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제가 굉장히 옛날 사람인 듯한 표현이지만)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은, 최소한 제가 그 대학생이었었을 때의 기성세대분들에겐 사뭇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다라는 걸 여러 번 느꼈더랬었습니다. 쌩판 아무 것도 모르는 신입생 시절, '임수경이 북한 간거 대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해?'란 질문을 꽤나 여러 번 받았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는 걸 보면, 저 또한 나름 '대학생'이라는, 저에게 주어져 있던 그 뭔가의 의미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건 아닌듯 한데, 그럼에도... 당시엔 여전히 아~무 생각이 없었었었죠. --;;
거기에 더해져, '경제학과 학생'이라는 서브 타이틀 또한! 우리나라 경제에 뭔가 문제가 있다라는 뉴스가 거론될 때마다, 그것에 대한 저만의 의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는, 일종의 '사회적 의무감' 같은 걸 부여하기도 했었었거늘, (다시 한번 더) 그럼에도 예의... '뭘 알아야 면장을 하죠'란 식의 대답 밖에는 할 수가 없었었지요.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고등학교 동창들과 나갔던 미팅에서 치대, 심지어 화학과 녀석마저도 맞은 편 여학생들로부터, 사람 이빨이 몇 개냐, 아스피린 진짜 만들 줄 아냐 등등의 질문을 받았었거늘 그 누.구.도! (그런 차례가 오길 은근 기다리기까지도 했었던) 저에겐 요즘 한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는 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든가 수요와 공급은 정말로 항상 균형을 이루나요? 등의 질문을 하지는 않더군요. (허긴, 미팅 나와 그런 질문하는 여학생을 제정신이라 볼 수도 없겠지만서도. --;;)
솔직히 말하자면... (최소한 89학번 경제학과의 시절엔) 제 아무리 학부 3,4학년생이라 해도 실물 경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나름 해석하고 누군가에게 그 원인부터해서 이럴 수밖에 없는 결과가 되는 과정을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거의/전혀 없었다라 봐도 무방하다 생각합니다. 이건! 제가 제 또래의 경제학도들을 무시해서가 아닌, (당시의) '경제학과'에서 배웠던 것들이 '경제학 (이론)'이었지 '경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뭐가 달라?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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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군대를 막! 제대하고 나서였던 걸로 기억됩니다. 동기는 아니었지만 저랑 동갑이었던, 통신실에서 근무했기에 제가 종종 시내전화 연결을 부탁하곤 했던 (군대에서 알게 된) 친구가 휴가를 나왔다해 각자의 여자친구와 함께 신촌의 어느 술집에서 만났었었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그 친구가 제가 갑자기 묻더군요. "야, 근데 그 돈세탁이란 건 대체 어떻게 하는거냐?" --- 경제학과에선... 결코 '돈세탁'은 어떻게 하는거다라는 걸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혹! 제가 배우지 안았던 과목에선 배웠을지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그 친군... 제가 경제학과 학생이니까! 당연히 '돈세탁'이란 걸 어떻게 하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거였죠. 헌데 정작!!! 그 질문에 먼저 입을 열었던 건 제가 아닌, 제 옆에 있던 당시의 (미대생이었던) 여자친구였었습니다. --- "그거 되게 쉬워요. 세탁기에 동전 넣고 거기 쓰여져 있는대로만 하면 다 되요." 제 여자친구는... 제 군인 친구의 질문이 '코인세탁'을 어떻게 하는건줄 알았던 거죠. (뭐... 그땐 그것마저도 오부지게 사랑스러웠었습니다만... ^^;;)
② 대학원생이 되었습니다! 학부생 때 시험감독 들어오는 조교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이 답 다 알고 있겠지?라 생각했었었기에, 드디어... 제가 그 조교가 되었다라는 게 참 많이 뿌듯했었었지요. 근데 처음으로 저에게 배정된 시험감독의 과목이 하필!이면... 제가 학부때 배우지도 않았던 <국제금융론>인겁니다. 뭐... 그냥 문제지랑 답안지 나눠주고 제출받고 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한 학생이 어느 문제가 좀 이상하다며 잘못된 게 아니냐,란 질문을 하더군요. 도무지 문제를 봐도 뭔 소린지 나도 모르겠거늘, 그런 질문을 받고보니 그럼에도! '사실 저... 이 문제들이 뭔 소린지 하나도 몰라요'란 말을 '저 사람들은 이 답 다 알고 있겠지?'의 학부시절을 보냈던 제가 차마 할 수가 없는겁니다. 그래... 뭐 좀 읽어보는 척 하다가 '한 번 더 잘 생각해보세요'류의 대답으로 그 순간을 모면했었었죠. 경제학과 졸업했다 해서... 경제학을 다 아는 것도 아니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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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을 읽다 보면 경제이론 못지않게 독특한, 그래서 이해하기 힘든 용어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p200)
