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4 - 4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4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토지14권, 4부 2권이다.

•두만네와 두만의 갈등
•임명희의 가출
•윤국의 근황
•석이네의 근황
•유인실과 일본인 오가타의 안타까운 사랑
•관수의 딸 영선의 결혼
•길상의 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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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최참판댁을 제외하고 평사리에 살았던 주민들 중 가장 그래도 넉넉히 살고 있는 집은 두만네 집일 것이다.
아들 두만이는 조강지처인 기성네를 버려두고 서울서 데리고 온 첩 서울네와 함께 살고 있다. 진주서 서울네가 차린 비빔밥집이 장사가 흥해 부를 축척하고 이제 양조장까지 운영하고 동네 유지가 되었다. 그리고 두만이는 자신의 집이 과거 최참판댁 종이었음이 싫어 가는 곳 마다 최참판댁 헌담을 한다.
조강지처인 기성네가 부모님을 봉양하고 있음에도 일년에 한두번 얼굴도 비치지 않고 조강지처를 헌신짝 버리듯 하는 두만이는 제사를 지내러 본가로 왔다가 뒷날 아침 두만네 부부와 한바탕 싸움을 하게 된다.
어머니가 조강지처 기성네와 서울네를 비교하는 것이 영 듣기 싫은 두만이는 땅을 모조리 며느리 기성네의 명의로 해 놨다는 아버지말에 분노하고 미쳐 조강지처를 개 패듯이 패고 다시는 부모를 보지 않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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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와 이혼을 결심한 명희는 용하에게 강간 비슷한 능멸을 당하고 집을 나와 친구 여옥과 함께 지내다가 여옥의 소개로 통영의 보통학교 교사 자리로 가게 된다.
그녀가 택한 과거 조용하와의 결혼 생활은 그녀에게는 너무나 큰 상처를 주었고 그녀의 고통은 가실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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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국은 학생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부유한 지주 계급이라는 것에 못마땅함을 느낀다. 아버지 길상의 출옥을 기다리는 윤국은 어머니 서희로 부터 주막집 처녀 숙이를 만나는 것에 대해 추궁을 당하게 되고 아버지 길상과 관련하여 계급에 대한 말을 언급함으로써 서희에게 종아리를 맞게 된다.

" 하지만 말입니다. 꼭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버님을 어머님 계급으로 끌어올리려는 생각은 마십시오. 어머님이 내려오셔야지요. 저는 때때로 슬프지만 아버님을 부끄럽게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나으리마님, 사랑양반, 그것은 아버님에 대한 모욕입니다! 조롱입니다!" - P182


