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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의 비밀 - 초등4~중3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요즘 사춘기' 설명서
김현수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아! 이 책 읽고 싶다'란 생각이 든 책을 곧바로 주문하는 경우도 아~주 가끔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뭔 묵은지나 삼합용 홍어회 만드는 것도 아니면서) 일단은 장바구니에서 한동안 묵히는 과정을 겪곤 하는 게 일반적 패턴입니다. (사실 이 '묵히는 과정'에서 삭제되는 책도 꽤 많긴 해요.) 그러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대충 묶어서 (그래야 추가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는) 5만원(을 갓 넘긴) 이상으로 주문해놓고는, 다시 한 번 더 한동안... 책장에서 묵혀놓고 나서야 읽게되는 게 저의 독서이지요. 하지만!!! --- 「중2병의 비밀 : 초등4 ~ 중3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요즘 사춘기' 설명서」는 이 책을 알게되고, 간략한 내용을 살펴 보고나자마자 곧바로 주문을 할 수밖에 없었던, 무척! 특별한 책이었더랬습니다. 다름 아닌... 종원군이 올해 중학생이 되었다라는 이유 때문이었죠. 그렇게, '사랑스럽던 내 아이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란, 사뭇 마음 시리게 하는 문구가 쓰여져 있는 표지를 한 책이 도착해 그 첫 페이지를 넘겨보았었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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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가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이별을 시작한다는 것입니다."(p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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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엔 그저 은근, 혹자에 따라서는 지나칠 정도라 말해지기도 하는 감성적 면면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게다가 (평균보다 늦은 나이에 낳은 첫째이자) 하나 뿐인 아들 녀석이 이제 막 중학생이 되어 이 책을 주문해 받아 펼친 저에게, 이런 가슴 저며오는 말을 해주며 시작하고 있는겁니다. 아! 대체 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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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준비하며, 그 지역에 대한 안내가 담겨져 있는 가이드 북을 보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가이드 북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지요. 가이드 북은 어디까지나 여행을 가는 것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 정작 여행은 떠나지 않고 가이드 북만 줄창 읽어댄다라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까요. --- 제가, 통칭 '자기계발서'로 분류될 수 있는 책들을 좋아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기에 단 한 권도 읽어보지 않은 이유는 '안다는 것'과 '행동하는/행동할 수 있는 것'과는 분명 커다란 차이가 있다라고, 아니, 마치 가이드 북만 읽어본 것과 실제로 여행을 다녀온 것의 차이와도 같은 아예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다'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에 따라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능력'은 그렇게 책 몇 권 읽는다고 없던 게 불쑥! 생겨나는 건 아니잖습니까. (자기계발서는 딱! 목차만 읽어보면 끝!이라 전 생각해요. --;;) 헌데 말입니다!!!
이 책은 '좋은 게 좋은 거다'란 말을 하고 있는 책도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그럼 대체 뭐가 좋은 것인지'를 분별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지도 않은, (이렇게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부모로서 자식이 생각하는 '좋은 것'을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을, 그리고 그 마음가짐을 대체 왜!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는 책이었으며, 거의 모든 내용... 이라 말해도 될만큼 한 단락 한 단락이 저에게 공감과 반성과 다짐, 뭐 암튼 참으로 많은 (가르침이라기보다는) 깨우침을 주었더랬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제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의 각도 뿐만 아니라 시선 자체도 완전히 달라졌을 정도로 말이죠. (워낙에 공감하는 심정으로 읽었던 책인지라, 이하 본문이건 각주에건 저의 표현보다는 책 속 저자의 표현이 더 많아졌음을 사후적으로 써놓습니다 .)
● 요즘 중학생들은 말끝에 욕이 아니라 욕 끝에 말입니다.
● 요즘 중학생들은 공부 중 게임이 아니라 게임 중 공부입니다.
● 요즘 중학생들은 결석이 아니라 휴가입니다.
● 요즘 중학생들은 화나게 만들어놓고 정작 자기가 성질부립니다.
