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집이 있다
지유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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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쉬어 가라 자리를 내어준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십수 년간 집을 떠나 디자이너로 살다가 12년째 되던 해 사표를 내고 집으로 돌아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저자.

자신이 그리워 했고 자신의 기억속 저편에 접어져 있던 소중했던 순간들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자신만의 작품들을 완성시켰다.

빠르게만 변하는 세상, 쫒기듯 살아온 저자에게 집은 쉬어 가라 자리를 내어줬단다.

그리고 그 집에서 그림으로 꺼내진 나무 집에 행복한 자신이 있었다고.

그렇게 시작된 나무 집 그림.

생각해보면 여행에서 돌아와 집을 들어서며 가장 먼저 하는 말도 "집이 제일 좋다~"였던 것 같다.

여행으로 색다른 경험을 얻고 즐거운 추억을 쌓는것도 좋았겠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며 쉴 곳이 되어주는 집.

저자의 책을 읽으며 내가 경험했던 집의 추억들을 떠올리니 그것 또한 좋았다.




저자의 그림은 캔버스가 아닌 단단한 나무 위에 그려졌다.

나무는 휘거나 말리기도 하고 나이가 먹듯 색도 변하는데 그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집과 닮았다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집 그대로의 모습을 실사로 그리는 것이 아닌 저자의 생각과 감정이 포개져 더 따뜻하고 감상적인 그림이 완성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무 집 그림이 더 정겹고 마음에 와 닿는것일지도 모르겠다.

또 그러한 저자의 배려가 더 고맙다.

어느샌가 저자의 시선이 머문 그 곳엔 꽃들이 피어날 것 같다.

이야기가 스며있는 나무 집 그림.

저자와 마주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옛 추억을 떠올리는 듯한 시간이었다.

그림을 보며 글을 읽으니 포항도 가고 싶어지고 시계할아버지도 만나고 싶어진다.

그녀가 건네며 완성시킨 그 때의 그 집이 지금은 나무 집으로 또 다른 생명을 얻었기에 그 감동이 배가 된다.

추억의 집 p61

저자의 추억속 기억들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그 기억 속 집들을 보는 재미도.

자신의 첫사랑을 떠올리기도 하고, 고모에게 건강하시라 안부도 묻는다.

나도 덩달아 추억속의 집들을 떠올린다.

어렸을 적 살았던 연립주택.

아빠와 엄마가 저녁예배를 가시면 무섭다고 동생과 문을 꼭꼭 잠그고 잠들었다.

그리곤 아무리 아빠 엄마가 초인종을 눌러도 깨지 않아 결국 아빠는 옆집에서 우리집 베란다로 들어오시곤 했다.

ㅎㅎㅎ

낮은 층이여서 다행이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내가 저자였다면 그 연립 앞에 매주 한번씩 오던 흔들말이 달려있던 차를 그리고 싶다.

낮은 연립주택과 참 잘어울리는 그림같다.

트럭이었나 리어카였나. 그것도 기억이 안나는데, 흔들말이 오면 동생과 잠옷바람으로 나가 몇백원을 주고 신나게 탔던 기억이 있다.

지금 아이들은 상상할수도 없는 소중한 내 추억들이다.

천천히家 p102

올망졸망 소박한 집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마을.

"찬찬히 가소"

란 말이 마음을 내려놓게 되는 곳인것 같다.

아직 나는 가보지 못한 목포.

시간이 다른곳보다 천천히 흐르고 있다는 그곳에 이번해엔 꼭 방문해보고 싶다.

저자가 만난 시간이 멈추어 버린듯한 시계방 할아버지도 기억이 나고,

역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 곳도 가보고 싶다.

저자가 그림을 그리는데 마음이 아렸다는 마음이 그림에 그대로 담겼나보다.

글과 그림을 보는 내게 그 아린마음이 느껴진다.

목포 적산가옥 p117

영감을 찾아, 집 소재를 찾아 여행을 하다 보면

집들은 모두 사연을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집을 보고 내가

사연을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p138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집에 저자의 이야기를 더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자신만의 추억이 생각난다.

