚫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 동안 약해질대로 약해진 지반이 무너져 내리기도 하고 드릴이 돌덩이에 박혀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태에서 몇일씩 시추기 돌리는 작업이 중단되고 그러다 드디어 광부들을 위치를 파악하게 되었다. 우선 그들에게 음식물 지급이 우선이었다. 17일씩 제대로 먹지 못한 광부들에게 씹을 수 있는 음식을 내려 보낸다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먼저 물처럼 마실 수 있는 음식으로 시작하여 점점 고형물의 음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여러 물자들이 제공이 됐다. 텔레비전이 지하 700미터 갱도 안으로 들어왔을 때 광부들끼리 그동안 생기지 않았던 분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기도시간에 참여하지 않는 광부들이 늘어났고, 텔레비전에 시선을 멈추고 하루종일 지내는 광부가 늘어났으며 음식물이 풍족하게 제공되니 음식물 쓰레기가 생겨나고 그 악취는 점점 심해져갔다. 그 속에서 문명 생활이 시작되면서 욕심이 생기고 분란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에 보여주었다. 우리의 삶이 단 2분 만에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을 삶을 향한 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결국 희망을 이기는 고난은 없다는 것을....

 

마침내 광부 한 명 한 명 구조 될 때에는 가슴이 또 한번 뭉클해졌다. 죽을 뻔 하다가 이렇게 살아났으니 가족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것이고 광부들에게는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부딪쳐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거라고 느꼈다.

 

칠레광부 33명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예전에 멕시코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얼핏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멕시코 광부'라고 검색을 해보니 이러한 기사가 나왔다.

[2006년 멕시코 북부 접경지역에 있는 파스타 데 콘초스 탄광에서 폭발 사고가 나면서 광부 65명이 매몰됐고, 당국은 제대로 손도 쓰지 못한 채 사고 6일 만에 광부 전원이 사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손도 써 보지 못한 상태에서 매몰된 광부 65명이 모두 사망을 했다는 이 기사는 이번 칠레 광부들의 이야기와 몹시 상반된 내용이다. (참으로 슬픈 비교라고 개탄했다고 한다)

 

이 후 광부들의 삶이 궁금해졌다. 건강은 많이 회복이 됐는지, 가족들과 행복한 삶을 사는지,  구조가 되더라도 우리는 광부이기 때문에 광부의 삶을 살아갈꺼라고 했는데 여전히 산호세 광산에서 일을 하고 계신지....

사람이 이러한 기적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며 뜻깊게 읽은 칠레 광부 33인이 이야기를 마칠까 한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아들이자 남편이자 형제였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초라하고 절박한 광부 서른 세명과 그들의 가족은 어떻게 믿음과 희망의 상징이 되었을까? 이들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지도 못했으며,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지도 못한 이들이었다. 그들은 보통 사람이라면 하루도 버티기 힘든 어두운 동굴 속에서 날마다 죽음을 모면하며 일하는 억센 사내들이었다. 그들은 땅속에 갇히자 배회하는 굶주린 짐승들처럼 좁은 세상 속에서 아무데나 똥오줌을 쌌다. 단결의 필요성을 무시한 채 따로따로 갱도 여기저기 뚫려 있는 굴로 들어가거나 홀로 탈출을 시도했다. 담배와 술, 마약에 찌든 거친 광부들은 성난 말다툼을 벌였고 통제력은 점점 상실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저주와 욕설, 분노와 폭력의 시간을 다스렸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전 세계인들에게 생존의 상징이 되었으며, 악이 존재하듯 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다. 그들은 빛 한 조각 들지 않는 지옥 같은 절망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들은 말했다.

"우리는 힘이 있었습니다. 정신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싸우고자 했습니다. 바로 우리 가족을, 우리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싸우고자 했습니다. 그것은 가장 위대한 일이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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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지 오웰 지음, 김욱동 옮김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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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비채에서 새로 출간된 동물농장은 겉표지가 귀엽다. 근데 표지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이 돼지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언짢아 보이기도 하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다. 뒷표지에 나와 있는 이 한 문장이 나를 자극했다.

'우리는 인간을 닮아서는 안 된다!' 왜? 그 이유가 뭐야?라는 혼잣말로 책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유명한 소설인데 난 너무 생소한 느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동물들로 하여금 인간이 내쫓기는 상황을 연출하여 책을 썼다는 기발한 상상력에 한표를 던지는 바이다. 

그.런.데. 이건 뭐 어느정도 세계사에 관심을 좀 갖고 있었어야 말이지...몰라도 너무 몰라...친절한 주석과 해설에도 이해력이 딸린다면 과연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하지만 뭐 읽다보니 이런 내용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 '동물농장' 내용에만 충실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글귀이고 정치적 우화라는 것쯤은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까!!!