● 요즘 중학생들은 놀아놓고 즐겼다고 합니다.
● 요즘 중학생들은 무엇이든 네 자로 말하기보다는 무조건 두 자로 말하기를 좋아해서 여차하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습니다.(pp164-165)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요즘 중학생'들에게서 볼 수 있다는 특징들의 중 몇 가지입니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종원군이기에, 위의 특징들을 아직까지는 녀석으로부터 (최소한 가정 생활 내에서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만, 예전에 지하철에서 보았었었던, 암튼 모든 대화를 일단 '아~ 씨발 존나'로 시작했었던 여중생들의 모습이나, 친구와 마주앉아 떡볶이 먹으면서조차도 (역시나 '씨발 존나'를 접두어로 하는 대화와 함께) 접시에 코박아댈 듯 핸드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던 남학생들을 보았던 경험들만으로도 위의 묘사들이 현실과 그다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더군요. --- 네!!! 이 책은 비록 '중2병'이라는, 일종의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어 있는 현상을 그 제목으로 내세우고는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를 향한'(p263) 전반적인 조언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행동으로서의 처방전을 제시하는 책은 아닙니다. …… 저는 이 책에서 아이들의 심정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서로 격려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가짐 을 갖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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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땐 지금보다 훨씬 더 못한 상황에서도 공부 잘만 했었었다, 요즘 애들은 당췌 부모한테 감사할 줄을 몰라요. 그냥 뭐든 부족함 없이 받으며 생활하니까 정작 학생의 본분이 뭔지조차 모르고 있단 말이야.' --- 물론 모든 부모가 다 해당되는 건 아니겠지만, 이것이 소위 말하는 기성세대의 '요즘 아이들'을 향한 흔한 시선임을 부인할 수는 없는 말입니다. 하지만 전 (그리고 아마도 제 아내는) 종원군의 부(모)로서의 내가 최소한 저 정도의 범주에까지는 들지 않는다라 생각했었었지요. '우리는 나름 종원이를 그의 입장에서 많이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많이 이해하고 있다'라 믿어왔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종원군에게 참으로 오래전부터 지겹도록 반복해 이야기해 왔던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해야할 것들을 모두 다 한 다음에 하고 싶은 것을 해라'이지요. 얼마 전까지도 전... 지극히 당연하다라 생각하는 저의 이 말에 어떠한 오류나 부당함도 없다라 생각했더랬습니다. 헌데 말이죠 ---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고, 녀석의 중학교 생활을 유심히 살펴보니 '요즘 중학생'에겐 그 '해야할 것들'이란 게 너무도 많더군요. 그렇~게 유난스런 사교육을 시키는 것도 아닌데(라고 저희 부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 중학생이 되었으면 초등학생 때 마냥 숙제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복습도 좀 해야지?라 말해주고 종원군의 생활을 함께 해보니 - 종원군이 책상에서 뭔가를 하는 동안, 그리고 그것을 끝마칠 때까지는 저도 함께 마주 앉아 책을 읽습니다. 학기 초인 아직!까지는요... ^^;; - 이건 당췌... 그 '해야할 것들'이라는 게 제가 봐도 끝이 보이질 않는 겁니다. (뭔 교내 대회/행사는 입학하자마자 그리도 많은건지요. --;;) 그러니 당연히!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할 수조차 없게 되지요. 그처럼...
알게 모르게, 방향과 표현만 달랐지 저 역시 종원군에게 '학생의 본분이 뭔지부터 알아야 한다' 류의 메시지를 그렇게 연신 전달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란 생각을 어렴풋이 하고 있던 요즈음 읽게 된 ---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그것이 '헛똑똑이 부모 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들이며, 모두들 그렇게 행동하고 있으면서도, 또한 대부분 '나만은 결코 아니다'라 갖고 있기도 한 착각을 저 역시... 최소한 그 일부는 온전히 가진 채 나의 아이에게도 강요하고 있었더란 걸 깨닫게 해주는 겁니다.