떠올릴 추억이 있음에 웬지 감사한 순간들.

'나도 집이다'라는 정릉의 집처럼

네가 지나온 그 자리도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도 내겐 추억이고 내겐 소중한 집이다.

가을 안부 리스본 p199

이곳 저곳을 다니며 저자는 평정심도 배우고 누군가를 위로하고 평온함과 행복을 찾는다.

9년동안 만난 집들과 그 이야기를 엮어 낸것이지만, 그 가운데에 저자가 있다.

그래서 저자의 감정의 깊이와 성숙의 열매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이 오랫동안 하던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방향을 바꾼 저자의 의지자체도 내겐 참 대단한데,

글에 담긴 저자의 생각이 내게 잔잔한 감동을 주어 더 고마웠다.

저자가 선택한 평온한 행복이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것이 아닐까.

각기 다른 모습의 집들도 저마다의 행복과 이유들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듯이

우리도 우리의 모습과 우리가 가진것들로 그 자리를 온전히 지켜가며 자신의 행복을 향해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저자의 그림을 실제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나무에 그려진 그림이기에 입체적일 것 같고, 나무의 결에 색이 입혀져 그 숨결이 그대로 느껴질 것도 같다.

시원한 그늘에 앉아 차와 함께하면 잊혀졌던 내 안의 행복들을 찾을 수 있을 책이다.

소소한 행복. 소확행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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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연결 중학수학사전 - 98개 질문과 개념으로 중학수학 3년 완전 정복! / 새 교육과정 완전개정판 수학사전 시리즈
전국수학교사모임 중학수학사전팀 지음, 김석 그림 / 비아에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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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연결 중학 수학 사전」


영어 사전, 국어 사전은 많이 접해봤는데 수학 사전은 생소했다.

개념이 무엇보다 중요한 학문인걸 알았지만 답을 내는것에 초점이 맞춰진 수학이어서였을까.

오히려 개념을 다잡기 위해선 그 어떤 학문보다 수학 사전이 더 절실히 필요한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 또한 사전을 통해 스스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하신다.

현 수학교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년간의 집적된 노하우를 이 책에 오롯이 녹여냈다.


중학수학 개념연결 지도


이 책은 수학의 개념 학습을 보다 튼튼히 하고자 하는 학생을 위한 것이란다.

수학의 학습에서 개념의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연결성이라는 것은 그 이전 개념에서 파생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즉, 그 이전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그 개념으로부터 새롭게 나오는 개념을 정리하여 이해하면 된단다.

속도도 빨라질 뿐 아니라 재미도 있어지는 공부법이 바로 개념 연결이 아닌가 싶다.

총 98개의 질문으로 이루어지며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부터 중학 수학이 가지고 있는 개념을 정리해주는 기똥찬 책.

아이들은 이제껏 접했던 문제집이 아닌 새로운 시각의 수학책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겉표지가 이 책의 진가를 다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아이에게 처음 이 책을 건넸을때 건전지 잡학사전이냐 물었다.ㅋㅋㅋ

그러곤 안본다고...

하지만 내가 사고력문제를 소리내어 읽으며 "이 문제 답이 뭘까? 엄마 답이 안나오는데, 풀 수 있어?" 하니 그제야 이 책에 눈길을 줬다.

사고력 문제를 풀더니 그제야 앉아 책을 읽어내려갔다.

요즘 중학수학 초반부를 공부하고 있는데 초반부에 소수와 합성수, 유리수와 무리수등 수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초등때 접해보지 않았기에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인데 이 책을 십분 활용하여 부분발췌하니 큰 도움이 되었다.

중학수학 개념연결 지도를 보면 중1 처음에 배우는 소인수 분해가 중 2의 유리수와 순환소수와 연결되어 지고 단항식의 계산으로 이어진다.

