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2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에게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요?"

얼마전 읽었던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와 아련히 접점을 찾는 소설.

죽음에 관해 생각해보고, 지금 나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현재의 삶의 행복에 빛을 비추게 한 소설이다.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만, 죽음에 있어서는 쉽게 허용할 수 없는 말이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생명을 얻는 출발점에 섰을 때 죽음이라는 것도 함께 얻어.

더불어 행복과 불행이라는 것도 같이 얻지.

살아가며 행복과 불행, 둘 중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오로지 자신들의 몫이야.

제대로 살면 행복하지.

제대로 산다는 것은 후회하지 않는 삶이지.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마음을 열고 살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어.

마음을 열면 나에게는 물론 모두에게 너그러워지고 여러 갇고에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기거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원히 살 거라고 멍청한 생각들을 하지.

그러느라 죽을 때 꼭 후회해, 후회해도 소용없는 순간에 말이야.

p228

자신의 삶에 후회 없는 삶이란 온전히 자기 몫의 선택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는 사실을 무겁게 체감한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나의 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었음을

그리고 이제 나의 삶의 방향은 어디로 가야할지 분명해졌다.




불우한 가정에서 사랑에 늘 목말라 있고 자신을 대하는 진심어린 말조차 들어본적 없이 왜곡된 자신을 만들며 살아가던 도영이.

그리고 무엇일까 풀지 못한 매듭에 꽁꽁 묶여버린 지난날의 추억들에 자신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듯한 셰프 이민석.

그들이 다른이들의 피를 먹으면 불사조가 될 수 있다고 믿은 서호의 제안으로 49일을 환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49일이 간절하고도 간절한 이민석과 달리 도영은 그 짧은 시간조차 뜨뜨미지근하다.

삶의 자세가 상반된 두 사람의 모습이 오히려 더 도드라지며 이야기는 확장된다.

먼저 도영의 이야기를 하자면, 아빠에게 엄청 두드려 맞고, 형에게 무시당하며, 할머니에게조차 따뜻한 온정을 느끼지 못한 채

가난속에서 자신을 옥죄였다.

늘 사랑받을 자격에 대한 요구도 태어난 존재의 이유도 자신에게는 모든것이 사치였다.

죽는 순간 자신의 목숨보다 친구의 스쿠터 값이 더 걱정되었으니까...

셰프 이민석은 무엇이 그렇게 한이 되고 미련이 남았던 것일까.

이민석은 구미호 식당을 열며 누군가를 찾기위해 '크림말랑'이라는 음식을 선보이고,

sns로 크림말랑의 재료를 알아맞히는 이벤트를 연다.

상금 300만원을 걸고...

자신과 다른 한 사람만 안다는 크림말랑의 재료를 맞히는 그 사람이 이민석이 그토록 찾고 싶은 한 사람이다.

그 구미호 식당은 이 두사람이 살던 동네에 자리잡았기에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이들이 언젠가 만나봤던 사람들이다.

더욱이 식당의 음식이 입소문이 나면서 알바를 고용했는데, 그 알바가 도영이 그토록 싫어하던 형이다.

ㅎㅎㅎ

환생하며 얼굴이 달라졌으니 형은 도영은 못알아보지만, 도영은 형을 알아보곤 절망하며 형을 도영이 알던 그 모습대로 보고 의심도 한다.

어떤모습이 진짜일까.

도영이 아는 형의 모습은 정말 진짜 형의 모습이었을까.

수찬이가 마지막까지 지키려했던 스쿠터.

스쿠터 값이 걱정될만큼 도영 자신은 자신을 하찮게 여겼다.

주위에서 쏟아지는 말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할 수 없을 만큼 모질었었기에,

도영은 다시 만난 수찬이 중얼거리는 말을 듣고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도영이가 스쿠터보다 더 소중했는데..."

삶의 무게에 나도 모르게 무심코 뱉었던 말들이 누군가에겐 커다란 바위가 되어 생명을 누르고 있었다.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고, 들어보지 못했다는 도영의 고백에 마음이 아리며 내 지금 모습을 자꾸 되돌아본다.

나는 지금 내 진심을 온전히 전달하고 있는가.

나의 힘듦으로 인해 마음에도 없는 말들로 누군가의 삶에 커다란 돌덩이를 올리고 있진 않는가...

요즘 툭툭 내 뱉는 말에 가시가 돋혀있었음을 알고도 지속하는 내가 참 안쓰럽다.

그래서 더 마음이 울렁인다.



사람의 마음은 흘러가는 방향을 억지로 만들지 못해요.

그저 흐르는 곳이 길이 되는 거지요.

p174

억지로 돌리려 힘썼던 셰프 김민석.

조각달 이야기를 하며 김민석에게 비로소 진심의 방향을 알려준 도영.