● 정서적 차가움 : 양육의 큰 원칙이 정서적 공감에 있기보다 능력을 키우는 데 맞춰져 있었습니다. 따뜻함이 결여된 양육이라고 할까요?
● 엄격한 도덕성 : 부모님들 모두 도덕적으로 휼륭한 분들이고 그래서 자녀에게도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 그러다 보니 늘 잔소리가 많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잘못을 숨기기에 급급했고 그러다 보니 거짓말이 늘었습니다. 혼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자라다가 크면서는 아예 대들게 됩니다.
● 지나친 체면 의식 : 자녀들의 성적이 자신의 자존감과 비례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 자녀들에게도 늘 남들이 어떻게 보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는 이런 거짓된 모습에 순응하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반항하기 시작합니다. 왜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지 않느냐고 말입니다.(pp6-7)
저자는 이에 대해, 우리 부모가 살았던 때와 자녀들이 중학생이 되어 살고 있는 지금은 '세대'뿐 아니라 '시대'도 엄연히 바뀌어 있다라는 걸 분명히 인식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라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일부를 제외한 (저도 포함된) 요즘 시대 중학생들의 부모 대부분은 여전히 자신들 '시대'의 렌즈로만 자녀들을 이해하려 하다보니 두 가지의 전혀 다른 '시대와 세대'간의 충돌이 불가피해진다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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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지금 우리가 중학생이던 시절보다 더 힘든 중학생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이 아이들은 외롭습니다. 중2병이라고 회자되는 말 뒤에는 아이들의 외로움이 있습니다. …… 핸드폰과 애완동물을 가장 갖고 싶다는 중학생들의 소망 목록만 보아도 그들이 얼마나 외로운지 알 수 있습니다.(p9)
이제까지 책으로 읽었었던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그 어떤 '조언'들을 뛰어넘는 엄청난 부끄러움과 찌릿함을 제게 주었던 문장입니다. --- 집에서 내 아이에게 '아빠는 종원이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 종원이는 뭐든 잘해낼 수 있을꺼라 믿어요'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었던 저였기에, 내 아이만큼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확신해왔었었거늘, 저자는 부모의 이런 말 역시 아이의 외로움을 더해주면 더해주었지 결코 치유해주지는 못한다라 말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아이들은 애정으로 자라지 규칙으로 자라지 않으며, 금기에 의해 도덕성이 육성되지 않는다라는 것, 커갈수록 자율성을 더 주어야지 통제가 더 커져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이 아들이 내 아들이지, 부모의 마음 속에 있는 착하디착하고 순종적인 수도원의 수련생이 내 아들은 아니라는 것을 중학생의 부모는 반드시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라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 아이를 향한 애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표현의 방식은 초등학생 때와 중학생 때가 엄연히 달라져야 한다라는 걸 저자는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15세. 이때는 부모를 과감하게 떠나기 시작하는 인식의 전환기입니다. ……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다른 모델에게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떠나기 위해서, 왜 떠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부모에게 퍼붓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 기간을 견뎌주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p155)
'외로움'을 주제로 하여 아이들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제가 가장 감동스럽게 그리고 가장 많은 메모를 하며 읽었었던 장(章)은 <존중받지 못할 때의 외로움>이었습니다. 중학생이 될 무렵의 아이를 이해하는 것에, 부모의 자격으로서 저에게 참 많은 부족함이 있었었구나를 느끼게 해준 부분이었죠.