 

장원농장의 '메이저 영감'은 동물들이 인간을 몰아내고 모든 동물이 평등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더라는 꿈을 꾸며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한 곳에 모인 모든 동물들에게 그 이야기를 그런 자기의 꿈 이야기를 전해주고 얼마 후에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뜻을 받아들인 나폴레온과 스노볼은 인간 존스씨를 내쫓고 장원농장을 '동물농장'으로 명명한다. 나에게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던 한 문장. '우리는 인간을 닮아서는 안 된다!' 라는 이념으로 동물들끼리 잘 살아가 보기로 한다.

이 대목에서 이건 참 올바르지 않은 생각인데...라고 말하려는 순간 이들에게도 분란의 씨앗이 자라나고 있었다.

 

풍차건설  문제를 둘러싸고 농장의 모든 동물이 두 파로 갈라졌는데 나폴레온과 스노볼의 대립은 결국 스노볼의 추방으로 이어졌고 동물들은 점점 나폴레온의 행동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처음 동물주의의 원칙인 일곱가지 계명을 생각해 내려고 애쓰지만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동물들은 나폴레온이 길들여 놓은 돼지 스퀼러의 말에 동조하고 만다.

 

나폴레온을 비롯한 돼지들은 점점 포악하고 위험이 도사리는 정치 아닌 정치의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왜!!! 다른 동물들은 반항도 거부도 하지 않는 것일까? 하긴 문제제기를 하려고 해도 나폴레온이 길들인 개들이 앞다투어 으르렁 대는 바람에 반항도 거부도 쉽지만은 않은 문제일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닭들의 반항이 시작됐는데 동물농장이 인간과의 접촉을 시작하면서 점점 생산성이 떨어지는 농장의 수입을 위해 닭들에게 더 많은 달걀을 낳으라는 나폴레온의 강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암탉들은 나폴레온의 소망을 저지하기 위해 단호한 행동을 했다. 서까래로 날아올라가 알을 낳되 알들을 바닥에 떨어뜨려 박살이 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폴레온은 즉각 암탉들에게 사료의 배급을 중단시켰고, 암탉에게 곡식을 가져다 주는 동물들까지도 사형에 처한다는 선언을 단행한 것이다. 

 

인간을 쫓아내고 동물들의 적이라 믿으며 인간을 닮아서는 안 된다!고 외치던 동물들이 인간들과 동맹을 맺는데 어쩜 그 어떤 동물도 그냥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만 하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또 이해가 가는 부분은 나폴레온의 하수 스퀼러는 마음대로 일곱계명을 변조시켜 말해주었으니 그의 언변은 어쩌면 사기꾼과 같이 사람을 속아 넘기는 기술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라고도 생각해 본다. 결국, 동물농장의 동물들은 더 이상 인간과 구별할 수 없게 된 돼지들을 발견하게 된다.

 

평등하게 세상을 살아가자란 취지의 동물농장의 동물들은 애초부터 그 목적을 상실한 삶이 아닌가싶다. 이미 나폴레온이라는 지배계급이 있고 그 외 동물들은 민중계급으로 나뉘어진 것을 보면 처음과 달리 나폴레온의 권력에 길들여졌고 무력을 내세워 거의 독재나 다름없는 정치를 펼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간된 이래 단 한번도 절판된 적이 없으며 전 세계 사람들을 각성시킨 현대의 고전 정치적 우화 소설 <동물농장>.  영국 문학에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운 조지오웰의 이른 죽음이 안타깝게 느껴진 소설이기도 하다. 현대의 위대한 정치적 우화가 전하는 혁명이 독재와 배반으로 변하는 가운데 권력에 길들여진 독재 정치 이야기.

안타까운 마무리에 괜히 씁쓸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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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꿈맛 - 꿈을 안고 떠난 도쿄에서의 365일 청춘일기
허안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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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꿈맛/허안나 찍고 쓰고 그리다/랜덤하우스

 

꿈을 안고 떠난 도쿄에서의 365일 청춘일기

달콤시큼씁쓸짭짤 도쿄 유학길에서 맛 본 인생의 참맛

당신의 인생은 어떤 맛인가요?

 

 

 

저자는 나보다 무려 일곱살이나 어린 당찬 소녀(?)

난 그 나이 때 뭘했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음...대학 졸업반이었던 시절이었구나!! 남들보다는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에 간다고 또 다른 인생이 내 앞에 펼쳐질꺼라는 큰 기대를 품고 대학교에 입학했더랬다. 그리고 졸업반 시절 취업 못할까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스치고 지나간다.