저도 예전에 이런 책 몇 권 사서 읽어보다말다 했었었기에, 게다가 경제학 공부를 할만큼은 다 했다라 생각하는 (아직은 죽지않은) 핵존심에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목차를 살펴보니 유난히 '주식시장'과 관련된 부분들에 급! 흥미가 생기더군요. (예의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학생이었을 때의 경제학과 커리큘럼엔 '주식시장'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과목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암튼! 「권력의 종말」을 버거워하며 읽어낸 후, 나름... 각 좀 풀어도 되는 독서를 하고 싶어 곧장 이 책을 펼쳤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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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초체력 쌓기 - 재테크에 도움되는 금융상식 - 한국경제 이슈 따라잡기 - 세계경제 시야 넓히기>의 장들로 구성되어 있는 책입니다. 첫 번째 장인 <경제 기초체력 쌓기>는 말 그대로 경제학에 등장하는 몇몇 용어들을 설명해주고 있는 장이지요. 여기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들로는 '매몰비용, 대체재와 보완재, 유동성, 기회비용, 지니계수, 독점과 과점, 정보의 비대칭성'등, 이 밖에도 언급하지 않은 것들을 다 포함한다면 이 짧은 내용 속에 넣을 수 있는 <경제원론> 속 최대한의 핵심들을 거의 다 담아놓았다라 말해도 될 듯 합니다. 물론!!! 경제원론 교과서에 등장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간단간단하면서도 실제 경제신문에서 보여지는 현실들과 적절히 연결시켜 설명해주고 있기에, 경제학을 전혀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도 별 어려움없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말이죠. (그렇다고 이 책의 수준이 굉장히 낮고 그런 건 또 아닙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가졌었던 두 번째 장인 <재테크에 도움되는 금융상식>에서는 거의 모든 내용들이 저에겐 처음 보게/배우게 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주식을 하겠다거나, 주식시장에 대해 정신차리고 배워보겠다는 게 아니었기에 그저... 이러이러한 지표들이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작성되며 그것들이 어떻게/왜 주식시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가에 대해 배우는 정도만을 기대했었었고, 예의 이 책은 딱! 제가 원했던 수준에서 그 대부분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했던 용어들 - 불마켓(bull market)/베어마켓(bear market), 공매도, 유상증자/무상증자, 주식소각 등등 - 혹은 박사과정에서 지극히 수학적으로만 배웠었던 것들 - 헤징(hedging), 선물(futures) 등 - 에 관해 (물론! 전 모두 난생 처음 듣고 보는 용어들이었던) '콘탱고(contango),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베이시스(basis)'등 현실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개념들을 동원해 그것이 진짜! 무엇을 의미하는지 상당히 쉽게 설명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다음의 <한국경제 이슈 따라잡기>와 <세계경제 시야 넓히기> 두 장은 제목 그대로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현상들과, 세계경제가 흘러가는 현황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빅맥지수'라고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전 뭐... 이게 그저 각국의 물가 수준을 가장 간단하게 비교해볼 수 있는 지표 정도로 생각했더랬습니다만! 이번에 인상된 담배값의 책정에 이 빅맥지수가 참조되었다라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네요. 이런 건... 경제학과 백 년 다녀도 수업시간엔 배울 수 없을겁니다.
2015년 1월 1일부터 실시된 담배값 2,000원 인상도 빅맥지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빅맥지수를 활용해 52개국의 빅맥가격과 담배 가격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분석 국가들의 빅맥 평균가격은 4,190원이고 담배 평균가격은 4,851원으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20개비 담배 1갑의 가격이 평균 2,500원이라면 이는 빅맥 가격의 절반 수준입니다. 즉 햄버거 하나 가격으로 담배를 1갑 이상 구매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조사결과에 따라 담배 가격 2,000원 인상안이 추진되었고, 2015년 1월 1일 시행되었습니다. 이처럼 빅맥지수는 정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p298)
세계경제를 다룬 장에서는 특히나/역시나 중국에 관한 부분들이 무척이나 흥미롭더군요. --- 2010년 장시중공업이란 회사가 미국 자동차부품업체인 델파이를 인수한 것이나, 하이얼이 일본 산요의 백색가전 사업을 인수한 것 등을 저자는 '역(逆)마르코폴로 효과'라는 용어로 설명해줍니다. 과거에 마르코폴로가 중국으로부터 나침반, 화약, 종이등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갔던 것과는 반대로, 선진기술과 글로벌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해 국적이나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해외 유명기업들을 사들이고 있는 현재 중국 정부와 기업들의 경영전략을 이렇게 부른다 하네요.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은 중국에서 시작된 물가상승 압력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1979년부터 시작된 '1가구 1자녀'정책으로 말미암아 현재 주된 노동자 연령층인 20-39세의 수가 크게 줄었는데 반해, 급격한 산업화로 노동력의 수요는 늘어나 결국 이것이 임금인상으로 이어지게 되어 중국의 물가가 상승하게 되었다는 게 그 주요 내용입니다...만!!! --- 이 책이 매력적인 건, 이러한 '차이나플레이션'의 이면, 그러니까 수출주도형인 현재의 중국경제를 내수중심형으로 전환시키려는 중국 정부가 이러한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은근히 부추키고 있다는 것과, 심지어는 노동자 파업까지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다는, 그 실례로 팍스콘 같은 외국기업의 파업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과거에 비해 훨씬 관대한 태도를 보였던 것들이 다... 