김민석은 아마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어쩌면 김민석은 그러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것일 수도.

조각달 이야기는 사랑뿐만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 모두를 아울렀다.

행복의 본질과 그 행복을 추구하려는 자세.

우리의 조각달은 어디에 어떠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을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떠한 자세로 자신의 행복을 지키고 올곧은 행복의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지침서같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고 고민하지 않은 것과, 한번쯤이라도 고민해보고 그 깊이에 발을 담궈봤던 사람들은 다름의 결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왜 청소년 책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어른들을 향한 이야기로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과 그 이야기가 가진 짜임새가 너무나 잘 맞아 흡입력있게 읽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랜드 - 심원의 시간 여행
로버트 맥팔레인 지음, 조은영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더랜드에서는 소중한 것을 지키고,

유용한 것을 생산하고,

해로운 것을 처분하는 세 가지 과제가 문화와 시대를 아우르며 반복된다.

은신처 (기억, 소중한 물건, 메시지, 연약한 생명)

생산지(정보, 부, 은유, 광물, 환영)

처리(폐기물, 트라우마, 독, 비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는 두렵기에 버리고 싶고, 사랑하기에 지키고 싶은 것들을 언더랜드로 가져갔다.

p14


우리는 지키려는 생각에 언더랜드로 내려간다.

무언가를 언더랜드에서 되찾아 오려면 많은 수고가 필요하기에

그 곳은 볼 수 없는 것, 상실, 슬픔, 모호한 속내 육체적 고통의 '땅속 싶이 묻어둔 진실'을 상징하는 도구가 되었다고 한다.

당신에게 언더랜드는 어떠한 의미인가?

이제껏 아래에 있는 것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언더랜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욱 깊게 보라'는 것이다.

언더랜드는 우리의 기억, 신화, 은유뿐 아니라 동시대적 존재의 물질적 바탕에도 필수적이다.

언더랜드는 우리가 매일 그것과 함께 사고하고, 그것에 의해 만들어지는 지형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우리 관점을 평면적 관점이 아닌 심원의 세상에 남길 유산을 향해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나가야 한다.

이제껏 우리의 사고 밖이 었던 언더랜드.

그 언더랜드의 비밀을 찾으러 저자는 위험을 감내하며 지구 방대한 곳곳의 언더랜드를 찾아갔다.

이 책을 쓰는데만 6년의 집필기간이 걸렸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열정이다.

언더랜드는 총 3부로 나뉘어진다.

첫번째 방 - 어둠 속 언더랜드를 보다.

두번째 방 - 감춰진 언더랜드를 찾아서

세번째 방 - 언더랜드에 홀리다

로 짜여져 있으며 언더랜드는 어느 늙은 물푸레나무의 갈라진 줄기로 들어가며 시작된다.

바로 이 책 「언더랜드」는 어둠 속으로 떠나는 여행기이자 지식을 찾아 하강한 이야기다.

이 책의 이야기는 우주가 탕생한 순간에 형성된 암흑물질에서부터 언젠가 인류세에 닥칠지도 모르는 핵 미래까지 이동한다.

멀고먼 이 두 지점 사이에서 심원의 시간 여행이 진행되는 동안 이야기들이 포개지는 지점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현재다.

지면 아래에서 형성된 울림, 패턴, 연결의 네크워크로 확장되는 이야기인것이다.

p26

우리가 만드는 풍경이 언젠가는 지층 속으로 가라앉아 언더랜드가 될 거란 생각을 해본적이 있는가.

이것으로 시작해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좋은 조상인가?'

우리는 과거의 시간은 생각하지만, 미래의 심원은 모호하기에 상상하지도 또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현재의 고생물학'안에서 우리는 퇴적층이 되고 지층이 되고 유령이 된다.

그러므로 수백만 년 뒤, 우리가 멸종하고도 한참 지난 인류의 지질학자가 언더랜드를 연구해 인류를 밝힌다.

p89

우리는 이 땅 어딘가에 망자를 묻고 기억하려고 한다.

저자는 땅에 묻히고 나서야 겸손을 찾고 비로소 겸혀해진다고 말한다.

땅에 묻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전한 보관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상실이 남긴 것이 모두 흔적이 되고, 우리 모두 살면서 알게 모르게 생흔화석을 남긴다.

생흔화석이란 망자와 사라진 이들이 남긴 표식인데, 편지 봉투에 쓴 손글씨.

수많은 발걸음에 닳고 마모된 나무 계단.

떠나간 누군가의 익숙한 몸짓에 대한 기억도 너무 자주 떠올라 허공과 마음에 모두 새겨진 생흔화석이란다.

때로는 텅 빈 공간이 존재 자체보다 가슴에 더 쉽게 간직되기 때문에...

p90


균류!