윤국의 종아리를 때리고 하는 서희의 말은

" 너의 말은 어떤 면에선 옳다. 그러나 자식으로서 불손한 그 태도에 매를 들었느니라" - P183

이 장면에서는 서희가 너무나 멋지게 느껴졌다.
참으로 근엄한 곧은 여자이자 어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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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이네를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일본 순사에게 남편을 잃고 과부 혼자 아들을 키우면서 오직 아들 석이가 잘 되기만 바랬던 그녀였으나 석이가 독립운동에 가담하고 또 봉순과의 관계에 대한 소문때문에 이혼하고 이제는 석이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길 없어졌다. 석이를 기다리면서 손주를 키우는데 이제는 형편이 좋지 않은 큰 딸네 가족까지 얹혀져 석이네의 삶이 참으로 고단하다. 석이네로 와 함께 살게 된 큰딸네의 행실에 관한 소문이 마을 사람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중에 작은 딸이 엄마를 뵈러 석이네로 오게 된다. 엄마인 석이네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되어 작은 딸이 해대는 말들은 모두다 옳다.
어찌 그리 살만한 시절은 오지 않는건지... 석이네가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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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유학을 갔다가 인연이 되어 일본인 오가타를 사랑하게 된 유인실. 오가타는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조선 독립운동에 관여하여서 체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반일 감정이 철저한 유인실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일본인임에 마음이 괴롭다. 그래서 그녀가 오가타에게 쏟는 그말이 너무나 날카로움에도 그리하여서라도 오가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끊으려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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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이 드디어 출옥을 한다. 출옥 후 그의 행로는 어찌될 것인가 했더니 절에서 금어가 되려는 생각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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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선은 관수의 딸이다. 어느 날 아비 관수의 손에 끌려 어디론가 가게 된 영선은 오랜 시간이 걸려 도착하게 된 곳은 강쇠의 집이었다. 그리고 영선은 강쇠의 아들인 휘와 혼인을 하게 된다.
얼굴도 모르고 자신의 선택이 아닌 순종의 삶을 살았던 당시의 여성의 삶을 보는 것 같아 참 가엾었다. 꽤 배우고 예쁜 여성이었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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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권의 앞부분에는 시대적 상황에 관한 인물들 간의 대화를 통해 의견들이 피력된다. 그 내용을 읽고 보니 이는 작가 자신의 생각과 근저의 사상들임을 알 수 있다. 그 내용들이 결코 가볍지 않고 또 말하는 인물들과 잘 맞게 흘러 나오는 것을 보느라니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정말이지 대작가구나 싶다.


14권에서는 크게 사건의 발생이나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인물들의 삶의 모습만 보인다 .

15권에서는 좀더 흥미롭게 소설이 진행되어졌음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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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3 - 4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토지 13권, 4부의 1권이다.


•김환이 죽은 후 쓸쓸한 강쇠
•홍이의 근황
•조용하와 임명희의 결혼 생활
•환국의 시국에 대한 관심과 학생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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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이 죽은 후 그를 무척 따랐던 강쇠는 마음 둘 데가 없는 것 같다. 힘든 마음에 종종 그의 마음 속의 김환과 대화를 하기도 한다.

"오살 놈의 김환아!"
고함을 질러놓고 소리 내어 웃는다.
"그 빌어묵을 김환의 넋이라도 실맀단 말가, 성님!, 성니임!, 와이리 오만간장이 찢어질라 카는지 알믄 말 좀 해보소오!"
​하얀 능선이 허허롭다. 코를 풀고 옷섶에 손을 닦는다.
'성님' -----흠-----
'참말로 전디기가 어렵소'
----견디어 보아라----
'이러크롬 서러븐 것은 무른 이치 때문이까요'
----핏줄때문이네=-----
'핏줄이 머길래'
----징그럽게 질긴 거지 뭐겠나, 늘 가슴이 떨리는 것----
'와 떨릴가요'
---죽어야 하기 때문이며 이별해야 하기 때문이며 끝날 수 없는 한을 남기기 때문이며-----
- 4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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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는 아버지 용이가 죽은 후 만주로 갈 것을 계획한다. 그런데 새해 첫날 마을의 오서방과 우가의 싸움을 말리다 그만 우가는 죽고 홍이는 낮에 찔려 병원에 입원을 하고 퇴원을 한다. 전에 홍이가 월선의 환영을 보았을 당시의 불길한 느낌이 그것이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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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국과 환국이는 어느덧 청년으로 성장했다.
윤국은 그 위치가 장남이기에 집안의 기둥으로서 자신을 절제하며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고 살아 간다. 그런 형과는 달리 동생 환국이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다.
자신의 의지로 행동하고픈 윤국은 어느 날 가출을 해서방황을 하고 돌아오게 된다.
이제는 정세와 시국에 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 윤국.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도 항일운동이 움트고 있는 모습이었고 그것은 혈기 왕성하고 행동파인 윤국의 마음에도 불을 지른 듯 하다.

