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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성경책 - 역사 문화 인문지식이 업그레이드되는
나가오 다케시 지음, 전경아 옮김 / 카시오페아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주제 사라마구의 「예수복음」이라는 소설을 읽으려고 펼쳤습니다.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충격적인 내용들이 담겨져 있을거라는 예상을 하긴했었습니다만, 예수님이 잉태되기 이전에 요셉과 마리아가 섹스를 나눈다는 부분을 읽고나니, 뭔가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충격'을 완전히 받지 못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명색이 모태신앙인인 제가 이제껏 성경을 한번도 완독하지 않았다라는 사실이, 성경책은 이제 주일날에조차도 내 손에 들리지 않는다라는 것(요즘엔 대형스크린에 성경말씀과 찬송가 가사가 다 뜨기도 하거니와, 무거운 성경·찬송 합본의 책은 이미 오래전에 아이패드로 대체되었. --;; )이 새삼 '창피하다'란 표현으로 제 머리에 떠오르는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카인」이라는 작품의 출간 기념식에서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성경을 가리켜 "사악한 도덕의 핸드북"이라 비난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반면에, 성경이 기독교 신자에게 주는 의미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인생에 필요한 모든 해답은 성경 속에 있다!"라는 표현 또한 볼 수 있는, 이 상반된 평가에 대해 자신만의 판단을 가지려면 물론 성경을 직접 읽어보아야겠습니다만... 아담 스미스의 경제관을 공부하고 싶다고 2014년 지금 반드시 그가 쓴 「국부론」이나 「도덕 감정론」을 읽어야하는 건 아니.다... 라 생각할 수도 있기에, 우선 '성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들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네! "ring book"의 첫 번째 주제는 바로 '성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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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필요한 모든 해답은 성경 속에 있다!"는 표현을 접한건 다름아닌 바로 이 책 「유쾌한 성경책」에서였습니다. '딱딱한 성경이 말랑말랑해지는 내 생에 첫 번째 성경 읽기'라는 문구도 붙어있는 이 책은 특이하게도 (기독교 신자가 거의 없는 나라인) 일본사람이 쓴 책입니다. 저자는 '성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해주고 있네요.
성경에는 3가지 측면이 있다. 첫 번째는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성전으로서의 면. 두 번째는 역사서로서의 면. 인류의 시작부터 종말(앞으로 닥칠 미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엮은 책이다. 세 번째는 문학 작품으로서의 면. 개성적인 등장인물들이 등장하여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한다. …… 성경을 어떤 측면으로 접하든 그 밑바닥에 흐르는 '단 하나의 본질'은 …… <성경>이 '하나님과 인간의 계약서'라는 사실이다. 이 세상을 창조한 하나님은 이 세상을 '바르고 선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 관리와 지배를 인간에게 맡겼다. 그리고 <성경>에는 이 세상의 관리를 맡은 인간의 사명과 그 사명을 다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은총이 기록되어 있다. 또 사명을 잊고 사리사욕에 눈이 멀었을 때 받을 죄에 관해서도 소상히 적혀 있다. 그야말로 하나님과 인간의 장대한 '계약서'인 셈이다. …… <성경>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사 '약約'이란 '신과 인간 사이의 계약서'를 의미한다.
이 책 「유쾌한 성경책」은 성경의 이러한 세 가지 측면 중, '역사서'로서의 성경을 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 신자의 입장에서 쓰여지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느껴질만한 표현들도 종종 등장합니다. '전지전능'으로 묘사되는 하나님에 대해 '악마의 등장은 하나님의 계산착오였다'고 이해해야 옳다라든가 하나님은 "선과 악을 아는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죽는다. 그러니 먹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말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속인 것이다. 반면, 뱀은 유혹은 했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라는, 기독교 신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표현들이 대표적이지요. 하지...만!!! 신앙이 지식이 아니라 믿음이 바탕이 되는 것라고는 하지만, 믿음 또한 기본적 상식의 바탕위에서만 성립될 수 있다는 생각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러하기에 지리산 도령의 말에 나는 믿음을 줄 수 없는 것이다라 말할 수 있다라면, 기독교 신자이건 아니건 성경에 관한 궁금증은 일단 다 펼쳐놓아보는 것이 옳겠지요.