그리곤 중 3 제곱근과 실수, 근호를 포함한 식의 계산으로 이어지니 차근차근 개념을 다져놓지 않으면 어느새 무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수학공부에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책에서 밝힌것과 같이 아직 아이들에겐 눈으로 보이는 설명이 더 효과적이다.


중1을 중점적으로 봤는데, 더 심화하여 연계된 2학년,3학년을 찾아 공부하다보면 선행이 아닌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아이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를 좋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졌던 질문들도 많이 나오고 그에 대한 답이 구체적이고 정확하다고.

그래서 이 책의 질문들은 이제껏 많은 학생들이 했던 질문들을 선별하여 싫은것이라고 말해주니 다 비슷하구나~~ 공감도 한다.

또한 책이 글과 숫자만 있는것이 아니라 만화식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서 더 보기 수월하다고 했다.

(그건 나도 동감~!!)



큰 구성은 수학 단원마다 단원을 대표하는 질문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끈다.

아! 그렇구나를 통해 실수 할 수 있거나 잘못 생각할 수 있는 부분, 그리고 그 단원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짚어준다.

30초 정리는 꼭 알아야할 개념을 정리해준다.

개념정리에서는 더 자세하게 단원의 개념을 설명해준다.

이 부분이 강의와도 같은데,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화법이 친근하여 읽기 수월했다.



심화의 확장은 미처 설명하지 못한 개념이나 추가 설명이 필요한 내용을 담았는데, 이 부분은 선택하여 읽거나 스킵해도 된다.

개념의 연결은 지도하는 사람에게 꽤 유용한데 이 단원을 아이가 어려워 한다면 연결된 개념의 전 단계를 찾아 복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겠다 싶다.

(엄마인 나한테 꽤 유용하다)


그리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사고력 문제.

직접적인 문제가 실려있는데 아이가 설명을 보지 않고 스스로 풀 수 있도록 인도하라는 선생님의 부탁이 있었다.

우리 아이는 특히 사고력 문제를 재미있어했다.

(처음 책을 안보려 했을때 신문지 문제를 읽어줬었다ㅎㅎ)


수학이란 학문이 가진 재미있는 특성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념을 잘 정리하고 다져나가야 확장된 사고로 인해 문제해결력이 생겨 문제를 풀 수 있는 학문.

아리송한 답이 아닌 정확한 답으로 문제를 푼 아이들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학문.

어렵지만 이 책과 더불어 하나하나 잘 정리해 나간다면 재미있게 스스로의 수학개념서를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른거 다 차치하고 재미있게 흥미를 가지고 수학 개념연결을 할 수 있겠다.

초등 수학사전도 있다는데,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인 둘째를 위해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거나, 집에서 엄마표로 공부하고 있는 학생, 중학생이지만 개념정리를 해야할 필요가 있는 아이들에게

방학기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개념 연결 중학 수학사전을 정말정말 추천한다.

수학의 재미를 발견하며 수학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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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말 - 2,000살 넘은 나무가 알려준 지혜
레이첼 서스만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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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살이 넘은 나무가 알려준 지혜

「나무의 말」

저자인 레이첼 서스만의 인생과 그로 인해 다시 태어난 세계 곳곳의 2000살이 넘은 생물들을 만나는 책이다.

그녀가 수천년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생명체의 삶을 만나 사진에 담아 우리에게 소개했다.

이 사진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생명체가 담고 있는 과거의 이미지인 동시에 인간의 통상적인 시간 개념을

훨씬 넘어선 시간영역으로 우리를 연결 시켜주는 생물들의 초상화다.

p12

생물들의 초상화란 말이 책을 읽는 내내 울림을 주었다.

잘 몰랐던것도 있지만, 생명체의 고귀함에 무게를 두지 않았던 나는

수 천년을 버티고 자신을 지키어 내며 역사의 현장의 숨결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그 생명체들의 이야기가 무척 신비로웠다.

저자가 이러한 역사적 산물들을 만나러 가는 길부터 만나기까지 그 노력과 수고가 오롯이 담겨 있었기에 책을 통해 그 생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고령 생물이 보여주는 생명의 지속성을 발견하며 현재와 연결된 것들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후 변화에 따른 생물종의 멸종이 커다란 과제로 남아있다.