이러한 내수진작에의 속내를 가지고 있다라는 설명을 해주고 있는 부분이었으며, 이런 것들은 '경제학'만을 가르치는 경제학과에서는 절대로 배울 수 없는 내용들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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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대통령 선거 때... TV 토론회에서 당시 후보였었던 YS에게 어느 패널이 쌀 한 가마니의 가격을 아느냐 물었더랬습니다. YS는 대답을 못했었지요. 다음 날 신문에 그게 어쩌니 저쩌니하는 기사들이 나왔었는데 전... 그거 보면서 참 한심하다라 생각했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왜! 쌀 한 가마니의 가격을 반드시 알아야 하느냐에 대한 당위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그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겠느냐란 비판이 과연 합당한가라는 의문 때문이었더랬지요. 물론... 패널의 그 질문이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을지는 모르겠으나 훗날 YS가 대통령이 되어 말했던 "지도자는 머리를 빌려쓸 수 있다"라는 말이 오히려! 훨씬 더 일국의 지도자다운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좀 지나친 비유 대상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이 책을 한 번쯤 정독 하고나면, 그 내용들을 모두 다 기억하고 있지 않더라도, 나중에 언제나라도 그 중 일부가 궁금하다면 다시금 이 책을 뒤적거려 해당 부분을 읽어볼 수 있다라는 의미에서, 게다가! 개정판의 속도를 보니 저자 또한 '현재'에 뒤떨어지지 않게 계속 책의 내용들을 수정·보완하고 있기에 시대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훌륭한 '경제 참고서'가 될 수 있다라 생각됩니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얇지만 넓은 지식'이라는 면에서도 --- 개방으로 인해 한 국가의 금융업계 주도권이 외국 자본에게로 넘어가는 현상을 일컫는 '윔블던 효과'를, 최근 들어 관심사가 되고 있는 중국 자본의 제주도 진출에 엮어 한 번쯤 툭하고 내뱉는, '지적으로 보이는 대화'를 하는 것에도 상당히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지요. (어쩌면 조만간... <퀴즈 아카데미> 7주 우승!!!에 빛나는 회계학 전공의 감사해요님 앞에서 회계원리 C 받았던 제가 다리 꼬고 앉아 '더블 아이리쉬(Double Irish)'에 대해 블라블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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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단순히 '이 책에 대한 소개의 글'을 쓰겠다 했다면 사실... 책 전부를 읽어보지 않더라도, 아니! 그저 목차만 살펴보았더라도 그런 글을 쓸 수는 있었을 겁니다.(추측컨데 아마도... 우리나라 저자가 쓴 경제관련 서적에 붙어있는 경제학과 교수들의 추천사들은 대부분 그렇게 쓰여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헌데 다 읽고 나니 말이죠...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에 나왔던, 경제 정책 입안자나 경제학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다른 사람이 내린 결정의 수동적이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경제학 (내 여러 학파들의 이론/주장)에 대해, 비록 개략적이나마 반드시 알고 있어야한다라는 장하준 교수의 주장도 분명! 의심의 여지 없이 타당한 말이라 생각합니다만 ---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물론!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는 뭔가 나아도 낫겠지만) 반드시 자동차 엔진의 작동원리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란 말 또한 유효하기에, 운전석에 앉아 손에 닿는 버튼들의 매뉴얼만 읽어보겠다라는 생각에 견주어질 수 있는, 이 책에 나와 있는 것들 같이 간단하고 피부에 더 와닿는 내용들부터라도 알아가겠다라는 시도 역시 충분히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게 되더군요.
뭔가 현실 경제가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아는 척/알고 싶은 경제학도라면, 혹은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이라면, 또는 이미 취직이 된 직장이라 할지라도 내가 아둥바둥하며 살아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떠한 원리로 돌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심지어! 뭔가 집 밖의 '경제'란 것에선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듯 오해받는, 집에서 가사일로 하루 온종일을 보내는 주부일지라도! (남편이 증권회사엘 다닌다면 더더욱!!!) 이 책은... '반드시'라고도 말하고 싶을만큼, 그 대상에 상관없이 읽어볼 만한 가치를 충분히 가진 책이라 생각합니다. '안다라는 것'이 꼭... 면장같은 걸 하기위해서만 필요한 건 아니잖습니까...
※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경제/경제학 관련 책들
- 유시민 著,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 유시민의 시각에서 정리한 규범경제학.
- 장하준 著,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경제학'이 아닌, '장하준의 경제학'. 하지만 '역시 장하준!'.
- 홍기빈 著,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 '인간의 욕망은 과연 무한한가'에 대한 철학적 고찰.
- 류동민 著, 「프로메테우스의 경제학」 :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지극히 인간적인 소개.
- 이준구 著,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 MB정부의 경제정책들에 대한 합리적 비판.
- 손해용 著, 「다시쓰는 경제교과서」 : (상당히라 말해질 수도 있을만큼) 보수적인 시각에서 근현대 한국경제사의 매우 적절한 토픽들만을 뽑아 정리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