하나님에게 선택받은 민족인 이스라엘인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바로 '구약'입니다. 제목처럼 매우 쉽게 설명되어 있는 구약의 이야기는 어쩌면 예수님의 등장을 설명하기 위한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처음 해보게되더군요.
에덴동산에서 쫒겨난 아담과 이브 …… 얼마 후 두 사람은 아들 형제를 낳았다. 첫째 카인은 농부가 되었고 둘째 아벨은 양치기가 되었다. …… 인간의 조상을 보면 1대(아담)가 일찍이 하나님을 속이려고 한 '사기꾼'이었고, 2대가 형제를 죽인 '살인자'였다. 말하자면 인간은 태초부터 '어둠을 간직한 존재'였다. 그리고 금단의 나무 열매에서 '지혜'를 얻은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한편 그 '지혜' 덕분에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키고 번영을 누렸다. 이 번영의 규모와 속도는 본래 하나님이 주려고 하지 않았던 지혜에서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예상을 뛰어넘은 일이었다. 아담이 죽고 10대찌에 이르러 인간은 문명과 부를 구가하고 향락에 취했다. 오만해진 안긴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감사한 마음을 잊고 타락에 빠졌다. 하나님은 고민했다. 인간을 이대로 두어도 되는가,하고.
리처드 도킨스 교수가 「만들어진 신」에서 "모든 아이들, 심지어 태어니기 전의 아이들까지 까마득히 먼 조상의 죄를 물려받는다고 주장하는 윤리철학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인간의 '원죄'라는 것이 결국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시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중요한 시기마다 선택한 남자를 등장시켜 세상을 옳바른 방향으로 이끌게 하셨습니다. 그 첫 번째 인물이 아담이고 두 번째가 노아였으며, 세 번째 지도자가 바로 아브라함이었었지요.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인간일지라도 어차피 '원죄'를 짊어진 존재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이기에, 인간을 지도자로 선택해봤자 인간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인간을 뛰어넘는 지도자'를 인간들에게 보내자!라고 결심하신 하나님께서 바로 예수님을 인간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마지막 카드로 이 세상에 보내셨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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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에 대해 "사람들을 바른길로 인도한 지도자이며 하나님의 손에 창조된 '인간의 몸과 마음'을 지닌 남자. 인간의 손에 키워지고 인간에게 사랑을 받고 인간을 사랑한 남자. 인간의 마음과 몸을 가졌기에 '인간으로서의 고통'을 투구보다 잘 알았고 끝내 그것을 이겨낸 남자. '인간의 아들'이었으며 동시에 하나님을 아버지로 가진 남자"라 저자가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부터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기독교 신자로서 바라본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아닙니다. 주말 오후 한나절이면 다 읽어낼 수 있겠을 분량, 게다가 초등학생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쉽게 쓰여있으며, 주제의 설정 또한 '내 생애 첫 번째 성경 읽기'라는 한계에 걸맞게 되어 있는... 그러하기에!!! 성경을 단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모태 신앙인인 저에게 아주 적절한 책이었습니다...만 또한 그러한 이유들로 인해 적지않은 부족함이 느껴지기도 했던 책이었습니다. 성경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한 권, 그리고 기독교 신자가 보는 성경은 어떠한가에 대해 말하고 있는 또 한 권의 책을 읽고나면... '성경'이라는 주제로 묶여질 첫 번째의 열쇠고리도 나름 구색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다보면... 제 독서의 가장 힘든(?) 목표인 '성경 완독하기'도 머지않아 가능해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