그렇기에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들은 과거의 기념이자 기록이고,

현재의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며,

미래를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다.

p15


브리슬콘 파인 / p59

작가는 《나무의 말 : 2,000살 넘은 나무가 알려준 지혜》의 프로젝트로 이 책을 완성했고, 기원전 태어난 생물을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생존해온'이라는 부분의 의미를 정하여 진행하려 했고, 단일 단위 개체와 무성 번식 군락 모두를 포함시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책을 통해 무성 번식 군락이라는 생명체를 관심있게 볼 수 있었다.

또한 저자의 노력의 과정에 얼마만큼의 수고와 노력이 있었는지 책을 읽어가는 내내 그 땀방울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 과정 내내 저자는 행복한 우연을 많이 만난 듯 싶었는데, 그랬기에 이 책이 완성되어 내게 커다란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책을 읽는 내내 정말 대단하다라는 감탄이 멈추질 않았음을 고백한다.

특히나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한 저자의 여정 중 예상치 못한 사고들은 그녀의 대단한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스리랑카 오지에서 손목이 부러졌을때 상황은 정말 암담했을것 같지만, 상황 상황속에서 알맞은 선택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저자의 이야기들은 나무의 이야기와 더불어 책을 더 풍성하게 해주었다.

2000년이 넘은 나이를 가진 나무들의 이야기와 그 나무들의 삶에 빛을 밝혀주는 그녀의 이야기가 멋진 콜라보가 되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이 프로젝트를 향해 그녀는 상상해보지 않았던 일들도 흥미로운 만남도 그리고 자신에겐 한계였던 두려움과도 직면하며 자신을 성장시켰다.

긴 세월을 살아온 생명체들을 찾아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느낀점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이해의 범위를 넘어선 영원의 광대함에 직면할 때면 한 인간의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 더 즉각적으로 와 닿았고

그와 동시에 이야기를 풀어내는 순간들과 연결됨을 느낄 수 있었다고...

어떤 순간이라도 의미가 있으며 그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함께 존재한다고.

p40

책을 읽으며 저자가 만난 생명체들의 사진들에 내 시선이 머무는 시간은 짧지 않았다.

오히려 저자의 한마디가 사진의 생명을 아우르며 내게 메아리쳐 돌아왔다.

생명체들과 이제껏 함께 존재 한다는 것이 큰 울림을 주며 수많은 질문을 남겼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꼭 읽어봐야할 고대의 생명체가 주는 메세지 같았다.

나무들은 벌떡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경이로울 정도로 커다랗고 오래되었으며 복잡하고 아름다운 이 생명체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 인간은 많은 실수를 했다고 한다.

유네스코가 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을 우리는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모하비 유카 / p73

모하비 유카는 무성 번식을 하는 생물이다.

지나가며 봤더라면, 풀이라고 생각했을 모하비 유카는 스스로 새순을 만들어낼 정도의 에너지만 모으면 된단다.

무성 번식은 성가신 수분 과정 없이 그냥 자기 자신을 계속해서 복제해나가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되는 많은 생물들 중 무성 번식에 의한 생명체들이 많이 소개된다.

특히, 모하비 유카는 토착민들이 은신처로도 사용했었다고 하는데, 사진으로 보는 모하비 유카는 은신처로 사용되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였다고 한다.

실제로 모하비 유카는 몇년 전보다 쇠약한 상태였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진을 다시 찍기 위해 모하비 유카를 방문했어서 비교할 수 있었던 듯 싶다.)

그러면서 사진은 시간의 흐름 속 어느 한 순간에 대한 기록이라고 말하며 그 순간에는 그것이 사실이었다고 해도 앞으로도 계속 그러리라고 볼 수 없다.

세상은 변한다.(p70)고 말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보는 사진속의 생명체들이 지금 저 모습이 아닐수도 있겠구나~라는 씁씁란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몇 세대에 걸쳐 자신을 지켜낸 생명체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과연 무엇일지...

