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는 꿈맛 - 꿈을 안고 떠난 도쿄에서의 365일 청춘일기
허안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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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꿈맛/허안나 찍고 쓰고 그리다/랜덤하우스

 

꿈을 안고 떠난 도쿄에서의 365일 청춘일기

달콤시큼씁쓸짭짤 도쿄 유학길에서 맛 본 인생의 참맛

당신의 인생은 어떤 맛인가요?

 

 

 

저자는 나보다 무려 일곱살이나 어린 당찬 소녀(?)

난 그 나이 때 뭘했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음...대학 졸업반이었던 시절이었구나!! 남들보다는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에 간다고 또 다른 인생이 내 앞에 펼쳐질꺼라는 큰 기대를 품고 대학교에 입학했더랬다. 그리고 졸업반 시절 취업 못할까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스치고 지나간다.

 

일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막 끝날 무렵 내 생애 두번째 배낭여행지였다. 일주일간의 배낭여행에서 달콤하고 씁쓸한 두가지 맛만을 경험한 나로서는 저자의 1년 유학길의 네가지 맛이 참으로 궁금했던터라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물론 만화를 곁들인 재미난 책이라 술술 넘어갔을수도...

저자는 참 끼가 많은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도 재미있게 쓰고 만화도 내 기준에선 수준급이다! 에세이식으로 써내려간 글 다음 만화를 곁들인 내용은 한눈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난 것이었다.

 

비록 저자가 꿈꾸고 계획했던 전문학교에 대한 열정(?!)이 사라진 게 좀 아쉬웠지만 일본에서 사계절을 나는 동안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 낯선 타향살이에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을 하우스메이트들과 전문학교에 다국적 사람들. 사실 한국에서 평범하게 사는 동안에는 그런 경험을 어찌 느껴보겠는가!!

'학교-집-아르바이트'라는 쳇바퀴 속에서 그 시간이 지겨울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보면 그 때 그 시간들이, 사람들이 문득문득 생각나며 그리워질 때도 물론 있을 것이다.

 

나도 한 때는 유학을 생각했더랬다. 딱히 뭘 배우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다른 나라를 경험해 보고 싶었던 단순한 생각이 더 지배했으리라!!

타국에서의 외로움, 향수병, 힘든 생활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문화를 경험해 본다다는 그 이유만으로 자기 만족을 느끼며 행복해 했을 것이다. 허나 정작 돌아왔을때 뭐 해 먹고 살래? 라는 결국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유학은 그저 생각에만 그치고 말았다. 사실 그래서 여전히 조금의 후회는 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글...저자는 손글씨도 좀 귀엽다!! 책 속에선 키도 크다 했고(무려 177센티미터 헉!! 크다!!) 살도 많이 찐 것으로 쓰여있는데 그림과 손글씨는 아기자기하니 겉모습과 다르게(^^)참 깜직하다. 

 

일본인 아저씨에게 도움 받을 일이 있어 먼저 외국인이라고 말한 후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일본인 아저씨 왈, 한국이 무슨 외국이냐고 이웃이지!! 라고 했다는 글귀에선 우리나라를 이웃으로 생각하는 아저씨가 나도 괜시리 감사하게 생각되어졌다. 나도 늘 일본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역사적으로는 참 먼나라라고 생각했었다. 지배를 당했던 나라이기에 역사적으로 아픈 기억이 훨씬 더 많은 만큼 어떻게 뭐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여러가지로 참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뭐라 내 생각을 쓰기는 좀 어렵다.

 

 

 

나의 짧은 일본 여행기에서도 느꼈지만 일본인들은 참 친절하다. 내가 몸소 느껴서 더 그렇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저자의 글에서 보면 늘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가 아르바이트하던 이자카야에 오카상은 좀 의외였다. 엄마의 날에 저자에게 꽃 선물을 받은 오카상은 의외로(!) 감동의 눈물을 보였다는 부분에서는 역시 '인지상정'을 느꼈다.

 

책 속에 꽃 사진이 날 설레게 한다. 아직 춥고 쌀쌀한 겨울이지만 꼭 봄이 온 것 같아 마냥 포근하고 따뜻한 사진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따뜻함을 느끼는데는 그저 작은 표현 하나면 된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

그 나라 말을 몰라도 된다.

"안녕하세요." 진심이 담긴 인사, 그것 하나면 된다.

 



 

돌아가자, 일단은.

두 팔 벌려 따뜻하게 날 안아 줄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 함께 울고 웃고 고민해 줄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1년간의 유여곡절 유학기를 마치고 돌아간 저자의 출국일. 많이 고생했고 한국 돌아가 자신의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열심히 다시 시작해 보라고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싶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지만 만만치 않은 타향살이 잘 견디고 돌아온 저자가 참 대견하고 이뻐보였다(!)

 

서울에 돌아가면

또 다시, 도쿄와 닮은 그 공간에서

닮은 것들을 바라보며

난 여기를 그리워할 것이다.

 

고맙다, 도쿄야.

너도, 많이 보고 싶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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