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나는 누구인가 > 


"나... 나는 누구죠?" --- 이물음은, 잠에서 깨어난 기억상실증 환자에게서나 들을 수 있을듯한 말이죠. 이런 경우 그에게 '자기 자신'이란 그저 육신적인 의미밖에는 없을 겁니다. 살을 꼬집었더니 아픔이 느껴지더라,라는 사실만이 이 육신이 자기 자신임을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줄 뿐인거니까요. ① 만약 그가 깨어난 상황이 그를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라면, - 예를 들어, 한국의 누군가가 아마존의 원시부족들이 둘러보고 있는 가운데 눈을 떴다라든가 - 이 상황에서는 그가 어떤 인물이라는 것을 규정지을 수 있는 어떠한 것도 존재하질 않습니다. 그는 이제부터 '나는 누구죠?'라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지요. 다행히 그가 기억을 잃기 이전과 동일한 환경에서 깨어났다해도, 그 스스로는 '나는 누구죠?'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혼자서는 구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그를 알고 있는, 하지만 그는 처음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누군가들의 기억에 의존하여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되는 것이지요.

이와는 다른 방향에서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주어질 수 있습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변신」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부분 뇌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을 받은 사람입니다.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는 '자기 자신'이 수술 이전의 자기와는 확연하게 달라져 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소설의 결말은 그런 변화가 그 사람에게 이식된 뇌의 부분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부분 이식이 아닌 뇌를 통째로 이식받았다면, 그 사람의 기억은, 감정 등등은 그 사람의 것일까, 아니면 원래 뇌 주인의 것일까요?

 

인류 문명의 역사는 동물로서의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해 온 과정이었다. …… 최근 돼지 등 동물의 장기를 인간 장기의 대체용으로 사용하는 기술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 신체의 특정 장기의 이상 때문에 생명이 끊긴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는 인식과, 생명 연장에 대한 인간의 열망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실험들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 머지않아 "마치 구형 가정제품을 신형으로 교체하듯 신체 장기를 기능이 좋은 새것으로 바꿀 것이라는 얘기다." 이렇듯 동물성과 인간성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있다.

- 한국문화인류학회 著,  「처음 만나는 문화인류학」, pp 67-69  

뇌 과/의학자가 보기엔 허무맹랑한 의문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질문은 엄연!히 우리의 현재와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 몸 속에 돼지의 간과 신장, 심지어 심장마저도, 그렇게 내 몸의 (예를 들어) 80%의 장기들이 의료용 동물들로부터 이식된 것이라면, 그렇다라면... 나의 이 육신은 정녕 인간의 것이라 말할 수 있느냐란 의문을 우리는 결코 '허무맹랑'의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테니까요. 반면!!! (완독을 하지 않아 저의 이해가 완전하다고는 자신할 수 없으나 읽어본 한도내에서 말하자면)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의 육체를 단지 '유전자의 carrier'로 보고 있었으므로 이런 상황, 즉 '동물성과 인간성의 경계'란 것이 불분명해지는 것에 대해 그리 심각해질 필요가 없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자 이제 우리는 아마도! --- 이제껏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들어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질문 하나를 마주치게 됩니다. 'Who am I?' 가 아닌, 'Who is I?'도 아닌...

  


