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 대답 없는 우주에 대답을 던지는 두 지성 간의 대화
최준식.지영해 지음 / 김영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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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되면 믿을 수 있을지 따지는 단계를 훌쩍 넘어서 버린 것 같습니다.(p135) …… 이 동네는 어차피 상상력이 많이 필요한 곳이라 용을 쓰면서 상상을 해봅니다.(p176)

이화여자대학의 교수인 저자조차 자신들이 나누고 있는 토론의 내용에 대해 이렇게 표현을 하고 있을 정도니, 저같은 일반 독자로서는 그야말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는 책입니다. 또 다른 저자인 지영해 교수가 '외계인의 지구인 피랍 사건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라는데, 대체 이런 학문 분야가 있었던 거야!라 놀랄 수 밖엔 없는 거지요.1 헌데 말입니다! --- 이 두 분, 정말 진지하게 '외계인'에 대한 토론을 나눕니다. '자신이 지성인이라면 UFO 현상을 연구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그런 현상이 무엇인지 알려고는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p15)라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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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을 해보죠. 당연히 이 책의 두 저자는 외계인의 존재를 기정 사실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인간 이외의 지성체가 그 어느 곳에든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건 거의 필연적으로 종교관과도 관계되겠지만, 그렇다해도 하나님께서 인간만을 창조하셨다고 믿어야 할 근거는 없으니까요.

 

외계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99.9퍼센트는 관련된 데이터에 대한 지식이나 분석 없이 하나의 '믿음'의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외계인은 없다'라는 결론으로 점프를 합니다. 그것은 그저 그런 존재는 있을 수없다는 현재의 과학적 패러다임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반복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하나의 합리적 판단으로부터 도출된 입장이 아니라, 하나의 맹목적 믿음의 입장인 것입니다.(p47)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명체가, 그 불가능이라 말해질 수 있는 확률로 그들의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지닌 지구 상에 살고 있다라는 것 자체가 신의 존재와 그에 의한 창조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근거라고 창조과학은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건 너무도 빈약한 논리이지요. 그들은 지구가 보여주고 있는 모든 조건들이 인간을 비롯한 여타 생명체들의 생존을 위해 기가 막히게 셋팅되어 있다라 말합니다만, 오히려 이걸 거꾸로 보는, 그러니까 그러한 조건들에 맞게 생존할 수 있었던, 그리하여 지금까지 생존해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을 비롯한 여태 생명체라는 논리가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좀 더 확장시켜본다 심지어 --- 우리가 이 광활한 우주의 수도 없이 많은 행성체들에 굳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생명체'과 비슷한 생체구조를 지닌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완전히 다른 환경에 적합한, 완전히 다른 차원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암튼!!!


지영해 교수의 세부 전공인 '피랍 체험 연구'가 가지는 의의를 이 책은 --- 직접 외계인을 만나고 UFO를 타보는 것이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나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외계인의 우주선에 다녀왔다는 사람들2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외계 생명체를 이해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3 그렇다면 대체 외계인들은 왜! 지구를 방문하는 이며, 또 무슨 이유로 지구인을 납치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이 책은 "UFO는 왜 나타나는가? → 인간을 납치하기 위해 → 왜 인간을 납치하는가? → 인간 연구, 생체실험 및 혼혈종 생산을 위해 → 왜 인간을 연구하고 생체실험을 하고 혼혈종을 생산하는가? → 인간과 비슷한 종을 만들기 위해 → 왜 인간과 비슷한 종을 만드는가? → 인간 사회에 스며들기 위해'(pp 91-92)라는, 그야말로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논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걸 그냥 따라보기로 한다해도 곧이어 '대체 왜! 인간 사회에 스며들려하는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생겨나게 되지요.

20세기 들어서 빈번히 인간에게 나타나는 이유는 인류의 존재를 끝장낼 수 있는 두 가지 위협, 즉 핵전쟁의 위험성과 지구환경 파괴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p198) …… 인류 전체가 자멸할 상황에 다다르니까 외계인들이 나선 것이라는 이야기죠.(p207) …… 외계인의 출현은 결국 인간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니까 외계인들이 직접 개입하는 것이라고 봅니다.(p233)

지영해 교수는 아예 '외계인의 지구 관리'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기도 합니다. 그들의 목적이 지구 자체의 공간을 탐하는 건 아니며, 단지 지구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적합한 형태의 인종에 의한 지구의 존속을 원한다라는 거지요. 그럼 대체 외계인들이 왜 그토록 지구의 존속을 중요시 하는걸까요? --- 외계인들이 존재하고 있는 공간 역시 지구의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들이 지구의 존속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저자들은 말합니다. : "인간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 이제 그들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4"(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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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지식과의 만남이 아무리 종종 견디어내기 쉽지않은 충격을 요구한다해도, 이 책에 담겨 있는 저자들의 주장은 이제까지의 그 어떤 충격보다 훨씬 더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 외계인과 인간 사이의 혼혈종(hybrid), 그리고 그 '혼혈종과 인간 사이의 2차 교배를 통해 외계인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좀 더 인간에 가까운 2차 혼혈종5'(p91)이 인간 사회에 비밀리에 침투, 정착해왔다는 주장이나, 더 나아가 '현재 우리 인류도 이전 단계의 인류에서 외계인의 개입에 의해 출현한 존재'(p100)일 수도 있다라는 가설같은 건 창조론 뿐 아니라 진화론마저도 흔들어놓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이처럼 정말로 믿기 힘든 내용들을 담고 있기는 합니다만!

