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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모옌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 2014,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
▶
「인생」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80일간의
세계일주」 →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이런
곳에도 '재패'나 '지배'라는 말을 써도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노벨 문학상 수상을 두고 문학 분야에서의 '세계를 재패했다'라 말할 수
있는거라면!!!이라는 이유로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의 꼬무책('꼬리를
무는 책'의 약자로 CBS FM의 어느 프로그램에 있는 '꼬무송'에서 차용해왔습니다)으로 중국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인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를 집어들었습니다....만.
……………………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소(牛)> 그리고 <삼십 년 전의 어느 장거리 경주> 이렇게 세 편의 소설 모음집입니다.
이 중 가장 짧은 분량의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를 책의 제목으로 꼽은 이유를 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 소설이
가장 유명하거나 작가의 대표작이어서겠지요. (헌데
그나마)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은 마지막에 실려 있는 <삼십 년 전의 어느 장거리 경주>였고, 그 다음으로는
<소>였습니다. 반면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는 다 읽고 나서도 도대체 이 소설이 뭘 말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
세 편의
작품 모두 평범한 사람들 - 그들의 면면이 평범하다기보다는 소위 말하는
경제적 · 정치적 계급에서의 평범함 - 의 이야기입니다. '평범'이란 단어가 쓰였듯, 소설들 속엔 또한 그들 위에 군림(?)하는
권력층의 모습들 또한 등장합니다. 소설들에 등장하는 이 평범한 사람들은 예의 (작가의 표현 하나를 빌자면) '현재보다 백배 천배 순결했으며, 오늘날처럼
여러모로 건전치 못한 사상을 지니지는 않았'던 사람들로 묘사되어 나오죠.
어쨌든
책의 제목으로 뽑혀져 있으니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주인공 딩스커우는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을
철강공장에서 일을 했던 노동자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공장을 제 집삼아 살아온 덕에 표창도 많이 받은 노동자였습니다만, 회사의 경영 악화로 인해
정년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사십 여년을 일해왔던 공장에서 강제은퇴를 당하게 되지요. 이후
그는 생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매우 독특!한 사업 아이템을 하나 구상해내어 여름 한 철 꽤나 짭짤한 수입을
올리게 됩니다.
뭐...
대충 이런 줄거리의 소설입니다. 여기에서 딩스커우처럼 강제해직을 당한 동료들은 자신들 또한 어려움 속에서 생활하지만 서로를 돕는 일에는 주저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만, 상황을 그렇게 만든(것으로 그려지는)
경영자와 부시장 등은 여전히 고급차를 몰고 다니지요. 작가 모옌은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와
<소>를 통해 이처럼 권력을 가진 자들은 비꼬고, 그들에게 지배(?)를 받고있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인간의 도리를 지키는... 뭐 대충 그런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런 시선은 '권력VS평범'의 구도가 가장 약한 <삼십 년 전의 어느
장거리경주>에도 빠지지는 않아, "우파들은 농사를 짓지 않고도 우리 농민처럼 여전히 먹고 산다. 빈농과 하층 중농은 땅에 씨를 뿌려 거두지
않으면 굶어 죽어도 울 땅이 없다."는 표현이 등장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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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것을 향해 나쁘다라 말할 수 있는 것이 때로는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할 때가 있었었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혹은 중국은) 그런 상황에 처해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예를 들어, 예전에
제가 썼었던 한 표현처럼 '서민은 선하며, 선하기 때문에 옳고, 옳기 때문에 그들의 잘못에는 분명 피치못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란 매우 교조적인
사고방식을 여전히 저는 매우 싫어하기에, 혹... 제가 이해해내지 못한 다른 커다란 교훈이 이 세 편의 소설들이 담겨져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길지도 않은 이 세 편의 소설들을 읽어내는 시간이 은근 지겹기만 했었습니다. 마치 초중고, 심지어는 대학을 졸업하는 그 순간에까지도
변하지 않았던 교장/총장 선생님들의 축사와도 같은 이야기들이었다랄까요?
소설을
통해 매번 어떤 교훈을 얻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없습니다. 아무런 교훈 없이도 그저 읽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읽기'에
들어간 저의 시간과 노력은 충분이 보상받을 수 있는 거니까요. 어쩌면 재미를 얻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라는 게 맞는지도 모를정도로 말이죠.
허나...
"해학과
입담 넘치는 스토리텔링, 풍자와 현실 묘사를 넘나드는 비판의식, 중국 인민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 중국어권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옌이
그려 보이는 민중들의 생명력 넘치는 삶의 풍경!"이라 씌어져 있는 책 뒷표지의 문구에 어떻게... 단 한 구절도 동의할 수 없는건지, 도대체 이
작품들의 무엇이 대단하다는 건지 끝끝내 알 수 없었습니다. 뭐... 아직도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제 이해의 깊이가 충분치 못함을 그저 아쉬워하고
탓해야만 하는 게 맞는거.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