< 나는 무엇인가 >


individual의 구성은 in+dividual이며, divide(나누다)라는 동사에서 유래된 dividual에 부정접두사 in이 붙은 단어다. individual의 어원은 직역하면 '불가분不可分', 즉 '더 이상 나눌 수 없다'는 의미이며, 이 말이 오늘날의 '개인'이라는 의미로 정착된 시기는 불과 얼마 안 된 근대에 접어든 후였다. (p10)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진중권의 책 「호모 코레아니쿠스」로부터 읽었던 내용이니까요. 허나, 히라노 게이치로의 말대로, '개인'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나눌 수 없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라는 걸 책을 통해 알게 된 건 아닙니다. 인간의 육체는 당연히! 더 이상 나뉘어질 수가 없으니까요. (나뉘어질 수야 있겠지만, 그렇게 되는 순간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마니 아무런 쓸모가 없죠.) 하지만 또한!!! 우리는 이러한 의미의 '개인'에 관심을 가지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기도 합니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이처럼 '개인'이라는 존재를 '나뉠 수 없는 존재'로 보게 된 것이 서양의 그리스도교적 전통으로부터 유래된 것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신은 유일신이었으므로, 그와 마주하려는 개인 또한 분할 불가능하며 일절 감추는 것이 없는 하나뿐인 존재이어야 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1886년에 쓰여진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정말로 다시 보여지는 작품인 겁니다. --- 극적 대비를 위하여서는 하이드라는 인물이 (완벽에 가까운 지킬 박사와 대비되는) '악의 화신'이 되었어야 했겠지만, 지킬 박사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었던 그의 선천적 본능인 '향락에 빠지기 쉬운 기질'로부터 시작된 하이드란 인물이 왜 반드시! '악의 화신'이어야만 했느냐는 의문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위 설명으로 충분히 접어버릴 수 있는 것이 되어버리며, 독자는 오히려 놀라게 되죠. 그 당시에 그런 발상 인간은 두 개의 자아로 이루어진 존재이고, 그 두 개의 자아는 서로 조화될 수 없는 것들이며 그로부터 인간의 참기 어려운 고통이 생겨나는 것이다 - 을 했었었다라는 것에 말입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이처럼 (인간이 아닌) '개인'을 선천적 본성과 하비투스, 두 개의 (대립되는 것으로 묘사된) 부분으로 나누었지만, 히라노 게이치로는 이 책에서 (선천적 본성은 일단 논외로 해놓고) '개인'의 하비투스를 더 잘게 나누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개인 individual'과 대비되는 개념인) '분인 分人 dividual' 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이후 진행되는 이 '분인' 개념의 핵심을 정리해 보자면 대략 다음고 같지 않을까 싶네요.

 

단 하나뿐인 '진정한 나'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여러 얼굴이 모두 '진정한 나'다. …… 이 책에서는 이상과 같은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기 위해 '분인dividual'이라는 새로운 단위를 도입한다. 부정접두사 'in'을 떼어버리고, 인간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간주하는 것이다. 분인이란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다양한 자기를 의미한다. 애인과의 부인, 부모와의 분인, 직장에서의 분인, 취미 동아리의 분인... 그것들이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다. 분인은 상대와의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자기의 내부에 형성되어가는 패턴으로서의 인격이다. …… 개인을 정수 整數 '1'이라고 한다면, 분인은 일단 분수라고 떠올려주기 바란다. 나라는 인간은 대인 관계에 따라 몇 가지 분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됨됨이(개성)는 여러 분인의 구성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pp13-15)

나는 ①분인의 집합체로 존재한다. 그것들은 모두 ②타자와의 만남의 산물이며,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다. 타자가 없다면 나의 다양한 분인도 없고, 요컨대 지금의 나라는 인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흔히 말하는데, 그것은 무슨 일이 있을 때 서로 돕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인격 자체가 절반은 타자 덕분이기 때문이다. …… 아무것도 섞이지 않는 ③순수하고 무구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pp127-128)

① 히라노 게이치로의 주장에 따르면, 한 개인에게는 당연!히 여러 개의 얼굴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가 바뀜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의 모습 또한 바뀌게 되는 것을 절대 꺼림직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라는 거지요. 오히려 '어디를 가나 나는 나라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 나를 타인들에게 성가신 존재로 여기게 만들 뿐이라고 말합니다. 즉, 인간은 절대로 유일무이한 '(분할 불가능한) 개인individual'이 아닌 복수의 '(분할 가능한) 분인dividual'(pp47-48)이며 또한 이어야한다 라는 거지요.