우리는 그 메세지를 외면하고 우리의 고집대로 살아가며 해치고 있는 건 아닐지...

잠시 멈춰 생각에 잠겨본다.


알레르세 밀레나리오, 파타고니아 사이프러스 / p143


올리브 나무 / p187

크레타 섬의 자랑인 올리브 나무.

4년마다 이 나무에서 가지를 꺾어서 올림픽 월계관을 만든단다.

재미있는 점은 이 나무가 베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닭한테 감사해야 할일이란다.

그 이유는 이 나무의 속이 비어 있어서 닭장으로 사용된 것이다.

그 덕에 생명을 구한 것이다.

또한 이 올리브 나무가 기억나는 것은 이 곳에서 저자가 이별을 직감하며 엉엉울었다는 고백때문이다.

나무와 자신을 바라보며 한층 성장하는 저자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던 부분이다.

나무와 우리에게 있는 공통점.

상처가 너무 깊지만 않다면 치유될 수 있으며 실제로 치유된다는 점.

저자가 풀어가는 이야기에 점점 더 빠져든다.


사골리 바오밥 나무 / p233

어린왕자에서 만났던 바오밥 나무.

바오밥 나무의 희한한 생김새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을 보여주는 사례란다.

나무의 몸통이 물탱크 역할을 해서 가뭄이 길어질때 스스로에게 물을 공급한다고 하니 바오밥 나무의 생김새에 더 눈길이 간다.

바오밥 나무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특성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어쩜 우리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나무들도 환경에 따라 자신이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변화시키듯,

우리 또한 상황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며 자라난다.

나무를 통해 우리를 돌아본다.

처음엔 조금 생소한 이야기와 과학적 이야기에 쉽게 속도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읽을수록 저자의 열정에 감탄하며 인고의 세월을 버텨내고 자신을 지켜오며 역사적 메세지를 품고 우리에게 전달하는 생명체들의 이야기가 정말 신비로웠다.

그 가운데 지속적으로 머리속에 맴도는 메세지는 역시나 우리와의 연대와 그 생명의 가치를 지켜내는 의무에 대한 점 이다. 그 열쇠가 우리에게 있음을 우리는 잊지말아야 할것이다.


#나무의말 #레이첼서스만 #나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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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인간 파란 이야기 3
방미진 지음, 조원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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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범상치 않은 《비누 인간》.

방미진 작가는 《비누 인간》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미스터리와 공포물을 좋아하는 작가셨다.

그래서 이리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이셨나?

비누 인간을 정말 재미있게 봤기에,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져서 몇몇개 찜해두었다.

ㅎㅎㅎ

곧 읽어봐야겠다~~ ^^


비누 인간은 말 그대로 비누로 만들어진 인간이다.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이라 생각했기에 상남에게 인간으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말한다.

비누 인간들과 인간들의 공포에 질린 싸움을 마무리 지은 것도 아이들이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존재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그리고 말로 만들어진 존재는 실제와 다른 형체로 부풀어진다.

비누 인간들은 어떤 진심을 말하고자 했을까.

그들과 대화를 하고 진심을 전달 받았다면 비누 인간과 사람들은 더불어 함께 살 수 있었을까.

사실 그 동네에 모인 이들도 정말 평범하다 말할 수 있을까 물음표를 던진다.

자신들이 가진 약함은 숨기고 평범하고자 했기에 더 힘주어 비누 인간을 몰아가지 않았을까.

책이 주는 질문들이 상당하다.



상남이네 가족이 사는 동네에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온다.

눈에 띄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그 가족들과 상남이와 동갑인 친구 유가일.

상남이와 가일이의 관계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일이와 친구가 되며 상남이는 가일이의 행동에 이상스러움을 느끼고, 자신의 집에 공부하러 온다던 가일이 오지 않자 가일이 집 창문을 흘낏 보는데, 그때 가일이가 가일이의 아빠에게 무력으로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조용했고 빈집이 많았던 동네에 전학생들이 늘어난다.

