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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가 직장에서 이토록 쓸모 있을 줄이야
한정엽.권영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일의 언어는 일상의 언어와 다릅니다. … 한국어를 능숙하게 한다고 해서 일의 언어도 능숙하게 하는 건 아닙니다."(pp4~5) …… "숫자'는 혼돈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곧', '최선을 다해', '상당히', '꽤', '한동안', '열심히', '많이', '매우' 등의 추상적인 단어는 일의 언어가 아닙니다. … '많이' 대신 '15%', '한동안' 대신 '3개월', '최선을 다해서' 대신 '1억 원을 투입하여' 등과 같이 숫자로 이야기하는 겁니다."(pp76~77)
- 박소연,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중, 더퀘스트, 2020.
위 인용문 뿐만 아니라, 저의 실제 경험을 보아도 --- ①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어가기 위한 업무 과정을 진행하고, 그 과정의 결실을 (보고하기 이전에) 자평하며, ②특정된 형식을 취한 채 상대방에게 조직 내에서 저라는 개인과 제가 속해 있는 부서의 존재 이유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보고서의 질(quality)은 결국에는 '계량화 정도(程度)'의 문제로 귀결된다 생각합니다. (블로그에 쓰는 글처럼, 읽혀지는 것보다는 표현하여 기록으로 남긴다라는 것에 중점이 찍혀진 개인적 수필이 아닌) 금전적 거래가 수반되고 있는 조직 생활에서 일 개인 그리고 특정 부서의 존재가 회사가 제시한 목표/가치에 어느 정도나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가/있을 것인가를 증명해내는 '보고서'라는 글은 그 특성 상,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한들) 계량적 수치를 포함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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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를 공부하는 목적은 달라도 목표는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바로 재무제표 읽기입니다. … 기업들이 당면한 이슈는 재무제표에 숫자로 반영됩니다."
- 김수헌·이재홍,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 했다」중 p6, 어바웃어북, 2018.
재무(finance)의 목적이건, 관리의 목적이건 회계를 공부하는 목적이 결국엔 '재무제표'를 이해해내기 위함이라는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A라는 회사의 재무제표는 --- 자사 경영진에게는 향후 전략 수립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자료로 사용되며, 주주에게는 투자자의 관점에서 읽혀질 것이고, 경쟁사에게는 비교 수치를 제공하는 자료로 기능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A라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말단 사원은, 특정 부서의 부서장은 어떤 이유로 자사의 재무제표를, 더 나아가 '회계'라는 분야를 이해할 수 있어야하는 걸까요?
결국 회사가 원하는 것은 이 사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고, 그 성장의 모습을 가장 효율적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때 기준이 되는 수치들은 모두 예외 없이 회계적 지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 숫자로 소통하고 숫자로 구성된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숫자가 가진 함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직장인들이 회계를 알아야 하는 이유이자 경영진이 원하는 업무 방향이기도 합니다.(pp 44~45)
(회계사가 아니라면) '회계'라는 것은 조직 생활에서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닌) 일 수단이며, (회사 생활을 취미로 하는 게 아니라) 언젠가는 경영진의 일원이 되기를 욕망하는 직장인에게 "재무회계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관리회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역량"(p73)은 반드시 갖춰야하는 자질이라 이 책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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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이 제때 결정을 내리지 않거나 필요한 지원을 해 주지 않아도 그를 원망하지 말라.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 상관이 결정을 내리고 자원을 배분하는 데 필요한 중요 전보를 전달하기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라."
- 조코 윌링크 · 레이프 바빈, 위의 책 p273.
내가 지시를 할 수 있는 사람보다, 나에게 지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을 때엔 위의 이유로, 시간이 흘러 내게 주어진 책임의 무게가 커져 있을 때엔 또한 다음의 이유로, '회계'라는 수단이 필요할 겁니다.
"승리한 군대와 패배한 군대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경제 기초와 군사력 등의 객관적 요소의 차이이며, 이를 비교·분석한 뒤에 비로소 승리를 점칠 수 있으며 전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손자의 기본 입장이었다."
- 손자 (김원중 譯), 「손자병법」중 p22, 휴머니스트, 2016.
'회계 지식을 설명하는' 일종의 실용서로 소개되는 것 보다는 --- 물론, 기초적인 회계적 지식을 담고는 있습니다만, 그 분량에 관계 없이, (회계 전공자가 아닌, 실무로 회계를 익힌 저자들이 적어낸) 회계를 왜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이 유독 돋보였던 책이기에, (시중에 나와있는 수많은 회계 입문서를 읽기 이전에) 회계를 알아가는 여정 중에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다지는 것으로 읽어낼 때 극대화된 효용성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그래서,
"리더는 뭘 할지를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왜 하는지'를 설명하는 사람이다."
- 조코 윌링크 · 레이프 바빈,「네이비씰 승리의 기술」중 p105, 메이븐, 2019.
다음 주 월요일,
'왜 하는지'에 대한 아주 간략한 설명을 들은 후, '뭘 할지'(=이 책을 읽어라!)를 지시받는 직원들이 있을 듯.
※ 읽어 본 회계 입문서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