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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
스테판 말테르 지음, 용경식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그는 유언에 자신의 전기를 원치 않는다고
썼다. (P283)
원치 않는다 썼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쓰여진 조지 오웰의 전기(life story)입니다. (타인이, 고인의 생전 삶에 대해 쓴) 이런 류의 책을 읽어본 기억이
없거늘, 작가 일 개인의 삶에 대한 조사와 기록인 이 책은 --- ① 작가 조지 오웰의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수
있다라는 걸, 얼마 전 「카탈로니아 찬가」와 「동물농장」를 읽은 제게
아주 강렬하게 알려주었을 뿐... 아니라! ② 아직
읽지 않은 그의 작품, 「1984」에 대한
사전적(prior) 기대 역시 한껏 올려주었네요.
한
사람의 생애를 정말 속속들이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려면, 그의 부모에 대해, 어쩌면 조부모에 대해서까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p9)
물론! 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그 작품을 쓴 작가의 삶을 알아야한다라는 게, 모든 작가 또는 모든 문학작품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모든 글쓰기는 프로파간다다.
… 프로파간다는 모든 책의 심장부에 숨어 있다. 예술 작품은 어느 것이든 각각의
의미와 주제, 즉 정치적, 사회적, 혹은 종교적인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p231) …… 나는 완전히 비정치적인 문학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특정한 입장에 서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하다거나 바람직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pp271-272)
작가 조지 오웰이 살아냈던 시대란 게, 자신의 문학 작품에, 정치적 요소가 개입되지 않을 수
없다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였었음을 상기한다면, --- 이런 시대 작가의 역할은?이란 질문에 대한 답, "제대로 된 관찰자라도 되어야겠다, 생각해"에
등장하는 '관찰자'로서의 작가가 (비단 생물학적 의미뿐만이 아닌) 어떻게 탄생하였는가를 아는 것이 때로는 하나의 must가 될 수도/되기도 하겠다란 생각을 해보게도
됩니다. 암튼/헌데! 그가 살았던 그 '이런 시대'란 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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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생인 조지 오웰이 살았던 시대상이(란 것의 일부가), 2002년생인 종원군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라는 커다란 놀라움을, 이 책은 안겨줍니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선 좋은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선 좋은 고등학교엘 가야하고, 좋은 고등학교에 갈 수 있느냐의 여부는/가 무려! 초등학교 4학년 때 결정된다라는 2017년의
대한민국 인생 공식은 이미...
예비학교의 학비는 엄청나게 비쌌고, 블레어
가문은 큰 부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키고 싶어 했다. 그들은 이것이 사회적 신분 상승을 보장해주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pp26-27)
부모의 이와 같은 기대와 욕망은, 조지 오웰로 하여금 "돈의 역할과 사회적 계급에 따라 달라지는 개인의
운명"(p31)을 너무도 일찍이, 또한 너무도 명확하게 각인시켜 줍니다. 그리하여/그렇게,
"곤경에서 벗어나 사랑받는 유일한 방법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사람들에게 그에게
기대하는 것을 실현하는 것, 그리고 글을 쓰는 것뿐"(p46)이라 판단한 조지 오웰은, "크리스마스 식탁에 올릴 거위에게 억지로 많이 먹이는 것만큼이나 비인간적으로 지식을
주입"(p42)했던 예비학교 생활을
여하히 감내해 내었죠. 그러나 이 모든 시간들은 결국,
기숙학교에서
부적응아가 겪는 고통과 전체주의 사회에서 저항하는 개인이 겪는
고립감 사이에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받은 상처는 깊고 오래간다. (p50)
역설적이게도, 훗날 (스페인
내전에서) 그로 하여금 '사회주의 사상'에 그토록 큰 매력을 느끼게 만든 것일 수도 있겠는, 개인적 상처를 만들어 냈을
뿐입니다.
"사회주의의 '비결'은 평등 사상에 있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사회주의란
계급 없는 사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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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作, 「카탈로니아 찬가」중 p140, 민음사
刊,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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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 그러니까
대여섯 살 때부터 - 나는 언젠가 작가가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p21)
대여섯 살 때, '작가'란 것이 무언지를 이미 알았다라는 것도 신기해 죽겠는데 이미! 그 작가가
될 것 같다란 예감을 가졌다라는 그는 --- (우리나라로 치면 초딩인)
세인트 시프리온 시절, 「현대의 유토피아 A Modern Utopia」란 책을 읽고, "자신도 언젠가 이런 종류의 책을 쓸 거라고"(p44) 친구에게 말했다 합니다.
쓰는 것의 준비과정으로서의 그의 읽기는,
이처럼 일찍 시작되었던 거지요. 이후 이튼스쿨 시절 읽었던 문학들과,
스승이었던 「멋진 신세계 A Brave New World」의 올더스 헉슬리로부터의 영향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훗날 조지 오웰 탄생을 빚어냅니다. 허나!
예의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그만의 감성도 분명 있었었으니, 그건 바로, (세상에!
여친에게 「드라큘라」를 선물하는 감성도 특이해 죽겠거늘,)
그는 자기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 한 권을 여자친구에게 건넸는데, 바로 1920년대 초에 나온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였다. "그는 특히 주의 깊고 세심하게 배려할 줄 아는 소년이었기에, 책을 넣은 꾸러미 안에 조심스럽게 실크종이로
따로 포장한 십자가와 마늘 한쪽을
넣어두었다. 뱀파이어에 대항하기 위한 이런
안전조치는 나를 안심시켰고, 그 책을 두려움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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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된다."