우리가 흔히 곰팡이라 부르는 균류는 참 대단하다.

균류 네트워크가 잘 발달한 숲일수록 변화하는 인류세의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균류를 이해하고 본다면 우리의 이해력을 넘어서는 삶의 방식에 가까워 질 수 있다고 한다.

자연도 인간도 균류의 관점에서 더 잘 이해되는데, 이는 우리 또한 자연의 일부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집합체라는 점이다.

그렇다, 마냥 편안하고 즐겁게만 받아들일 순 없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역사라고 믿는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보다 훨씬 더 복잡한 시간의 척도에 발을 들여놓는 다수 종의 복합체로서의 자신과 마주하기 시작했다.

...

'홀로바이온트(통생명체)'

ㅡ 삶의 과제를 함께 조정하고 공동의 삶을 공유하는 세균, 바이러스, 균류로 구성된' 생태학적 단위다.

p115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는 보다 광범위한 시각.

우리는 인간의 독자생존이 아닌 자연과의 협업이 중심이 되어야함을 깨달아야 한다.

공생.

당신이 네트워크를 보면, 다음에는 그것이 당신을 보기 시작할겁니다.

p125

함께 살면서 서로 북돋아주는 생명 번식의 형태와 과정을 따르는 인간 지성에 의한 사회조직으로 특성되는 시대.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이다.

저자가 언더랜드를 찾아 발걸음을 내딛으며 경험했던 이야기들은 생각지 못한 부분이 꽤 많기에 굉장히 새로웠다.

오슬로에서 만난 시선에 자신의 발자국을 더하며 지나간 시간 속에서의 길의 움직임에 대해 생각해보는 저자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 또한 시공간을 초월한듯 많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시간은 깊지 않다. 시간은 언제나 이미 우리 주위에 있다.

과거는 유령처럼 우리를 따라다니고 우리 주위에 층이 아닌 표류물로서 도처에 존재한다."

어느 고고학자가 심원의 시간에 대해 말했던 것이라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이들의 연결점과 지속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저자는 수많은 시간동안 언더랜드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고, 눈물 모양의 협곡에 다다랐을때 자신도 모르게 흐느꼈다고 했다.

그간 감내해야 했던 위험과 어려움이 사라지고 기쁨이 밀려와 눈물을 흘렸다고 했는데...

난 그 눈물의 깊이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린란드.

그린란드에 있는 빙산들이 땀을 흘린다.

얼음은 기억한다.

그것도 자세히 .

그리고 100만 년 이상 기억을 간직한다.

얼음은 산불과 해수면 상승을 기억한다.

얼음은 1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시작될 무렵 공기의 화학적 조성을 기억한다.

또 5만 년 전 여름에 며칠이나 비추었는지를 기억한다.

...

얼음은 기억이 있고 이 기억의 색은 파란색이다.

...

얼음은 기록 매체이자 저장매체다.

수천 년 동안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관한다.

하지만 얼음이 가진 기억은 비상하나 순식간에 상실되기도 한다.

이 또한 사람과 비슷하다.

p367

이 빙산의 기억들은 우리에게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빙산의 대부분은 수면 아래에 있고, 빙하의 대부분도 얼음 표면 아래에 있다.

빙하의 언더랜드.


핀란드 온칼로.

핀란드어로 '동굴' 또는 '숨겨진 장소'라는 뜻의 이곳은 가장 철저한 격납 방식을 택해

가장 어두운 물질인 고준위 핵폐기물을 매장하기 위한 곳이다.

최대의 에너지원이었지만, 지금은 우리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핵폐기물.

인간은 천천히, 값비싸게, 기적적으로, 그리고 유해한 방식으로 우라늄을 힘과 동력으로 전환하는 법을 배웠으나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은 구체적으로 내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 쌓여만 가는 핵폐기물.

원자력발전의 사용후 연료봉은 원자로에서 꺼내 반드시 물 또는 그 밖의 차폐성 액체 안에 보관해야 한단다.

저장조 안의 물은 연료봉 입자를 흡수하면서 점점 뜨거워지기 때문에 물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고 식힌다고 한다.

저장고 안에 보관되는 연료봉은 어떨까.

저장고 안에서의 연료봉은 몇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뜨겁고 유독하며 방사능을 띤다고 한다.

공기, 태양, 물 그리고 생물로부터 격리되어야 하는데...

이 격리를 위한 최종방법이 언더랜드, 즉 지하세계의 매장이다.

몇몇군데의 심층 처분장이 있지만, 지진의 영향을 고려하고 지층의 특성을 살펴 가장 발전한 것이 핀란드의 온칼로라고 한다.

이 온칼로까지 저자의 발걸음이 닿았다.