급식도 안먹고 게다가 성적이 하나같이 좋은 그들이 도드라져 보이는건 한순간이다.

가일의 결석에 가일이 걱정된 상남은 가일의 집을 찾고, 가일의 아빠가 칼로 얼굴을 베는 모습을 목격한다.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그저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는 상남이다.

하지만 가일은 자신들의 존재를 알게 된 상남을 해치려는 비누인간의 음모를 막는다.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

다르다는 것이 가져오는 두려움이 점점 커지자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무시무시한 비누 인간들도 더 두려운 존재로 자라나 사람들을 잠식한다.

대화를 하고자 찾아온 비누 인간인 가인의 아버지의 말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리곤 마을은 봉쇄되고 전쟁이 벌어진다.

외부와 단절된 마을.

그리고 비누 인간과 사람들의 전쟁.

그 안에서 가일은 살기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상남을 인질로 삼고 대화를 하고자 한다.

그저 '너처럼 살고 싶다'는 가일의 마음이 내게도 전해진다.

커다란 프로젝트 속 중심에 있었던 가일과 비누 인간들은 인간들에게 자신들의 존재가 들키고 융화되지 못하자 없던 것이 되어야 한것이다.

그것을 위해 그들을 조종(?)했던 안보이는 검은 손들은 마을을 봉쇄하고 그들은 없애려고 한 것이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허상의 두려움으로 인해 그들의 진심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다들 알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었지만, 사람과 다르지 않았음을.

그들도 우리와 같았다.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이도 있었고, 배려심 깊고 푸근한 이도 있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한 계절이 지나도록 부대끼며 같이 살았으니까.

같이 일하고, 물건을 사고팔았으며, 같이 공부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p112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그들이 겪은 일은 집단 히스테리상황에서의 환각경험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진실이 아니었지만 자신들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경험에서 도출된 두려움에 진실마저 밝힐 의지도 없는 그들.

그리곤 그 마을을 하나둘 떠난다.

가일과 그 친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도 다른 비누인간들처럼 되었을까.

마지막 결말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 생각되어 이곳에 남기진 않는다.

굉장히 생각할거리도 상상할거리도 많은 책이다.

어쩜 미래에 있을법한 일일것도 같다.

그래서 더 오싹하기도 더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내가 만들어낸 두려움의 허상으로 그 누군가에게 상처주진 않았는지...

다른다는 것은 어떤 기준에서 나온것인지.

낯선 이들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나 너무 극단적이고 단호하게 선을 긋지는 않는지...

아이와 한번쯤 깊이 얘기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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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한다고요? 드러누워 자라는 중입니다 - 사춘기 자녀를 이해할 수 없는 부모들에게 행복한 성장 4
엘리자베트 라파우프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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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한다고요? 드러누워 자라는 중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또 사춘기속에서 힘차게 헤엄치는 아이들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든 아이들은 자라고 있다.

그러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부모인 나 또한 자란다.

이 책은 사춘기 자녀를 이해할 수 없는 부모들에게 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의 진심어린 마음들이 그대로 느껴져서 넘 감사했다.

곧 다가올 내 아이의 사춘기가 주위에서 들려오는 이런저러한 말들속에 자리잡지 못하고 부풀어만 있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보니, 한 발 떨어져 좀 더 객관적이고 좀 더 정확한 데이타들 속에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의도를 100프로 이해하고 우리말로 찰떡같이 번역한 번역가님의 번역이 매끄러워

읽는데 더 수월하게 공감가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사춘기 ☆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며 우리도 지나왔었던 저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지며 자신을 발겨해나가는 시기.

아이들 스스로가 자라며 어른이 되고자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성장 과정.

