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 100만 독자의 삶을 바꾼 세계 최강의 멘탈 트레이닝
조코 윌링크.레이프 바빈 지음, 최규민 옮김 / 메이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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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씰의 탁월한 리더들에게는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임무뿐만 아니라 임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어떤 경우에도 다른 팀원을 비난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실수로 임무가 실패로 돌아가도 남을 탓하지 않는다. 변명도 하지 않는다. 위기나 장애물을 만나면 불평하는 대신 대안을 궁리해 문제를 해결한다. 맡은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자산, 인간관계, 자원을 총동원한다. 그리고 자존심을 억누르고 임무와 부하들을 앞세운다. 우리는 이를 '극한의 오너십'이라고 한다.(p10) 


두 저자는 이 책의 원제인「Extreme Ownership」을 위와 같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전편에 걸쳐 두 저자들이 강조하고 있는 '극한의 오너십'은 결국 "리더는 자기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의 오너가 돼야 한다."(p33)라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지요. 그러나, 리더에게 요구되는 '오너십'이라는 것이 그에게 허여된 권한만을 강조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네이비씰에서는 팀이 전부다. 전체는 부분의 총합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 … 팀이 없다면 리더십도 존재할 수 없다.(pp15~16)


리더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팀의 성공'을 위해서이기에, 그 팀을 이끄는 리더에게 위와 같은 오너십이 필요하다라는 것이죠. 사실 이게 별반 새로운 건 아닙니다. 기술하는 시각은 다르지만, 팀웍의 중요성은 얼마 전 읽었었던「장사의 기본」에서도 똑같이 강조되고 있었죠.    


"나는 회사든 가게든 팀워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강조하는 부분은 '자책하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팀에 문제가 생겼을 때,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자신의 책임으로 인정하는 팀이 '자책하는 팀'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가 '네 탓이요'라고 발뺌하는 팀은 좋은 팀이 아니다. 좋은 팀, 강한 팀은 다름 아닌 '자책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 오카무라 요시아키,「장사의 기본」중 p92, 부키, 2019.


다시, 네이비씰로 돌아가 --- 이 책의 두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임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 '자기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예의 우리가 예상하게 되는 '내가 주체가 되어 내릴 수 있는 결정의 범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상부에서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한다면 그건 상부가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보고하지 못한 우리 잘못이야. 그들이 우리를 이끈다고 생각하나? 그들을 이끌어야 하는 건 우리야. … 리더십이란 지휘 계통의 아래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야. 위로도 흐르지.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의 오너가 되어야 해. 그게 바로 극한의 오너십이야.(p271)


나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더 나아가 나에게 지시를 내리는 상급자의 결정까지도 포함하고 있다라는, 그야말로 '극한'의 경지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저자들의 "남을 탓하거나 남에게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p33)라는 충고는 나의 부하직원 뿐만이 아닌, 나의 상급자가 내리는 결정까지도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는 마음자세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상관이 제때 결정을 내리지 않거나 필요한 지원을 해 주지 않아도 그를 원망하지 말라.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 상관이 결정을 내리고 자원을 배분하는 데 필요한 중요 전보를 전달하기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라.(p273)


이런 마음자세의 부하직원이 있다면, 정말 리더 역할 할 맛 나겠죠? 여기서 --- 이 책의 나름 인기 비결이, 어떠한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인가를 배우려는 독자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본인의 상급자가 영 맘에 들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이들도 어느정도는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말해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가 소위 말하는 '진정한 리더'에 목말라 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란, 제가 왜 이 책의 소개글에 흥미를 느꼈고 결국엔 구매하여 읽게 되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저 역시, 그 두 가지 모두를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라 이야기할 수 밖에 없겠는 (뭔가 개운치 않은) 생각을 해보게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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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든 뭐든 간에 성공한 남의 이야기에서 배울 건 그다지 많지 않다."


- 이건범,「파산」중 p13, 피어나, 2014.


이 구절을 읽기 이전부터, 이 말이 맞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리고/그러나 그러한 저의 가치관은 (이건범이 의미했던 바와는 달리) 오만함으로 이어졌었고 결국 행복하지 않은 결말을 겪을 수 밖에 해주었었죠. 이건범의 위 일갈은 사실,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에서 우리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고 반사실1은 알 수 없다."

나카무로 마키코 · 쓰가와 유스케,「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중 p47, 리더스북, 2018.


누군가의 성공 스토리를 (왜 그가 성공했는가는 물론) 나는 왜 이루어내지 못했는가에 대한 반성을 요구하는 것이라 이해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 나를 책임져주는 사람 없이 많은 사람들을 책임져야 했던 저의 지난 '15년'동안 과연 저는,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극한의 오너십을 지닌 리더'이지 못했었음을 너무나 명백히 자인할 수 밖에 없지요.  


훌륭한 리더는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는 동시에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한다.(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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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사람에게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지 말라. 대신 '이것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p274) … 즉 수동적인 실행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지휘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p218)


'상급자에게는 주관식 질문을 하면 안 된다, 상급자에게는 항상 객관식으로 질문을 해라' --- 제가 부서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저 또한, 저의 상급자에게 객관식의 질문을 하지요. 허나, 이 책은 객관식 질문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본인의 분석에 의한 답안의 제시까지가 결부되어야 한다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반복되어 각자의 몸에 익숙해 진다면 언젠간 결국,


모든 리더는 자기 없이도 조직이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p321) 


말년 병장이 제대하면, 그 후임이 또한 언젠가 말년 병장이 되듯, 개인에 의존하는 조직이 아닌 '시스템에 의존하는 조직' 이 완성되는 것이겠죠. (뜬금없이, 위 문장에서 한 가정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언젠간 죽을, 모든 가장에게 해당되는 뭐 그런 의미로 말이죠.)


저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람의 숫자보다는, 제가 지시를 내리는 사람의 숫자가 훨씬 큽니다. 그래서/그러하기에 --- 위/아래만을 나타내는 단어인 '상급자/하급자'의 단계 뿐만 아니라, '이끄는 자'로서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설명해주고 있는 다음의 구절들이 참으로 인상깊게 남았기에,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그 조직을 이끄는 사람에게, 본인이 속해 있는 조직의 리더가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에게도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 추천해봅니다.


● "하급자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극한의 오너십을 지닌 리더는 하급자를 질책하기 전 자신을 돌아본다.(p53)


● "리더는 뭘 할지를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왜 하는지'를 설명하는 사람이다.(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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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상문을 다 적고 나니 갑자기, 


"인간의 삶이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로구나.(p190) … 이제 더 이상 고개 숙일 염치도 없으나 나는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고만. 아무리 몸부림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정도 뿐이었네."(p197)


- 아사다 지로,「칼에 지다(下)」중, 북하우스, 2004.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헌신'을 보여주었다 생각되는 인물인 요시무라 간이치로가 죽음을 앞두고 했던 위 두 마디가 하릴없이 제 가슴에 남습니다. 한 회사의 장으로서의 제 과거가, 한 부서의 장으로서의 제 현재가,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의 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부디, '아무리 몸부림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정도 뿐이었네'라는 탄식으로 가늠지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願)을, 끝내 이루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 "반사실이란 '만약에 OO을 하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식으로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가정하는 시나리오를 가리킨다. … 인과관계의 존재는 원인이 발생한 '사실'의 결과와, 원인이 발생하지 않은 '반사실'의 결과를 비교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자." - 같은 책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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