 

일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막 끝날 무렵 내 생애 두번째 배낭여행지였다. 일주일간의 배낭여행에서 달콤하고 씁쓸한 두가지 맛만을 경험한 나로서는 저자의 1년 유학길의 네가지 맛이 참으로 궁금했던터라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물론 만화를 곁들인 재미난 책이라 술술 넘어갔을수도...

저자는 참 끼가 많은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도 재미있게 쓰고 만화도 내 기준에선 수준급이다! 에세이식으로 써내려간 글 다음 만화를 곁들인 내용은 한눈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난 것이었다.

 

비록 저자가 꿈꾸고 계획했던 전문학교에 대한 열정(?!)이 사라진 게 좀 아쉬웠지만 일본에서 사계절을 나는 동안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 낯선 타향살이에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을 하우스메이트들과 전문학교에 다국적 사람들. 사실 한국에서 평범하게 사는 동안에는 그런 경험을 어찌 느껴보겠는가!!

'학교-집-아르바이트'라는 쳇바퀴 속에서 그 시간이 지겨울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보면 그 때 그 시간들이, 사람들이 문득문득 생각나며 그리워질 때도 물론 있을 것이다.

 

나도 한 때는 유학을 생각했더랬다. 딱히 뭘 배우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다른 나라를 경험해 보고 싶었던 단순한 생각이 더 지배했으리라!!

타국에서의 외로움, 향수병, 힘든 생활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문화를 경험해 본다다는 그 이유만으로 자기 만족을 느끼며 행복해 했을 것이다. 허나 정작 돌아왔을때 뭐 해 먹고 살래? 라는 결국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유학은 그저 생각에만 그치고 말았다. 사실 그래서 여전히 조금의 후회는 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글...저자는 손글씨도 좀 귀엽다!! 책 속에선 키도 크다 했고(무려 177센티미터 헉!! 크다!!) 살도 많이 찐 것으로 쓰여있는데 그림과 손글씨는 아기자기하니 겉모습과 다르게(^^)참 깜직하다. 

 

일본인 아저씨에게 도움 받을 일이 있어 먼저 외국인이라고 말한 후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일본인 아저씨 왈, 한국이 무슨 외국이냐고 이웃이지!! 라고 했다는 글귀에선 우리나라를 이웃으로 생각하는 아저씨가 나도 괜시리 감사하게 생각되어졌다. 나도 늘 일본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역사적으로는 참 먼나라라고 생각했었다. 지배를 당했던 나라이기에 역사적으로 아픈 기억이 훨씬 더 많은 만큼 어떻게 뭐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여러가지로 참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뭐라 내 생각을 쓰기는 좀 어렵다.

 

 

 

나의 짧은 일본 여행기에서도 느꼈지만 일본인들은 참 친절하다. 내가 몸소 느껴서 더 그렇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저자의 글에서 보면 늘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가 아르바이트하던 이자카야에 오카상은 좀 의외였다. 엄마의 날에 저자에게 꽃 선물을 받은 오카상은 의외로(!) 감동의 눈물을 보였다는 부분에서는 역시 '인지상정'을 느꼈다.

 

책 속에 꽃 사진이 날 설레게 한다. 아직 춥고 쌀쌀한 겨울이지만 꼭 봄이 온 것 같아 마냥 포근하고 따뜻한 사진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따뜻함을 느끼는데는 그저 작은 표현 하나면 된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

그 나라 말을 몰라도 된다.

"안녕하세요." 진심이 담긴 인사, 그것 하나면 된다.

 



 

돌아가자, 일단은.

두 팔 벌려 따뜻하게 날 안아 줄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 함께 울고 웃고 고민해 줄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1년간의 유여곡절 유학기를 마치고 돌아간 저자의 출국일. 많이 고생했고 한국 돌아가 자신의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열심히 다시 시작해 보라고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싶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지만 만만치 않은 타향살이 잘 견디고 돌아온 저자가 참 대견하고 이뻐보였다(!)

 

서울에 돌아가면

또 다시, 도쿄와 닮은 그 공간에서

닮은 것들을 바라보며

난 여기를 그리워할 것이다.

 

고맙다, 도쿄야.

너도, 많이 보고 싶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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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밀레니엄 (뿔)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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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많이 읽고 서평도 많이 써 보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삼고 서평단 모집에 박차를 가한 결과 운이 좋게도 몇몇 책의 서평단으로 참여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중 첫번째로 서평을 쓰게된 '밀레리엄 시리즈-여자를 증오한 남자들1'이다. 사실 회사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나로서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아침,저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출퇴근 시간. 그것도 만원 전철에 몸을 싣고 속수무책으로 구겨진 사람들 틈을 비집고 책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의 책읽기는 시작된다.