저자는 영국의 정신분석가 비온(Bion)의 말을 빌어, '아이들이 자신의 나쁜 것, 버릴 것을 부모에게 퍼부으면 부모는 그것을 받아주는'(p155) 일종의 수용체, 즉 담아주는 그릇(container)의 역할을 해야 한다라 말해주고 있습니다. 쉬운 말로 부모가 쓰레기통이 되어주라는 거지요. --- '아이들이 퍼붓는 쓰레기들을 받아주고 스스로 비워내야 합니다. 이것을 아이에게 되돌려주면 아이는 자신을 다시 그 쓰레기들로 채우게 됩니다. 그 수고가 부모가 되는 과정입니다.(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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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먹고 뭐 그러려는 의도는 전혀 없지만) 이 책의 감상문을 적어내는 것에는, 그리고! 이 책을 저처럼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께 소개하는 것에는 저의 말보다 이 책에 적혀 있는 다음 몇 마디의 구절들이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로... 아이들을 향한 부모 스스로의 다짐에 관한 글들입니다.
● 중학생 시기에 부모가 필요한 것은 아이에게 젖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내와 대화, 자립을 돕기 위해서입니다.(p188)
● 부모는 아이를 끊임없이 살피면서 지원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기름이 떨어질 때는 주유소가 되어주어야 하고, 햇살이 너무 강할 때는 그늘이 되어주고, 또 태풍이나 해일을 막아주기도 해야 합니다.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이 있기 전까지 말입니다.(p190)
● 수많은 정신분석가들은 말합니다. 아이들의 감정을 받아주고 그냥 소화하라고 말입니다. 아이들이 나쁜 감정을 내뱉으면 되받아쳐 돌려주지 말고 부모가 수용해서 처리하면 된다고 말입니다. 아이가 속이 안 좋아서 토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부모가 화를 내면서 "아니 이게 나한테 토해? 나도 너에게 토해주마" 이럴 부모는 안 계시지요. 아이가 마음으로 토하는 것을 부모는 받아주고 치워주고 소화가 잘 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유 없는 화, 과장된 짜증, 침울한 태도는 마음의 구토와 마음의 소화불량일 뿐입니다.(p191)
● 자녀를 이해하는 것이 단지 인내심을 발휘해야만 하는 고달픈 과정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자녀를 이해하는 것은 나를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고 나의 '부모됨'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고 요즘 시대를 이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대의 세대의 차이에서 오는 변화를 이해하기도 하는 종합 이해 세트입니다. 우리를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이지요.(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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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도 아니요, 역사나 경제학 혹은 진화론처럼 제가 지식을 얻기 위해 펼쳐든 책도 아니었습니다만... 책 속에 담겨져 있는 누군가의 (현실적) 조언이 이토록 제 마음에 와닿는다라는 걸 아마도 처음 느꼈던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중2병 현상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 해결이 먼저가 아닙니다. 해결이 먼저도 아닙니다. 이해가 먼저입니다. 이해해야 제대로 된 해결책도 찾을 수 있습니다.(p265-266) (이처럼 끝까지... 저의 글 대신 책 속의 글로 이 책을 소개하게만 되네요. 굳이 꼭! 그렇게 하고 싶기도 하구요.)
종원이의 마음 속을 들여다볼 수 없으니 그 녀석의 의견은 차치해낸다면 아직까지는, 최소한 사춘기로부터 발생되는 문제는 없는 듯 보이는 저희 가정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저에게 앞으로 생겨날 아이의 모든 변화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혹여라도 녀석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저의 언행을 미리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준 참으로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 중학생이 되어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변화들 : 혼자 있고 싶어 할 때가 생긴다든가 혹은 우울해 하는 순간들 모두가 다 아이의 독립과 성숙을 위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저자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저... 우리, 부모는 나의 아이가 그런 과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무엇!보다 잘 기다려주면 된다라 말해 주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인지... "자녀가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이별을 시작한다는 것입니다"란 (뭔가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분위기의) 부제를 가진 프롤로그로 시작되었던 이 책의 마지막은 --- "자녀가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는 것입니다"의 (그래도 나름 희망에 젖어볼 여지를 마련해 주고있는) 에필로그로 마무리되고 있답니다.