책의 두께도 사당하고 저자가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도 방대하고 뒤에 실린 참고문헌 또한 대단한 양이다.

이제껏 생각해보지 않은 언더랜드.

그래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많고 생각할 부분들이 많아 재미있었다.

특히나 책의 말미에 나온 핀란드의 온칼로를 보며, 이웃나라 후쿠시마 원자로 사건도 생각났고,

지하세계로부터 시작되는 그 생명의 연결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경각심도 일었다.

비도 많이 오고, 전염병도 번지고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변화들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었다.

언더랜드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수 많은 이야기 중 가장 또렷이 들리는 이야기는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주체는 바로 우리라는 것.

우리가 후대에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각파도 속으로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황세연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양 미스터리 스릴러

「삼각파도속으로」

도망갈 곳도 피할 곳도 없는 망망대해의 선상에서 75년 전에 침몰한 오싹한 비밀이 부활한다!!

책소개글 中

난 바다가 무섭다.

칠흙같이 어두운 푸른빛의 깊고 깊은 바다가 두렵다.

어쩌면 바다가 무서운 큰 이유는 내가 수영을 못해서일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런 바다가 주 무대이다.

깊고 깊은 바다에 금괴를 찾으러 떠난 마린보이호.

그 시작부터 살인사건이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최순석.

그가 아버지를 바다에서 잃은 이윤정을 만나고 그의 아버지를 구한다.

최순석이 위험을 무릎쓰고 바다에 들어간 이유는 울며 아버지를 애타게 부르는 이윤정에 자신의 동생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버지도 잠수부였으나 사고를 당해 중증상태로 병원에 입원해있고 그 곁을 자신의 여동생이 지키고 있는데,

병간호로 젊은시절을 다 보내는 여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절망감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리라.

여유롭지 못한 생활로 인한 빈곤함 속 작은 희망.

그 희망이 이야기 속 이책 마린보이호에 탄 이들의 생명을 옥죄며 앗아갔다.

그래서 순석의 친한형 최동곤이 보물선을 찾은 것 같다는 문자를 남기고 살해당하고도 그가 남긴 핏빛단서를 근거로

보물선에 있을만한 금괴를 찾아 목숨을 걸고 망망대해로 뛰어들었다.


1945년 5월 17일, 산 사람을 이용한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731부대의 군용 병원선 초잔마루가 중국에서 약탈한 금 28톤과 갖은 보물을 싣고 가다가 미군 B-29기의 폭격을 받아 군산시 옥도면 말도 서쪽에 있는 작은 무인도 인근에서 침몰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였다.

p78

죽은최동곤이 죽기 전 남긴 숫자는 바로 침몰위치를 가리키는 위도와 경도임을 알아낸 순석은

예전부터 초잔마루를 찾기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건 이도형과 금괴를 인양하기로 결심한다.

최순석이도형

선장,기관장,항해사,갑판장

순석 군대 동기 이상홍, 함께 일한 베테랑 잠수부 박판돌, 안길식, 이하민, 손철근

촬영기록자 김성실, 최동곤의 전아내이자 요리사 박미경, 처음본순간 순석의 마음을 빼앗아간 이윤정,

총14명이 금괴 인양 작업자들로 꾸려졌고 이도형의 마린보이호에 탑승했다.

이들의 이름을 밝히는것은 이야기의 흐름에 한사람도 낙오되지 않고 제할일을 한다는것이다.

즉, 캐릭터가 다 살아있다.


순석에게 금괴 하나, 13억 원은 가족들을 위해 꼭 필요한, 목숨보다 더 소중한 돈이지만 100억 원이나 1000억 원은 그냥 많을수록 좋은 돈일 뿐이었다.

318p

잠수부로서, 그리고 금괴에 대한 인간적인 욕심을 내비치는것도,

배신의 욕망도 이들이 보여주는 감정들과 행동들은 삶의 절박함 가운데

충분히 우리가 보이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이었다.

그 가운데 순석이 보여주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모습 또한 스릴러와 맞지 않는 듯, 잘 맞는 듯 절묘하게 녹아들었고,

이윤정이 보여주는 명철함, 박식함과도 오묘히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이야기가 지루하지도 않고 무섭기만도 하지 않은 긴박함과 쫄깃함 콩닥콩닥한 설레임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마린보이호에 탑승한 이들 모두 금괴에 대한 저마다의 이유와 욕심이 있었다.

그것이 화를 불렀고,

누군가가 최동곤을 죽인 중국 해적에게 금괴를 찾았음을 알려 마린보이호와 탑승자들은 중국해적에게 인질로 잡히게 된다.

이때부터 더욱 긴박해지는데!