"1924년 광주고보와 광주중학교(일본인학교) 사이에 있었던 야구 시합에서 시작되는 안동(安東)라는 일인 삼판이 편파적이 심판을 함으로써, 항의한 광주고보생이 심판을 구타하고 맹휴로 들어간 사건 그 사건이 돌발적인 것으로서 몇몇 학생이 퇴학하는 것으로 끝났으나 응어리가 남아 있었던 것은 두말할 낭위 없었다. 그 후 1926년 사회주의 물결을 타고 농민운동, 노동운동이 구체성을 띰과 동시에 광주고보를 중심으로 하여 농업학교 학생 몇명이 성진회(醒辰會)를 조직하였으며 1928년 광주고보와 농업학교 맹휴사건을 지도했던 것이다. " - 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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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희의 결혼 생활은 그야말로 "의미없다" 이다.
남편 조용하는 결혼전 동생 조찬하가 임명희를 마음에 둔 것에 대해 결혼 후에도 그 앙금이 남아 있고 명희와 찬하가 함께하는 자리는 늘 불편한 분위기다.
어느 날, 명희는 후배를 역에서 배웅하다 만주 여행을 하고 돌아 온 조찬하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함께 집으로 돌아 온다.
이에 조용하는 조찬하, 오빠 임명빈을 불러놓고 뜻밖의 이혼 선포를 하지만 조찬하의 예기치 않은 반응과 명희의 명쾌한 이혼 승낙에 당황한다. 그리고 명희가 끝까지 이혼을 요구하자 명희를 별장으로 데려가 강간(?)을 한다. 그 충격에 명희는 자살을 시도 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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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힘겨운 삶들이다.
일제 식민지 하에 조선으로 들어 온 일본인에게 그야말로 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조선인의 모습을 책으로 접하는 것 역시 참으로 비참하다.
그러나 그 와중에는 신물물은 어줍잖게 접한 신지식인과 권력가들, 썩은 인간들의 모습에서는 구역질이 난다. 참으로 혼란스러운 시대이다.

언제부터인지 등장한 새로운 인물들에 의해 전개되어지고 있는 토지. 이 토지는 '서희' 만의 토지는 아니었던가 싶다. 그녀가 지금 껏 이룬 부와 삶들이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되어질지 큰 흐름의 주를 이룰지는 더 두고 보아얄 듯 하다.

다만 역사의 큰 흐름 안에서 곳곳에 새롭게,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고 낯설지 않게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 삶과 죽음을 읽는 재미도 제법 크다.
인물 사전이 따로 있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야 할 정도의 많은 수의 인물들을 제각기 개성있게 또 저마다의 사연으로 이룩하여 낸 작가의 필력에 정말이지 놀랐다.

아직도 광복까지는 많이 남은 듯 한데... 앞으로의 이야기는 또 어떻게 전개되어질지.. 아픈 이야기가 많이 남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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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2 - 3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2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토지12권 , 3부 4권이다.

마찬가지로 몇가지 주요 사건을 정리해보면

•봉순(기화)의 죽음
•용이의 죽음
•이상현이 봉순의 소식을 듣게 됨.
•조준구의 근황
•서희가 봉순의 딸 양현을 맡아 키움.
•한복이의 근황
•환국의 진학


어째 토지를 12권 째 읽어 오며 기억에 남는 건 사람들의 죽음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읽어 왔고 더구나 작가는 그 죽음 참 간단하게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한다. 어쩜 죽음에 그리 초연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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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을 잡히게 했던 지삼만은 측근에 의해 죽음을 맞이 했다. 인과응보 자업자득이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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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기화)의 죽음 역시 다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소문과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봉순의 인생이 참으로 가엽다. 한 곳에 ,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늘 떠돌아야 했던 바람같던 구름 같은 그 인생사... 그리고 기어코 강물에 목숨을 던진 가엾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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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과 이상현 사이에 생긴 봉순의 딸 양현은 서희가 맡아 키운다. 양현은 서희를 어머니로 환국과 윤국을 오빠라고 부르며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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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용이가 죽었다... 왠지 모르게 정이 들었던 인물...
사랑에 살고 사랑으로 힘들었던 그가 기어이 죽음을 맞이 하고 만다. 그의 인생 역시 평탄치 않았고 그 때마다 우유부단해서 주변인들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또 그렇게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그가 안타깝기도 했다.
그를 두고 떠나지도 못했던 아들 홍이는 그가 죽은 후 간도 용정으로 향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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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가 자신의 딸을 낳아 기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해하던 이상현은 만주로 와 있었다. 그는 만주에서 봉순이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듣게 되고 뒤늦게 회한에 사로잡힌다. 자신의 딸 양현에 관한 생각과 죽은 봉순의 인생을 망쳤다는 것에 대한 자책이다.
그리고 자신의 소설 원고료를 임명희를 통해 딸 양현에게 건네줄 것을 부탁하기도 한다.
참 답답한 인사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양반, 지식인이 다 뭐람...