 

음...우선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한번 출간된 적이 있었던 책임을 알 수 있었다. 난 아직도 한국소설 한번에 읽어서 자연스레 읽히는 단어들, 책 속의 배경 또한 한국적인 것 등 그런 류의 책들에 익숙해져 있던터라 외국소설 읽기를 약간은 꺼리는 편이다. 이유인 즉슨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도 너무 길고 발음이 어려워 잘 읽혀지지 않고 또 더욱이 추리소설은 아직까지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어찌보면 '밀레니엄 시리즈'는 나에게 맞지 않는(?)책이었던 것이다.

 

첫 장을 펼치고 몇줄 읽어내려 가보니 스웨덴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미국도 일본도 아닌 스웨덴 소설이라니...좀 낯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책이었음엔 틀림없다. 시작부터 뭔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글이었던 것이다.

스웨덴의 는 대기업을 이끌던 헨리크 방예르. 은퇴한 그에게 매년 생일날 압화(押花)가 배달되어오는 사건으로 시작되는 내용인데 발신자는 밝혀지지 않고 발신장소도  늘 다르게 표기되어 있었던터라 누군지 짐작 조차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수년 전 그의 증손녀인 '하리에트'가 할아버지 헨리크 방예르의 생일날 만들어 주었던 압화,,,그러나 그녀는 16살의 나이에 흔적도 없이 감촉같이 사라져 버렸다.

그럼 대체 그의 생일날 매년 어김없이 압화를 보내온 이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책장은 생각보다 빨리 넘어갔다. 아, 이렇게 서평을 쓰면서도 주인공 급에 해당하는 인물들의 풀네임이 자연스럽게 써내려지지 않는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그는 아주 오래 전 까마득한 옛날 고등학교를 함께 다니던 그 시절의 친구 그것도 아주 친한 친구였던 '로반'을 우연한 장소에서 만나고 그가 말하는 비공식적인 사건에 말려드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여기서 좀 의아한 것은 미카엘은 똑똑한 기자로 그려지는 이 소설 내용에서 그는 왜 뚜렷한 증거도 확실하게 증인이 되어줄 그 무엇도 없이 베네르스트룀에 대한 기사를 싣게 되었는지 이 일로 인해 고소를 당하여 유죄 선고까지 받게 되니 그가 몸 담고 있는 <밀레니엄>잡지사도 침몰 위기에 이를 지경이 되었다. 이러한 사건을 모두 알고 있던 헨리크 방예르는 그의 변호사를 통해 미카엘과 접촉을 시도하고 그에게 자신의 자서전을 써달라는 핑계를 구실삼아 수 십년 전 실종된 증손녀 '하리에트'의 조사를 맡기게 된다.

 

이와 더불어 등장하는 인물이 또 있었으니 빼빼 마른 몸에 문신을 하고 피어싱한 귀에 낡은 가죽자켓으로 묘사된 그녀는 범상치 않은 인물로 그려진다.

'리스베트 살란데르' 꼬마 해커 아가씨??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어떠한 정보도 순식간에 다 읽어내는 밀턴 시큐리티의 일등공신!!!

그녀의 외모를 묘사해 놓은 글을 읽고 보니 이 책의 겉표지에 나오는 여인의 뒷모습이 딱 그녀다. 등에 새겨진 용 문신과 깡마른 뒤태가 그녀임을 알려주고 있다.

 

헨리크 방예르의 변호사는 리스베트 살란데르에게 베네르스트룀 사건으로 3개월 징역을 선고 받은 미카엘에 대한 정보를 의뢰했고, 그와 더불어 헨리크는 침몰하는 <밀레니엄>잡지사의 이사로 등장한다.

과연, 무엇이 어떻게 얽히고 설킨 것인지 마지막장을 덮는데 갑갑증이 느껴졌다. 미카엘이 무슨 생각으로 베네르스트룀에 대한 내용을 기사화 했는지, 하리에트의 사건은 어떤 과정으로 그 실마리를 찾아갈 것인지, 헨리크 방예르가 미카엘에게 접근한 이유 등 책을 덮음과 동시에 모든 사건 사고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갔다.

 

다음 편에서는 구체적인 과정이 전개되겠지? 나의 첫 스웨덴 소설이며 추리소설인 밀레니엄 시리즈-여자를 증오한 남자들1은 나에게 많은 생각과 궁금증만을 남겨놓은 체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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