내통자는 누굴까,? 웬지 갑자기 타겠다고 했던 그 사람이 범인일 것 같은데...ㅎㅎ

읽으며 이생각 저생각 머리를 굴리느라 초집중이다.

인질이 되어 중국 해적의 감시속에 잠수부들은 인양을 한다.

그들이 인양해놓은 항아리들과 금괴라 믿었던 납덩어리들.

중국해적들은 항아리들을 열어보고 깨보는데 그 안에는 알 수 없는 알들이 나온다.

쾌쾌한 식초냄새와 함께 나온 알들과 벌레조직, 내장조직들...

이것이 이 이야기의 또다른 주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줄이야...

바다로 버려지고 선체내로 스며들고 그 과정과정마다

웬지 그 알이 부화하여 바다 전체가 그 알들의 성체들로 가득차게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얼마나 괴기하고 무시무시한 성체가 될지 상상만해도 오싹했다.

그 안에서 서로를 의심하며, 자신들의 몸이 숙주가 되는지도 모른채 금괴를 찾으려 애쓰는 사람들.

중국 해적들의 무자비한 행동과 그에 맞써 자신들의 생명과 동료들을 지키려는 우정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이윤정을 향한 순석의 사랑도 만날 수 있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기괴한 생명체와 인간들의 생명을 건 줄다리기가 펼쳐지는데...

엄청나게 긴장되어서 책을 놓을수가 없다.

바다에 빠져 폐까지 물이 차 켁켁거리고 괴물들에게 빠져나오려 목숨걸고 싸우며

누군가에게 배신당하고 금괴가 주는 부유함의 유혹에 무너지다가도

생명의 가치에 무게를 두는 순석의 모습은 애잔하면서도 감명깊다.




잠수부, 에어포켓, 재압체임버, 감압등 생소하지만 가슴아픈 단어들이 가득했던 삼각파도 속으로

결말을 알면 정말 재미없기에, 꼭 읽어보길바라는 마음으로 살짝 커텐만 걷었는데... 읽고싶어지려나 모르겠다.

실제 초잔마루에서 건져낸 그 알이 지금 누군가에 의해 연구되었다면 우리의 생명은 또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을거다.

생각의 전환을 이끈 이윤정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책소개처럼 더이상의 페이지터너는 없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말이다...

이 여름을 시원케 해줄 미스테리소설이다.

정말 재미있게 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 지무쇼는 지금 이 때에 사람들의 니즈에 딱 부합할만한 책을 냈다.

여행가기도 쉽지 않은 이때 하루 한 도시씩 세계여행을 떠난다는 발상자체가 신박하다.

게다가 여행과 세계역사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니.


이 책엔 제목 그대로 총 30개의 도시가 실려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봤던 도시도 있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사의 중심에 있었던 도시들도 있다.

무엇보다 역사의 흐름대로 읽어가야 이해가되는 내용들이 아니기에 내가 가보고 싶은 곳, 내가 알고 싶었던 도시를 선택해 읽어 나가다 보면 하루 한도시는 넘 아쉽다!

세계사는 도시 문명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모습에 이르렀는지 살펴보는 것은 세계사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들어가는 글 中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것!

여행을 갔던 곳도 있고 가보고 싶었던 곳도 있었기에 더 흥미있게 읽었던 책.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무역으로 지중해를 석권한 '물의 도시'

베네치아

이탈리아의 대표적 관광지로 무역으로 우뚝섰던 도시국가다.

대륙지역과 118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다리로 이어져있으며 수상택시나 페리의 이동수단이 발달되어 있다.

과거엔본토에 비해 농경에 적합한 토지도 부족했기에 실제 정착하여 살았던 인구는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후 게르만계랑고바르드족으로부터 도망친 베네티어를 사용하는 베네트인이 집락을 형성했고, '베네트인의 토지'라는 라틴어에서 '베네치아'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베네치아의 주력산업은 제염업, 하천을 위한 교역이었고 바다로의 진출도 교역망 확대가 목적이었다하니 과연 무역도시답다,

베네치아는 4차 십자군 원정을 계기로 더욱 번영했다고 한다. 십자군 원정에 필요한 물자수송을 담당하고 지속적인 상업 관련 특권을 독점했던것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베네치아의 운하가 신분 권력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운하는 자연적인 지형을 이용하고 운수 외에 도시의 방어에도 이용을 하였지만, 퇴적물이 쌓인다는 기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에 '현인회'라는 수리기술자 집단에 의존했고, 그들은 해양 정보가 자세히 담긴 지도를 보며 공사를 했는데 이것이 군사기밀이었다고 한다.

군사기밀을 자연스레 손에 쥐게 되고, 그에 따라 점차 배타적인 조직이 되며 세습 신분이 되었다는데 권력이란 무엇일지...

참 씁슬하기도 했다.