집 근처 술집... 의 벽에 낙서되어있는 문구입니다. 이게 원래 유명한, 누군가의 어록 중 하나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작가 조지 오웰이야말로, 이 구절처럼, 생각하는대로 살아내려 끊임없이 노력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마에서의 경찰 시절, "그런
입장에서라면 정확히 나도 그렇게 할 수밖게 없었을 그런 일"(p117)을 했던 버마 현지인들을, 단지 그들이 식민지 국가의 국민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보내야 했던 경험은 그로 하여금 제국주의에 대한
"강한 증오심"(p109) 뿐 아니라, "양심의
가책"(p116)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와 같은, 제국주의 "압박 시스템의
톱니바퀴 중 하나"(p116)로서 작동했었던 버마에서의 경찰 시절에 대한 죄의식은
결국,
내가 벗어나고자 했던 것, 그것은 단지 제국주의만이 아니고,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의 온갖 형태였다.
… 억압에 대한 나의 증오심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p117)
"(거지, 부랑아, 범죄자, 창녀와 같은) 사회의 밑바닥 인생"(p122), 그리고 광부, 부두 노동자들과 같은 "불공정함의 상징적 희생자들"(p181)을 위한 싸움이야말로, "작가가 분담해야 할 참여 의무"(p181)라는 생각까지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그러한 신념에 따라, 작가 조지 오웰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만 알았지, 어떤 종류의 전쟁인지도 몰랐다. 그런데도 왜 의용군에 입대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파시즘과 싸우기 위해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무엇을
위하여 싸우느냐고 묻는다면 '공동의 품의를
위해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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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作, 「카탈로니아 찬가」중 p66, 민음사
刊, 2001.
"내가 싸워서 지킬 만한 어떤 가치가 있다"(p13)라는 자신의 판단에
충실했으며, 충실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내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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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쓰는가>란
글에서 조지 오웰은, 작가가 글을 쓰게 되는 네 가지 동기로 ① 순전한 이기심,
② 미학적 열정, ③ 역사적 충동,
그리고 ④ 정치적 목적을 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충동들은 사람과 시대에 따라 각기 다른 무게를 지니게 되는데, 스스로를 "네 가지 동기들
가운데 1,2,3번 동기가 네번째 것을 족히 압도했을 그런 사람"이라 소개하고 있는 그에게, '그가 살았던 시대'는
결국,
"우리 시대처럼 소란한 세월을 살면서 이런 문제들 -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를 위해 - 을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넌센스다. 이 시대의 작가는 누구나가 다
이런저런 형태로 그 문제들을 다룬다."
- <나는 왜 쓰는가> 중, (「동물농장」
p141)
"불의에 대한 의식"으로서의
정치적 글쓰기를 (어쩔 수 없이) 강요했었다,라 이해해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즉! --- 에릭 블레어로 태어난 한 남자가 어찌하여
결국 조지 오웰이 되었듯, 정치적 목적의 글쓰기를 하는 작가가 '되도록 태어났던(born to be)' 것은 아니었었으나, 그가 태어나고
살아내어야 했었던 시대/사회란 것이 결국 그로 하여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destined to be)' (일종의) 타고난 운명을 선사하였던 것이지요.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그 시대에 태어났고, 그
사회를 살아낸 모든 '에릭 블레어'들이 모두 '조지 오웰'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었듯, 역시나 그, 개인만의 예술적
감성과 능력이겠지요. "나쁜 전체주의에 관한 최고의
일화"(p280)라는 평을 받았다는 「1984」가 아직 남았습니다. 과연 그 작품은,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어떤 생각과 감정"을
일깨워 줄지, 많이 궁금하네요.
※ 읽어본,
작가 조지 오웰의 작품들 : 「카탈로니아 찬가」, 「동물농장」
- 박주영 作, 「고요한 밤의 눈」중 p265, 다산책방 刊, 2016.
- 조지 오웰의 부모.
- "나는 일찌감치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10만 파운드 이상을 갖지 못하면 하찮은 인간이라는 사실, … 그런 사회적 명예의 기준에 따르며, 나는 아무런 가치도 없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였다."(p31)
- 세인트 시프리언.
- "읽는 것은 쓰기의 준비 과정"(p44)
- "거기에서, 그는 미래 자신의 작품들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두 권의 책을 읽었따. 그의 우상인 H.G. 웰스의 「모로 박사의 섬」과 잭 런던이 쓴 「강철군화」였다. 아마도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규칙'은 전자에서 따온 것 같고, 「1984」에 나오는 디스토피아는 후자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러나 열네 살에 무슨 대단한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그때 접한 책들의 내용이 천천히 지속적으로 그의 정신에 스며든 것으로 보인다."(pp58~59)
- "오웰이 훗날에도 구체적인 영어, 즉 고유의 의미를 가지되 진부하지 않은 단어들을 찾아내려 애썼던 것은 헉슬리의 영향임이 분명하다." (p65)
-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들 속 등장인물들 중 많은 이들이, 실제 그의 삶에 존재했었던 이들이라는 걸 책은 알려줍니다. 심지어,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염소 '뮤리엘'은 그가 길렀던 염소의 실제 이름이더군요.
- 종원군에게, 훗날 여친에게 꼭 써보라 강추할 예정.
- 조지 오웰 作, 「동물농장」, 민음사 刊, 2006, 중 pp133~144
- "남들보다 똑똑해 보이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죽은 후에도 기억되고 어린 시절 자기를 무시했던 어른들에 보복하고 싶은 욕망"(「동물농장」중 p137)
- "사물/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한 사실들을 발견하며 후대를 위해 이것들을 모아두려는 욕망"(「동물농장」중 p138)
- 「동물농장」중 p138.
- 「동물농장」중 p141.
- 위화 作, 「허삼관 매혈기」, 푸른숲 刊, 2013, 중 <한국어판 개정판 서문> 중 작가 위화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