" 지금까지 내 몸속에 우글거리던, 중요하지 않았던 것을 모조리 쫓아내고 생각한 것은 그 중요하지 않은 것에 우리가 얼마나 얽매여 살아왔던가 그 일이었소. 얽매여 살아왔다, 하면은 사람들은 웃을것이오. 이상현이 언제 얽매여 산 일이 있느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나는 어느 누구보다 얽매여 살아왔다 할밖에 없소이다. 일견 얽매여 사는 것 같은 그런 사람 이상으로. 나는 그것을 풀려고 끝없는 도피의 길을 찾아다녔던 것이오. 그러나 나를 얽어맨 그것들이 사람 사는 데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내가 자유인 것을 깨달았고 정직해지는 것을 느꼈소이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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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조준구가 등장했다. 쫄딱 망한 조준구는 평사리 최참판댁을 서희에게 5천 원을 받고 되팔았고 그 5천 원으로 전당포를 하고 있다. 악덕 전당포...
곱새 도령이라 불리었던 아들 병구를 내버리고 혼자 잘 살려했던 그는 부인 홍씨가 죽은 후 남긴 재산에 탐을 내고, 또 병수가 낳은 아이들이 모두 잘생기고 또 훌륭히 잘 컸다는 소문을 듣고 병수를 만나러 간다.
병수는 그런 아버지를 따뜻히 맞고 홍씨가 남긴 재산도 자신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참 신기한 노릇이다. 애비는 그모양인데 그 아들은 어찌 이리 다를 수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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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이는 일본 앞잡이를 하며 형 거복(김두수)이가 보내준 돈에 마음이 괴롭다. 그렇다고 마다하기엔 그의 처지도 좋지는 않다. 그래서 그는 그 돈으로 아들의 학비를 댄다.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자신의 아버지의 죄가,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이 평생 짊어지고 다녔던 그 죄스러움을 자신의 아들대에는 물려 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더 배우기를 바랬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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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의 큰 아들 환국이는 어머니인 서희의 뜻을 따라 법학도의 길을 걷기 위해 유학에 나선다. 그는 아버지인 김길상의 피를 받아서인지 미술에 재능이 있었고 그 역시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접게 된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했기에, 그는 장남이었기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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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국이를 좋아했던 홍성숙의 조카 양소림은 야먕을 가진 의전생 허정윤과 결혼한다. 손등에 커다란 혹이 있어 치명적인 흠을 가진 양소림은 결국 그의 사랑을 꽃피우지 못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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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친일파로 돌아서는 사람들,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문인 이광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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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의 죽음을 읽으며 또 그 끝내 살아 남아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악인들을 보면서 사람의 인생이란 다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 주갑은 중얼거리다가 킬킬대며 웃는다. 그리고 조끼 주머니 속에서 궐련을 꺼내어 붙여 물고 피어오르는 연기 속의 강 건너편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본다.
"참 세월 좋다. 이리 강물은 맑고 하늘은 높기도 헌디, 수수알갱이 서너 주먹 넣고 끓이면 주린 창자 채울 것을, 워찌 세상의 인심은 그리 험하던고. 고대광실 높이 앉을수록 인심이 험한 것은 무슨 이치며 계급이 높을수록 사람을 많이 직이야 허는 것은 무슨 이치며 배불리 먹고 힘이 쏫아오르는디 게을러지는 것은 무슨 이치며…… 어린 자식 배고파 우는 꼴을 차마 못 보고 천지신명 원망허며 남의 곡식 훔쳤다고 이 뺨 맞고 저 뺨 맞고 아랫도리 벗어야 허는 것은 무슨 이치던고? 어하 이놈의 세상 언제 끝이 날꼬." - p.146