이러한 분인의 숫자는 나이를 먹고 인간관계가 넓어지면서 당연히 늘어가게 됩니다. 그 결과 우리는 다종다양한 분인의 집합체로 존재(p109)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일어나는 대인관계마다 모두! 그에 해당하는 분인을 만들 수는 없겠지요. 히라노 게이치로는 한 인간안에 존재할 수 있는 분인의 숫자는 어느 정도의 분인 숫자를 안고 사는 게 자기 마음이 가장 편한가로 결정(p110)되어지며, 또한 역으로 그 감당할 수 있는 분인의 숫자에 맞춰서 실제 사귀는 사람의 숫자로 자연스럽게 조정된다(p111)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② 이러한 분인의 생성은 결코 의도적인 작용이 아닙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대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생겨난다(p48)는 겁니다. 쉽게 말해, A라는 상대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나에게 A를 상대하는 분인이 자연스레 생성되었던 것이지, 내가 미리 어떤 분인을 만들어/작정해 놓고 A를 만난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 --- 사실 이 부분에서는 동의와 동의할 수 없음이 정확히 절반씩 생겨나더군요. 특정 상대(A)를 대상으로 하는 나의 분인이 자연스럽게 생성된다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A와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고 그 사람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알아가게 되면서 A용 분인에 무언가 변화를 주어야한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일관성 없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게 될까 걱정되어, (이제는 맞지 않게된) 그 A용 분인의 모습을 어쩔 수 없이 지속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현실적으로는 분명!히 있는데, 이런 경우를 '의도적인 작용'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책에 나와있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논리를 따르자면, 인은 어디까지 상호작용의 결과이므로, A의 모습이 애초에 알았던 것과는 달라졌다면 그 또한 '나'를 대하는 A의 분인이 '나'에 맞춰 조정되었기 때문이라 말해야 하겠습니다만, 이걸 엄밀하게 적용해본다면 결국 순환논리의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겨나게만 되죠.)

③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면서, 인간 관계의 범위 또한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현실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의 숫자는 일반적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예를 들어 블로그라는 이 인터넷 상에서는 그 현실과 비교할 때 '엄청난'이라 표현할 수 있는 숫자의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게만 됩니다. 저만 해도 --- '가살가죽'이라는 이 블로그의 주인공은 여러분을 상대하는 또 하나의 제 분인일 뿐입니다. 실제로 저를 만나본 분들이 저를 만나보기 이전과 만나본 후, 어떠한 생각의 변화를 가지게 되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만, 만약 (저를 실제로 만나본 B라는 사람에게 저에 대한) 그 이미지가 변화되었다라면 그건 제가 제 진짜 모습을 숨기고 블로그 상에 조작된 이미지의 저 자신을 만들어냈기 때문이 아닌, 블로그 상에서 집단적으로 누군가들을 상대하는 저의 분인과 B와 단 둘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던 저의 분인이 서로 달라기 때문이라 (이 책의 논리를 따르자면) 말하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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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많은 분인이 '나'라는 한 개인을 구성하고 있다면, 게다가 인터넷의 발전으로 한 개인이 접하게 되는 대인 관계의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나 있다면 --- 그 수많은 나의 분인들 중 과연 어떤 분이니 '진정한 나'인가 헷갈리게 되지 않을까요?


히라노 게이치로는​ 우리가 우리의 일상에서 수많은 가면을 바꿔가며 쓰고 있다라는 주장을 단호히 배격합니다. 만약 우리가 우리의 생활에서 수많은 (일시적인 얼굴인)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라면, 내 안에는 그것을 연기하는 '진정한 나'가 숨겨져 있다라는 말인데, 그런 '진정한 나' (따위)는 없다라는 거죠. --- "복숭아는 한가운데 씨가 들어있다. 사람에게도 그렇게 확고한 자아(=진정한 나)가 있고, 주체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은 양파 껍질처럼 우연적인 사회적 관계가 속성을 한 꺼풀씩 벗겨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즉, '진정한 나'같은 건 없다는 말이다. (p61)" 


