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ough research will tend to support whatever theory "
- Murphy's Law of Research
2011년 5월의 저는, 이 책을 읽고 위와 같은 머피의 법칙과 함께 '자신의 책 제목에 들어맞는 예를 수집하는 능력만큼은 인정해주게 되는 책'이란 메모를 적어 놓았더군요. --- 어느 할머니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었는데, 그 분이 철강왕 카네기의 모친이어 훗날, 미국 철강업계의 big shot이 되었다는 페리의 일화라든가, '실패에서 얻은 값진 교훈'이란 제하의 이야기등은 지금 보아도 여전히, 7년 전의 메모에 일정 부분/적절하게 부합된다 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그러나!!!
공들여 쌓은 탑도 벽돌 한 장이 부족해서 무너지고, 1%의 실수가 100%의 실패를 부를 수 있다.(p58) ……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먼 곳에 있는 높은 산이 아니라 신발 안에 있는 작은 모래 한 알이다.(p195)
뭔가 이건, 명언집(集) 같은 데서 쓱~하고 한 번 흝어보며, '좋은 말이네~'라 생각하고선, 그땐 이내 잊어버렸던, 잊었다 한들 그리 아쉽지조차 아니했던 그런 류의 문장들이었었었거늘, --- 한 장의 벽돌 때문에 울어보고, 한 알의 모래알 때문에 너무도 아파해보고 나니,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오직 하나다. 어설픈 서비스와 제품으로도 아직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일 것이다.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져서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다면 이런 호텔은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pp216~217)
그 때의 좌절과 그 때의 아픔이, 타인 혹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 아닌, 온전히 나 개인의 문제로부터 기인되었었다라는 걸, 그리고 그 좌절과 아픔을 막아낼 수 있었던, 누구에겐가는 기지(旣知)였었으나 저는/만 미처 알고있지 못했었던 길이 분명 존재하고 있었었다라는 사실이 --- 지금의 제 마음을 너무도 아프게 합니다.
"경고의 내용을 담은 예언이 가장 주목받는 건 참사를 미연에 방지했을 때가 아니라 예언된 참사가 실제로 일어났을 때."
- 야마다 무네키,「백년법 하」중 p132, 애플북스, 2014.
소설 속 작가의 한 문장이, 어찌나 섬뜩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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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 오는 손님의 집에 쌀을 배달해줄 때마다 그 집 쌀독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식구는 몇 명인지, 어른이 몇 명이고 아이가 몇 명인지, 그리고 식사량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세세히 기록하고, 이 기록들 토대로 손님의 집에 언제쯤 쌀이 떨어질 것인지를 예측하여 그때가 되면 손님이 가게에 찾아오기도 전에 미리 알아서 배달해주었다. (p63)
대만 제일의 갑부라는 왕융칭 포모사 회장이 그의 나이 16세에 시작했던 자신의 쌀가게를, 다른 가게들과 차별화시키기 위해 시행했던 서비스라고 합니다. 이 서비스로 인해, 왕융칭은 1년 남짓만에 더 크고 번화가에 위치한 곳으로 가게를 옮기는 성공을 거두었다는군요. 이 일화로부터 우리는,
그가 얼마만큼 성공했느냐가 아닌 --- 불과 몇 년전부터 Amazon이 시행하고 있는 'anticipatory shipping service'라는 것의 기본 개념을, 1932년 16세의 소년이었던 그가 이미 깨닫고 있었다라는 점에 놀라게 됩니다. 저자 왕중추는 여기에 더해,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웅대한 뜻을 품은 지략가가 아니라 바로 꼼꼼한 관리자이며, 각종 관리제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제도를 엄격하게 집행하는 실행력이 부족한 것이다. (p208)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세심함을 갖춘 관리와 집행이야말로 기업의 (성공의 차원을 뛰어넘어) '생존'을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하고 있습니다. '가이젠'이란 과정을 통해 이룩해낸 일본 기업들의 '실력'은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실례로 인용되고 있지요.
상하이의 내부순환도로는 1톤 이상의 화물차가 통행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순환도로가 개통한 지 한 달쯤 지나자 한 일본 업체가 상하이에서 0.9톤짜리 화물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pp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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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직원들에게 매일 책상을 6번 닦으라고 하면 그들은 절대로 잔꾀를 부리는 법이 없이 그대로 실천한다. 하지만 중국인 직원들은 첫날과 둘째 날은 6번씩 닦지만, 셋째 날은 5번만 닦고 넷째 날은 4번만 닦는다. 이것이 바로 …… (pp200~201)
중국인의 입에서 이처럼 (특정인이 아닌 전체로서의) 일본인에 대한 찬사를 듣는다라는 놀라움에 앞서, 위의 지적과 함께,
디테일한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 역시 부단한 노력을 통해 길러지는 것으로, 하루아침에 어디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조금씩 배양되는 것이다. 사람의 행동 가운에 95%는 습관의 영향을 받고 그 습관 속에서 자질이 조금씩 길러진다. … 습관은 인생의 근본이 되는 기초로서, 그 수준이 삶 전체를 좌우한다 … 성공은 바로 매일매일의 노력이 쌓여 계속 발전해나가는 과정이며 그 어떤 요행도 통하지 않는다. (pp72~73)
장루이민 회장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 그러한 일본인들의 습성(?)이란 것이, '창의성'과 '효율성'이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도 유익할 것인가의 반발 등에는 개의함 없이, 결국엔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것, 기업에게 있어 그 '좋은 결과'란 다름 아닌 '성장이 바탕이 되는 생존(sustainable growth)'이라는 메세지를 전해주고 있다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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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라는 건 재산내역서의 숫자처럼 단순한 하나의 사실이 아니다. 현실을 바로보는 관점이자 여러 태도의 집합, 즉 특정한 삶의 방식이다."
- 박주영,「고요한 밤의 눈」중 p130, 다산책방, 2016.
이미 성공한 자의, 그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지난했던 과정에 대한 회상, 그리고 그로부터 쥐어짜낸 성공의 키워드스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 아닙니다. 또한 이 책이, 오로지 비즈니스에 국한된 이야기만을 전달하고 있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작가 박주영이 내린 '부자'에의 규정이, --- "자질은 일상생활의 미세한 부분이 쌓여 형성되는 것이며, 그것을 쌓아가는 과정이 바로 노력이다"(p66)라는 저자의 일갈과 자연스레 일맥상통 하듯이,
물론 디테일한 부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만 하면 누구나 다 이렇게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는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p87)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으로서의 세심함이란 것이, 오로지 기업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으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님을, 그건 일 개인의 삶에도 예의 똑같이 적용되어질 수 있다고, 이제라도 그걸 꼬옥 기억하고 실천해야한다는,
이건 뭔가, 비즈니스 관련 자기계발서 한 권이 참 뜬금없게도 제겐 --- 마음 참 아린, 그런 교훈을 남겨주네요.
그니까, 진작 좀 잘할 걸... 그쵸? --;;
...금연 282일째
※ 일본 기업의 세심한 관리에 관하여 :「도요타의 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