그렇기에 저자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힘들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분리되는 과정을 겪는 그들과 그들과 어떻게든 화목으로 함께 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합치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느낀것은

그런한 과정 속에서 자신을 찾으려 애쓰고 발산하고 반항하며 부모에게 대들더라도

그들은 그 시간을 거쳐온 우리보다 어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늘 지지해주고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 주며 자신을 어떠한 상황이라도

끊임없이 소중한 존재이며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누군가를 항상 찾고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자랑이 되길 원한다.

아이들에겐 이 소망이 가장 절실하다.

p47

다른것보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인정받길 원하며 부모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지지해주길 원한다.

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 마음을 온전히 내비치지 않는다.

그러기엔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많고, 흔히 말하듯 쪽팔린다.

오히려 반대적인 모습으로 반항하고 성급하게 말하기도 하고 공격적이며 비협조적이기에 부모와 마찰이 상당하다.

저자는 이 페이스에 부모가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서로 누가 이기나 겨뤄보자가 아닌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 바운더리에서 부모가 한발 뒤로 물러선다.

그리곤 참을 인을 마음에 백번 새기며 뉘앙스만 바꿔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하지만...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것이 그 순간 제어되지 않기에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지,

또 얼마나 많이 서로에게 생채기를 낼지 벌써 두렵다.

마음에 백번 천번 새겨본다.

아이가 부모에게 무례하게 하는 것은 그들의 진심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실제로 예의가 없는 것도 아니다.

공격적으로 나오는 아이들의 언행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만 기억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위로해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p82


흔히 사춘기시절 아이들은 자신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을 한다.

나와 세상은 대체 어떻게 될까?하는 등의 질문들 말이다.

저자는 이 막연한 느낌을 '세계고'라고 불렀는데, 이러한 느낌때문에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밖으로 겉돌며 방문을 굳게 닫는다.

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다고 한다.

그저 견디는 것.

우리는 그들에게 '빅 허그'를 해주며 따뜻한 코코아 한 잔, 적절한 시기에 따뜻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부모로 그들 곁에 있어주는 것.

어쩌면 부모도 아이들과 함께 두 번째 커다란 성장을 하는 것 같다.

가출을 한 아이들이 막연하게 기다리는 것 또한 부모가 자신을 찾아와 함께 가자 말해주고 넌 우리에게 없어선 안될 존재야 하는 말들이라고 한다.

아이때보다 더 많이 더 확실하게 부모의 사랑과 지지를 확인받고 하는 시기.

그 사랑과 지지로 자신을 발견하고 단단한 주춧돌을 만들어 자신을 성장시키는 시기.

그 시기가 사춘기가 아닐까.



저자가 경험한 사례를 통해 사춘기 아이들의 공통된 모습을 찾았다.

그들에겐 무엇보다 든든한 버팀목인 부모가 필요하다는 것.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떨어져 나가야 하는데 이것이 아이 스스로 해야 하고 또 단번에 되지 않는다.

고통의 시간들이 수반되기에 함께 하는 가족도 자신도 힘겹다.

아이는 떨어져 나가 독립하며 자신을 세우길 바라는데, 오히려 부모가 이것을 두려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반대로 아이가 떨어져 나가길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시시각각 변화는 상황속에서 우리가 바른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잘 인도하며 성장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면 아이는 든든한 베이스 캠프를 가진 듯한 느낌을 받는단다.

사랑받고 신뢰받고 있다는 느낌, 가치 있는 존재라는 느낌이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선사한다고.

p271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나를 되돌아봤다.

사춘기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변화해야 함을 뼈져리게 느꼈다.

내 행동이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나에게 보이는 나의 부모님의 모습도 바라본다.

일차적으로 내가 변화해야 함을 느끼며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자신을 찾기 위한 건강한 독립과정을 마음껏 응원해줄 수 있는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되도록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사춘기로 고민하고 있거나 사춘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외국의 사례들이지만, 우리와 참 비슷한 상황이 많음을 발견하며 색다른 공감도 얻을 수 있고,

저자가 말해주는 따뜻한 위로의 말들이 그간 내가 부모로서 고민했던 바에 대한 대답이 될 수도 있다.

아주 시기 적절한 시기에 이 책을 만나 정말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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