나의 분인들은 모두 자신의 실체를 가지고 있으며, 그 분인들 모두가 다 '진정한 나'의 모습이라고 히라노 게이치로는 주장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나'라는 건 실체 없는 환상일 뿐이며, 우리는 이제까지 그 실체도 없는 환상을 찾아내야 한다는 끊임없는 부추김에 시달려 왔다라는 겁니다. 그렇기에, 이제껏 우리가 흔히 들었었었던 "꿈을 가져라.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라.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한 나'를 알아야 한다. 그런 자기를 사회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직업이다."라는 직업관은 (차마 책에 이렇게 쓰지는 않았지만) 한 마디로 개소리에 불과할 뿐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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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한 가지의 렌즈만으로 (거의) 모든 것을 들여다 보려는 시도는 일관성 측면에서는 상당히 멋있어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한 편으로는 종종 '굉장히 억지스럽다'라는 인상을 띠게도 된다는 단점도 있지요. 히라노 게이치로는 이 책에서 한 '개인'의 성장 과정, 자아 실현으로서의 직업, 사랑과 죽음 등을 모두... 이 '분인' 개념을 통해 설명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의 '분인주의적 연애관'은 자칫하면 결혼 후의 불륜을 정당화시켜주는 논리로 이용되어질 수 있는 여지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사랑이란 상대의 존재가 당신 자신을 사랑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당신의 존재로 말미암아 상대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p173) --- 이제까지 유지되어오던 현실적 감각이 조금씩 이처럼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죽음'의 문제를 다루면서는 (그 주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비현실성이 작용한 탓도 있겠지만) 급격히 무너져버리고 맙니다. 이제까지 분인의 개념에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행위가 차지하는 비중을 강조하다가 죽음의 면에서는 그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음에도 '죽은 자와의 분인'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이를 설명하려하다보니 '영혼을 통해 저 세상의 지인과 계속 교신하는 것'이라는 무당스러운 주장까지를 해야했던 게 아닐까하는 의문만 남겨줄 정도로 말이죠.


인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이가 들수록 죽은 자와의 분인을 갖게 마련이다. 영혼을 통해 저세상의 지인과 계속 교신하는 것은 실은 이따금 그 죽은 자와의 분인으로 살아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 당신의 존재는 당신이 죽은 후에도 타자의 분인을 통해 이 세상에 살아남는다. (pp192-193)

이와는 달리, 따로 이 부분에 대해 떼어내 설명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자녀 교육에 관한 부분이 오히려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 학교에서의 내 아이, 혹은 친구들과 있을 때의 내 아이가 부모 앞에서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띠는 것에 대해 히라노 게이치로는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라 말해줍니다. 부모가 해야할 일은 단지 나의 '아이에게 어떠한 분인 구성이 이상적인가를 고려(p152)'해 주는 것 뿐이라는 거죠. 

 "부모 앞에서와 교사 앞, 아이들끼리의 얼굴이 다르다는 것은 아이 나름대로 전혀 다른 인간과 어떻게 하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 모색한 결과다. …… 만약 그것을 꾸짖는다면 또다시 무익한 '진정한 나' 찾기로 내몰릴 테고, 현실의 인간관계를 거짓되고 표면적이라고 경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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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깨우는 철학 에세이'라는 출판사의 표현은 좀 오글거리지만, 술술 읽히면서도 그렇다고 마냥 술술 읽어내려갈 수만은 없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한 책입니다. 다만 이 책의 저자인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들을 제가 읽었었더라면,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네요. 이 작가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作, 「지킬 박사와 하이드

- 히가시노 게이고 作, 「변신

- 진중권 著, 「호모 코레아니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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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15-01-25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사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살펴 읽어 봐야겠네요

가살가죽 2015-01-27 10:16   좋아요 0 | URL
읽고나서 오히려...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책인듯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