자!!! 이제 저에겐 '(배워서) 알게 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비록 '안다는 것'과 '행동하는/행동할 수 있는 것'과는 분명 커다란 차이가 있다라 말 하긴 했지만, 내 아이의 장래를 위한 것이기에 '행동하는/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쥐어짜서라도 내야 하는 게 바로 부모가 아니겠습니까. --- (부제에 나와있는 것과같이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는 자신 없습니다만) 적어도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는 반드시! 그리고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라는 주제 넘는 권유와 함께, 이 책에 나오는, 제 맘에 콕!하고 와 닿았던, 종교를 떠나 모든 부모님들이 과연 부모의 역할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새겨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이 느껴졌었던, 작가 칼릴 지브란의 말을 재인용하는 것으로 이 (날로 먹은 듯한 --;;) 감상문을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오랫만에... 한 독자로서 책의 저자에게 '이 책을 써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란 마음을 가지게 되었던,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많이 배우고 깨닫게 되었었던... 그런 독서였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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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를 우리에게 보낸 분은 신이고, 우리는 그 자녀가 멀리 잘 날아갈 수 있는 좋은 활이 되면 된다.(p18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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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어 본) 사춘기 자녀에 대한 이해/교육에 도움이 되는 책.
- 전지은(글) · 이혜조(만화) 共著, 「Why? : 사춘기와 성」
※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지금 이 블로그에 와있는 당신에게도 여하한 구실로라도 '나를 아는'... 이란 형용사를 붙여 꼭 한번 읽어보시라 말하고 싶은 책들의 제목 앞에 ★표시를 붙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표시이겠지만 가끔은... 타인의 주관을 한번쯤 믿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더군요. ^^
- 이 포스트를 올리는 현재, 알라딘의 제 장바구니엔 총 31권의 책들이 담겨져 있네요.
- '실현가능성(affordability)'와 '획득가능성(feasibility)' 모두 혹은 둘 중 하나의 기준으로 볼 때 말입니다.
- 다만, 이 책에서는 '부모의 세대'를 '경제적인 자수성가를 이뤄야 했던 새마을정신 세대'로 보고 있는데, 이는 지금의 중학생 부모들과는 좀 차이가 있는 설정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 "<중2병>이란 단어는 일본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의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회자된 중2병의 특징은 우리나라 아이들의 말로 하면 '허세 쩌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pp27-28)
- 다른 두 가지는 사실 딱히 그다지 강하게 표현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엄격한 도덕성' 부분에서는 위의 말, "해야할 것들을 모두 다 한 다음에 하고 싶은 것을 해라"라는 말에서도 보이듯, 제가 지금 종원군의 나이 때에는 하지 못했었던 것임에도, 오로지 지금 마흔일곱의 나이가 되어 있는 저의 가치관에서 생성되는 명제를 초등학생 때부터 무조건 받아들여야하는 당위로 주입시켰다라는 건 차마/결코 부인하지는 못하겠습니다. --;;
- 저자는 '외로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p135)이란 표현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 "중학생이 되면서 사춘기가 시작되고 할 말이 많아진 아이들. 부모는 더 이상 그 모든 주제의 대화 상대가 될 수 없고 아이들은 다른 누군가를 필요로 합니다. 사람이 없으면 다른 무엇인가라도 필요로 하게 됩니다."(p40)
- "아이들은 혼자라는 것을 외로워하기도 하지만 부모와 공생하거나 의존하는 상태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그러니까 외롭지만 혼자인 셈이지요. …… "나에게는 너밖에 없다." 이 말이 어느 순간 자녀에게 사랑을 증명하는 말로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을 아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p37)
- "아마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을 전후해서 많은 아이들이 부모에 대한 복종적인 순응을부터 자체 졸업식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이제 감언이설, 협박, 뇌물 등 과거 초등학생 시절 다양하게 활용하던 의사소통 기술이 먹히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머리가 컸다' 이거지요. …… 부모를 향한 이상화와 존경, 이것도 끝입니다. ……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부모의 훈육적 주장에 순진한 복종을 하던 시대는 끝난 겁니다."(pp147-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