일반 독자들이 가질만한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하는 형식의 이 책에서 두 저자의 논리 전개방식만큼은 (그 내용에의 동의 여부를 떠나)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견고하며 흔들림이 없습니다.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다'라는 것에는 동의를 하고 있었던, 하지만 그 수준을 뛰어넘는 이 책 속의 당혹스런 주장들을 처음 접하는 저조차도 다 읽고나니,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이것을 차마 긍정이라 하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부정하지는 못하겠음'의 수준에까지는 옮겨놓았을 만큼 말이죠. 예를 들어 --- UFO의 출현과 사라짐을 인간의 현재 과학의 수준으로는 이해/설명할 수 없지만, 이에 대해서도 최준식 교수는 다음과 같은 예시를 통해, 이해/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 2차원에 사는 개미가 있다고 하지요. 2차원은 면만 있는 세계입니다. 부피가 없지요. 그런게 그 개미에게 3차원에 사는 우리가 다른 개미 한 마리를 가져다놓았다고 합시다. 그러면 원래 개미에게는 우리가 갖다놓은 개미가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일 겁니다. 그 개미가 한 차원 높은 세계에서 왔기 때문이지요. 얼마 후 우리가 다시 그 개미를 들어올리면 원래 개미에게는 그 개미가 갑자가 사라진 것처럼 보일 겁니다. 그 개미가 한 차원 높은 세계로 갔기 때문이지요. 이런 맥락에서, 외계인들은 우리보다 높은 차원에서 온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들을 단순히 우리보다 물질적인 과학이 뛰어난 존재로 보기보다는 영적으로 완전히 한 단계 넘어간 존재로 보자는 것입니다.(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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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아직 UFO에까지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습니다. …… 지금 한국 사회는 무상급식 같은 일차원적 문제를 가지고 공방하는 수준에 있습니다. UFO문제처럼 초세간적인 데에 관심을 가질 만한 수준이 못됩니다.(pp281-282)

엄청나게 많은 돈을 소유하고 있다라는 사실이 자동적으로 그 사람의 전체적인 '수준'이 높다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국가의 차원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지요. 한 사회의 문화 수준이 오로지 경제적인 잣대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다시 말해 '돈 많은 국가'와 '선진국'이라는 단어는 분명 다른 차원의 의미라는 것이며, 이러한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학문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소위 '초선진국 학문'이라는 분야가 분명히 있으며, 이러한 학문에의 관심이라는 게 단지 '돈이 많다'라는 것만으로 발생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아, 비록 정부 차원의 연구는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지만, "대답 없는 우주에 대답을 던지는 두 지성간의 대화"라는 기막히게 멋진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이, 우리나라 학자들에 의해 쓰여졌고, 우리나라에 출간되었다라는 사실만으로도, 맨날 1인당 GNP가 몇만 달러를 넘었느니 마느니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수준이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큼 올라섰다라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 속에 담겨져 있는 주장들이 모두 사실일 꺼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추측이고 가설일 뿐이지요. 하지만!!! --- 사뭇 황당한 이러한 주장들로부터 나는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이며, 더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아예 관심을 끊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기는 한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지영해 교수의 다음 발언은 훨씬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대답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정말 외계인들이 UFO를 타고 우리에게 오고 있느냐, 혹은 외계인이 정말 인간을 납치하여 혼혈종을 만들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사건이 정말 일어나고 있느냐 하는 단순한 질문이 아닙니다. 세계를 보는 패러다임의 문제입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설명이 안 되는 현상들이 너무 많을 때, 또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하여... ​어쩌다보니 이 여름의 한복판은 이처럼 외계인에 관한 책들을 몇 권 더 읽어보는 것으로 보내게 될 듯. ^^;;



 

 

 

 

 



 

  1. 이러한 반응을 예상했던 듯 --- 이화여대 교수인 최준식은 옥스포드 대학의 교수인 지영해의 이력을 소개하며, "그의 UFO 연구가 …… 서구 지성사에 훤한 최고급의 학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p24)라 덧붙이고 있습니다.
  2. 'UFO 피랍 체험…을 한 사람은 벌써 수천수만에 달합니다.'(p33)
  3. '외계인의 마음과 그들의 출현 목적, 그들이 온 세계를 알 수 있는 방법은 피랍 현상 연구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p40)
  4. 이 한 문장이 이 책의 핵심 메세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자들은 지구가 머지않아 멸망할 수 밖에 없다라 주장하고 있거든요.
  5. 데이비드 제이컵스 교수는 인간과 거의 생김새가 같은 이들에게 하이브리드(hybrid)와는 차별되는 '휴브리드(hubrid)'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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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8-0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내용이로군요....
초고대문명 외계인 개입설 이런 것도 재미있죠^^

가살가죽 2015-08-02 13:49   좋아요 0 | URL
그에 관련된 내용도 약간이지만 이 책에 나옵니다.

이 책... 상당히 쇼킹하게 흥미로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