베네치아는 상업국가로서 쇠퇴했지만, 문화는 르네상스 시기와 맞물리며 더욱 융성했다

동서 문화가 교류하는 국제 무역도시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베네치아의 곤돌라의 선체가 검은색인건 베네치아의 경제력 저하를 보여주는것이라고 한다.

사치를 방지할 목적으로 법령을 발표하여 지금까지 곤돌라의 선체는 검은색이라는데 쇠퇴하지 않았더라면 색색깔의 화려한 곤돌라를 볼 수 있었을까

번성하고 쇠퇴하고 끝없는 변화였지만 베네치아는 결국 관광산업을 적극 개발하여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자리잡았고, 모든이들의 로망인 도시가 되었다.

매력적인 도시.

검은색 곤돌로라를 타고 운하를 따라 베네치아를 관광해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생긴다.

언젠가는 가보겠지?


세계유산과 일상이 혼재하는 오래된 항구도시

믈라카

다채롭고 아름다운 말레이시아 믈라카.

한때 말레이반도 대부분을 지배하던 믈라카왕국의 왕도이자 동서무역의 중계기지로 번창했었지만, 이후 지배자가 잇따라 바뀌며

수도의 기능을 상실한 도시.

하지만 도시가 가진 특색과 아름다움은 어디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도시 믈라카.

믈라카라는 이름이 가진 재미있는 전설이 있는데, 왕자가 사냥을 갔다가 나무에서 쉬고 있었단다.

그때 사냥개에 쫒긴 사슴이 도망쳐 왔고, 궁지에 몰린 사슴이 놀랍게도 사냥개를 강물로 차버리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겁이 많은 사슴이 사냥개와 맞서 싸우는 모습에 감명받은 왕자는 이 장소를 수도로 결정하고 자신이 쉬고 있던 나무의 이름을 따 믈라카라고 명했다 한다.



오래전부터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던 믈라카해협

그래서일까? 현재에도 세계에서 배의 왕래가 가장 많은 해역 중 하나라고 한다.

믈라카는 교역으로 막대한 이익도 얻었고 계절풍의 영향으로 순풍을 기다려야만 했던 배들의 정박기간에 따른 수입으로도 번성했다고 한다.

지리적인 이점이 대단했던 도시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1511년 포르투갈 함대가 나타나자 왕은 믈라카를 버리고 남쪽 조호르로 천도해서 조호르왕국을 세웠단다.

포르투갈인들은 믈라카를 점령했고 믈라카를 거점으로 아시아 각지로 진출했다. 하지만 포르투갈령 믈라카 역사도 100년만에 끝이 났다고 한다.

하지만 포르투갈 지배이후 네덜란드 영국이 믈라카를 식민지로 삼았고 일본에게까지 점령당하는 등 400년이상 여러국가의 지배를 받아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믈라카에는 동서교역과 오랜 식민지 지배의 역사가 남아 있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경관을 자랑한다고 한다.

포르투갈이 건축한 산티아고 요새와 포르투갈 양식의 건축물

네덜란드 건축양식의 빨간 건물과 풍차, 그리고 꽃들

중국풍 불교사원과 야시장 가게들이 죽 늘어선 풍경

믈라카 왕국 시대에 왕의 이슬람교 개종으로 인해 이슬람교 모스크도 있다고 하니

믈라카가 가진 특색들이 얼마나 다양할지 더욱 궁금해진다.

그래서 2008년 동서교역과 문화교류의 역사가 담긴 독특한 건축과 문화도시 경관의 가치를 인정받아

'믈라카 해협의 역사도시, 믈라카와 조지타운'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p177)

믈라카는 여러 국가의 식민지 지배로 다국적 혼혈문화가 생성되었고, 그 결과 다채롭고 독특한 국제도시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믈라카라는 이름이 참 이뻐서 언젠가 꼭 가보고자 했던 도시였다.

그래서 가보진 않았지만 수집했던 믈라카 자석.

믈라카가 수많은 나라의 식민지배를 받아서 지금 다채로운 모습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 이면에 가진 슬픔과 아픔이 그대로 느껴진다.

언젠가 믈라카도 꼭 방문해보고 싶다.


프로테스탄트 상인이 만들어낸 무역도시

암스테르담

국토의 약 4분의 1이 해발 0미터 이하라는 특색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

토지가 해발 0미터보다 낮기에 물난리가 나기 쉬워 홍수의 위험에 시달렸고, 그래서 홍수 대책으로 만든

'암스텔강을 막는 댐'에서 유래한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 하면 풍차가 생각난다.

이 풍차도 홍수 대책의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데, 바로 토지에 침입한 바닷물을 배수하는 동력원으로 활용하여

국토를 넓히는 데에 쓰인 유용한 도구였다고 한다.