알수 없는 인생이라고 하지 않나...
작가가 그려내는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살고 죽음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

읽을수록 한국인이 반드시 꼭 읽어봐야하는 소설임을 더 절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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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파산 - 장수의 악몽
NHK 스페셜 제작팀 지음, 김정환 옮김 / 다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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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4년 9월 28일에 방송된 NHK스페셜 [노인 표류사회- '노후파산'의 현실] 을 바탕으로 방송내용 외 고령자의 현실까지 포함하여 쓴 르포르타주이다.
먼저 현실부터 직시하여야 한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짙게 보이는 책이었다.

'노후파산', '장수의 악몽' 그 단어부터가 무시무시하다. 어쩌면 누구든 피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사실 '노후파산'이라는 용어를 듣고서 떠올린 것은 젊었을 땐 삶을 헛으로 산 능력없는 가난하고 불쌍한 노인들이었다. 그래서 나의 노년과는 무관한 듯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지 못한 채 책을 읽어 나갔었다.

그런데 책을 읽어 나갈수록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들고 있는 취재 사례들에서 노인들은 정말이지 우리 주변의 흔한 노년기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노후파산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겪고 있는 중이었다. '아... 이거 나와 무관하다 생각해서는 안되는구나' 싶은 것이 걱정스런 마음으로 읽어 나갔다.

노후파산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어났다. 어느 정도의 예금과 소유한 집이 있고, 연금도 부었고, 자식도 있었지만 그들은 노후파산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의 비참한 노후를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 왔는데 결국은 비참하고 어려운 현실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노후파산에 들어 가게 되면 생활보호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문제는, 노인들이 조금의 예금이라도 가지고 있을테면 생활보호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들은 자신의 예금마저도 포기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받게 된다.
한편 노인들은 예금이 없어졌을 때 길거리에 나 앉을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먹는 것을 아끼고 의료비 지출을 아끼며 예금이 줄어드는 것에 전전긍긍하지만 노후파산은 피할 수 없다.

일본의 사례이긴 하지만 우리 나라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에게, 주변인에게 신세를 지거나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라고 말하는 그들, '죽고 싶다' 라고 말하는 많은 노인들의 인터뷰에 마음이 많이 착잡했다.

배우자를 잃거나, 몸이 아프거나, 부양해야 할 부모가 있거나, 자녀의 취업이 어려워져 부모의 연금에 기대 사는 등의 여건에 빠지기라도 하면 쉽게 노후파산이 될 수 있는 사회구조 상의 문제점들도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노후파산이 계승된다는 것이다. 이는 일하는 세대들의 극심한 취업난과 수입의 감소 등으로 점점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부양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또 사회보장제도가 초고령사회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 우리는 어찌해야할까? 대면하기 무섭다고 회피하고 모르는 척 눈감고 있어야할까?