풍차 덕에 간척지를 조성하고 삶을 더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 네덜란드의 명물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 나니 더 놀랍다.




작은 어촌이었던 암스테르담은 홍수로 인해 자위더르해가 넓어져 북해와 이어지자 무역거점으로 주목 받게 되었다고 한다.

홍수로 인해 오히려 득을 본 셈이다.

그리곤 무역활동을 하며 번성하기 시작했다고.

그 이후 암스테르담은 1581년 네덜란드연방공화국의 수도가 되고, 프로테스탄트 상고업자들이 안트베르펜에서 이주해오자,

한정되어있던 암스테르담의 상업권이 지중해 주변까지 확장되어 더욱 번성하게 된다.

당시 포르투갈 리스본이 향신료 무역을 독점하고 있었는데,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스페인이 네덜란드의 상선 입국을 금했다.

어떻게해서든 자구책을 만든 네덜란드 상인은 리스본을 경유하지 않고 동양으로 가는 독자적인 무역망을 개척했고 이것이 오히려

네덜란드의 세계진출을 가속화 했다니 제목 그대로 종교의 관용이 가져온 발전이다.



부채꼴로 퍼져있는 형태를 가진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중심으로 북쪽에 에이설강을 건너는 페리승강장, 남쪽에 암스테르담의 중심인 담 광장이 있으며

서쪽엔 네덜란드왕실의 왕궁이 있는데 이 지역을 센트럴지구라고 한다.

구시가지의 운하지구가 센트럴지구를 에워싸듯 자리하고 있고, 거미집처럼 흐르는 운하를 따라 거리가 형성되어 있으니

'북쪽의 베네치아'라고 불릴만 하다.

현재도 이주민에 대응하기 위해 오래된 지구를 중심으로 동심원 모양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니, 알면 알수록 새롭다.

그 도시의 역사를 알고 나니 한 나라의 흥망성쇠, 그리고 번영에 따른 결과들이 어렴풋 윤곽이 보인다.

그리고 내가 가봤던 곳의 이야기가 내가 눈으로 보고 느꼈던 추억과 연결이 되니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가보지 않았던 곳은 더욱 가보고 싶은 마음이 요동치고 그 도시가 가진 역사적 유물들과 도시만의 특색들이 더욱 값지게 보인다.

저자가 말했던 것처럼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던 도시들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와 새롭게 보인다.

어쩜, 이 작은 변화가 이끄는 세계사에 대한 흥미와 재미가 세계사 공부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커다란 흐름을 보고 더욱 궁금한 부분은 더 깊고 자세하게 알아보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이때에 독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만한 귀한 책임은 틀림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리로 읽는 맛있는 화학
사이토 가츠히로 지음, 황미숙 옮김 / 북스힐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매일 매일 요리하지만, 한번도 요리가 화학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글지글 보글보글

끓이고 볶고 양념하고 자르고 부엌에서 일어나는 요리의 모든것들이 바로 화학이라니~

생각만해도 재미있다.

아이 또한 먹는것도 좋아하고 과학 파트 중 물질이 합성되고 변하는 여러가지 현상들이 일어나는 화학파트를 재미있어하기에

이 책이 여러모로 반가웠다.

요리하는 모든 이들이 화학자였던 셈.

ㅎㅎㅎ

아들아~ 엄마는 진정한 요리사이자 화학자다~~~^-^


재료를 자르거나 부수고 가열하여 맛있게 변화시키는 기술인 요리.

끓이기 굽기는 열화학반응

무와 당근을 채로 썰어 초간장에 무친 음식이나 피클은 산·염기 반응

발효는 생화학반응

건어물은 광화학반응

저자가 말해주는 저 반응들은 예전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이다.

내가 화학실험과 비슷한 요리들을 하고 있었다니...

부엌이 화학실험실이라는 이야기가 그저 재미있다.

한가지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에 관해 적어본다.

레몬은 산성식품일까? 염기성식품일까?

신맛이 강하게 나서 의심도 안하고 산성식품인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레몬, 매실, 토마토, 고구마 할 것 없이 식물은 모두 염기성 식품이란다.

식물에는 미네랄이라고 하는 칼륨, 칼슘, 마그네슘등의 금속원료가 들어있는데 칼륨이 연소되면 산화칼륨이 되고 이것이 물에 녹으면 수산화칼륨이 되는데 이것이 강한 염기의 대표주자로서 식물은 염기성 식품이라고 한다.

그럼 동물성식품인 육류는 산성식품일까? 염기성식품일까?

육류의 주성분은 단백질 즉 아미노산이고 아미노산에는 질소, 황, 인등이 있다.

황이 연소되면 아황산가스가 되고 이것이 물에 녹으면 아황산이라는 강한 산이 된다.

질소는 질산, 인은 인산이 된다.

모두다 산으로 변하기에 육류는 산성이란다.

신맛은 산성.이라고 얼설프게 알고 있던 나는 산성식품 염기성식품을 판단하는 기준은

연소시킨 후 남는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레몬은 염기성식품이다!!!



우리가 요리를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식품의 세정일것이다.

식품에 묻은 오염물을 제거하고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 조리하는 것.

세정을 만나며 우리는 세포막, 삼투압현상, 몰농도등을 알아볼 수 있다.

채소에 소금을 바르면 채소의 수분이 세포 밖으로 나오는 절임음식이 바로 삼투압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또한 생선에 소금을 뿌리면 생선의 수분이 밖으로 나오고 이때 비린내 나는 수분이 제거되므로 생선 손질에도 삼투압현상을 이용한 소금뿌림이 많이 이용되는 것이란다.

일본에선 회요리가 많아서 그런지, 한가지 팁으로 참돔이나 광어, 농어등의 살을 다시마로 감싸면 생선의 수분이 다시마에 흡수되고 동시에 다시마의 감칠맛이 스며들어 생선살의 탄력이 늘어나 맛도 좋아진다고 한다.

집에서 생선요리하기전 한 번 해봐도 좋을 것 같다.

탱탱한 생선조림. ^-^



요리에서는 식재료의 혼합과정이 많이 일어난다.

간장에 설탕을 녹이고 식초를 가미해 양념장을 만들고 냉수에 밀가루를 녹여 튀김옷을 만드는 것과 같은 과정말이다.

하지만, 같은 것 같은 혼합과정이 용해와 혼합으로 다르다한다.

즉, 설탕이나 식초는 물에 용해

밀가루는 그저 물과 섞이는 혼합

비슷한 것끼리 서로 녹는다고 하는데, 버터나 기름의 분자구조에 물과 비슷한 점이 없어서 물에 녹지 않는 것이라 하니

알고 보면 참 재미있고 신기한 화학이다.

특히 우리가 흔히 마시는 탄산음료 또한 기체를 액체에 녹인것이다.

암력을 가해서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인 것.

그렇다면 이산화탄소와 물에는 비슷한 점이 있다는 말이되는걸까?

ㅎㅎㅎ



요리는 맛과 영양을 챙기며 열을 가하여 변화시키는 일이다.

맛을 내기 위해 열을 가하는 일이 기본이다.

열을 가하면 형태가 변한다.

고기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열을 하게 되면 단백질이 가지는 입체구조가 파괴된다고 한다.

파괴된 입체구조는 다시 원래상태로 복구할 수 없고, 이 자체를 단백질의 열 변성이라고 한다고

조직이 더 복잡한 만큼 변성되는 영태도 다르고 이에 따른 맛 또한 달라진다고 한다.

달걀을 예로 들자면 흰자와 노른자는 변성온도가 다른데, 노른자가 조직이 더 복잡해서 저온에서 변성이 이루어진단다.

그래서 저온인 80도씨정도에서 장시간 놔두면 흰자는 흐물흐물 노른자는 단단한 온천달걀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집에서 한 번 해봐야겠다.



읽다보면 흥미로운 부분들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만 있던 부분에 대한 과학적 근거 설명이

<과학 찜쪄먹기>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이 부분이 상당히 흥미롭다.

우리가 알고있는 사과의 꿀.

사과의 꿀은 소르비톨인데, 성장단계의 사과가 소르비톨을 만들고, 그것을 과실 내로 옮겨 당성분으로 변환한다.

하지만 사과가 완숙이 되면 당분만들기를 그만두고 그 상태로 수분을 흡수하는데, 이것이 하과 꿀의 정체라고 한다.

즉 사과 꿀이 있는 사과는 맛있는 완숙사과라고 하니 그간 알게 모르게 꿀들어있는 사과만 찾았던 내가 재미있다.

크게 요리를 바운더리로 잡고 가공, 가열, 조미, 보존의 화학으로 범주를 나누어 설명하는데

지루하지도 않고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들이 가득차서 읽기 수월했다.

아이는 다 읽지 않았지만, 내가 읽으며 부분부분 말해주니 요리와 연결시켜 설명해주는 화학이 신기한듯 재미있어했다.

생각해보면 과거 우리 조상들은 화학을 요리와 생활에 접목하여 지혜롭게 지냈음에 그 과학적 지혜가 얼마나 깊은지 생각하고 생각해도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요리에 스며든 화학.

알고 보니 더 재미있는 요리.

이제는 좀 더 신나게 요리할 수 있을까?

ㅎㅎㅎ

어렵다고 생각했던 화학을 부엌에서 즐겁게 요리로 알아가고 싶다면 누구에게나 강추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