부양하게 될 젊은 층의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그들의 경제력을 탄탄히 할 수 있게 하고 또 출산율을 높여 부양부담을 분산시키는 등의 노력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참 무섭기도 하고 염려가 되는 미래이지만 현실과 가까운 미래를 직시하고 또 주변을 둘러 볼 기회를 제공한 책이었다. 다만 읽은 후에 개운치 않고 걱정을 다 불러 일으킴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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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와 길을 걷다 -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동화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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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소희 그녀를 처음 알게 된 책은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였다. 당시 세 살된 아이와 떠난 해외 여행도 신선한 충격이었고 그보다 더 그녀의 시선과 철학이 참 좋고 그것을 담은 그녀의 글이 더욱 좋았다. 그후 그녀의 책을 찾아 읽은 것이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였고 이것은 힐링육아서로도 통한다고 할 수 있었다. 6살 무렵쯤의 아들과의 대화와 일상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것과 그녀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어 이 역시 참 좋았다. 그리고 작년에 그녀가 낸 소설 <해나가 있던 자리> 역시 잔잔한 감동이 있는 좋은 책이 었다.

그러고보니 그야말로 나는 오소희의 팬이 되었다. 나는 그녀의 생각들이 좋았고 그 생각대로 살려고 하는 그녀의 모습들이 좋았고 그녀의 글들이 너무 너무 좋았다.
여행을 하며 쓴 여행기들을 읽노라면 그녀와 함께 여행지의 이곳저곳을 다니는 듯 했고, 그녀의 여행기에 많은 부분을 차지 하는 현지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직접 그들을 만나 교제한 듯 생생히 느껴졌다.
책을 읽는 동안은 마치 그녀와 딴 세계에 가있는 듯 했다.

이번에 나는 그녀의 동화 에세이 <어린 왕자와 길을 걷다>를 읽으며 어릴적 읽었던 동화에 대한 향수와 오소희 작가의 자신의 생의 기억의 단편들을 함께 들여다 보고 공감하고 또 함께 생각하고 함께 느꼈다.

그녀가 쓴 스무개의 꼭지의 글에는 18편의 동화의 이야기와 그와 관련한 그녀의 일상과 삶의 기억들이 담겨져 있으며 그것은 단지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잊고 있었던,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의 일상의 단면들이었기에 그녀의 글을 통해 따뜻함과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녀를 통해 다시 읽고 다시 재해석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어린 왕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 <창가의 토토>,<마당을 나온 암탉> ,<스노우맨> 등 등을 통해 인생이라는 길에서 언젠가부터 또 어디에서인지 모르게 잃어버린 우리 어른들의 꿈, 희망, 행복 등을 다시금 만날 수 있었다.


"어른이 되면 반드시 두껍고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누가 말했는가? 동화는 독서가 어려워진 이 시대에, 진심이 있는지 잘 모르는 이 시대에, 친절하게도 ‘인생 지도’를 건네준다. 길 잃은 어른들을 위한 가장 아름답게 요약된 진실로서." - 프롤로그 중


따뜻하고 예쁜 표지와 그림이 간간히 있어 그녀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표시해두고 픈 문장들 역시 많아 나중에 다시금 마음이 심란할 때 꺼내어 읽어 보고픈 생각도 든다.


나는 그녀의 글에서 늘 위안을 얻는다. 그녀의 글에는 그녀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삶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지혜 등이 담겨 있다. 나는 가끔은 숨 쉴 구멍조차 없다고 느껴지는 일상에 치여 크게 숨 한번 못쉬는 듯 할 때 그녀의 그런 글을 통해 쉼을 얻고 되돌아 보고 휴식을 얻는다.

이번에 읽은 이 책 역시 어른이 되어서는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 동화를 상기시켜 진정 중요한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지나치는 일상을 다시금 들여다 보게 해주어 참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나에게 진심이 없다면 그것을 어디쯤에서 떨어뜨렸는지 동화가 알려주었다. 나에게 행복이 없다면 그 또한 어디쯤에서 잃어버렸는지 동화가 알려주었다. 동화는 그림으로 된 '인생 지도' 였다. 그 안에 잃어버린 모든 것들의 좌표가 들어 있었다. 꿈, 희망, 행복, 베풂, 안식, 우정……." - 프롤로그 중


마음의 힐링이 얻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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