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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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요?"

얼마전 읽었던 '머지않아 이별입니다'와 아련히 접점을 찾는 소설.

죽음에 관해 생각해보고, 지금 나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현재의 삶의 행복에 빛을 비추게 한 소설이다.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지만, 죽음에 있어서는 쉽게 허용할 수 없는 말이다.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생명을 얻는 출발점에 섰을 때 죽음이라는 것도 함께 얻어.

더불어 행복과 불행이라는 것도 같이 얻지.

살아가며 행복과 불행, 둘 중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오로지 자신들의 몫이야.

제대로 살면 행복하지.

제대로 산다는 것은 후회하지 않는 삶이지.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마음을 열고 살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어.

마음을 열면 나에게는 물론 모두에게 너그러워지고 여러 갇고에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기거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원히 살 거라고 멍청한 생각들을 하지.

그러느라 죽을 때 꼭 후회해, 후회해도 소용없는 순간에 말이야.

p228

자신의 삶에 후회 없는 삶이란 온전히 자기 몫의 선택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는 사실을 무겁게 체감한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나의 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었음을

그리고 이제 나의 삶의 방향은 어디로 가야할지 분명해졌다.




불우한 가정에서 사랑에 늘 목말라 있고 자신을 대하는 진심어린 말조차 들어본적 없이 왜곡된 자신을 만들며 살아가던 도영이.

그리고 무엇일까 풀지 못한 매듭에 꽁꽁 묶여버린 지난날의 추억들에 자신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듯한 셰프 이민석.

그들이 다른이들의 피를 먹으면 불사조가 될 수 있다고 믿은 서호의 제안으로 49일을 환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 49일이 간절하고도 간절한 이민석과 달리 도영은 그 짧은 시간조차 뜨뜨미지근하다.

삶의 자세가 상반된 두 사람의 모습이 오히려 더 도드라지며 이야기는 확장된다.

먼저 도영의 이야기를 하자면, 아빠에게 엄청 두드려 맞고, 형에게 무시당하며, 할머니에게조차 따뜻한 온정을 느끼지 못한 채

가난속에서 자신을 옥죄였다.

늘 사랑받을 자격에 대한 요구도 태어난 존재의 이유도 자신에게는 모든것이 사치였다.

죽는 순간 자신의 목숨보다 친구의 스쿠터 값이 더 걱정되었으니까...

셰프 이민석은 무엇이 그렇게 한이 되고 미련이 남았던 것일까.

이민석은 구미호 식당을 열며 누군가를 찾기위해 '크림말랑'이라는 음식을 선보이고,

sns로 크림말랑의 재료를 알아맞히는 이벤트를 연다.

상금 300만원을 걸고...

자신과 다른 한 사람만 안다는 크림말랑의 재료를 맞히는 그 사람이 이민석이 그토록 찾고 싶은 한 사람이다.

그 구미호 식당은 이 두사람이 살던 동네에 자리잡았기에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이들이 언젠가 만나봤던 사람들이다.

더욱이 식당의 음식이 입소문이 나면서 알바를 고용했는데, 그 알바가 도영이 그토록 싫어하던 형이다.

ㅎㅎㅎ

환생하며 얼굴이 달라졌으니 형은 도영은 못알아보지만, 도영은 형을 알아보곤 절망하며 형을 도영이 알던 그 모습대로 보고 의심도 한다.

어떤모습이 진짜일까.

도영이 아는 형의 모습은 정말 진짜 형의 모습이었을까.

수찬이가 마지막까지 지키려했던 스쿠터.

스쿠터 값이 걱정될만큼 도영 자신은 자신을 하찮게 여겼다.

주위에서 쏟아지는 말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할 수 없을 만큼 모질었었기에,

도영은 다시 만난 수찬이 중얼거리는 말을 듣고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도영이가 스쿠터보다 더 소중했는데..."

삶의 무게에 나도 모르게 무심코 뱉었던 말들이 누군가에겐 커다란 바위가 되어 생명을 누르고 있었다.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고, 들어보지 못했다는 도영의 고백에 마음이 아리며 내 지금 모습을 자꾸 되돌아본다.

나는 지금 내 진심을 온전히 전달하고 있는가.

나의 힘듦으로 인해 마음에도 없는 말들로 누군가의 삶에 커다란 돌덩이를 올리고 있진 않는가...

요즘 툭툭 내 뱉는 말에 가시가 돋혀있었음을 알고도 지속하는 내가 참 안쓰럽다.

그래서 더 마음이 울렁인다.



사람의 마음은 흘러가는 방향을 억지로 만들지 못해요.

그저 흐르는 곳이 길이 되는 거지요.

p174

억지로 돌리려 힘썼던 셰프 김민석.

조각달 이야기를 하며 김민석에게 비로소 진심의 방향을 알려준 도영.

김민석은 아마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어쩌면 김민석은 그러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것일 수도.

조각달 이야기는 사랑뿐만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 모두를 아울렀다.

행복의 본질과 그 행복을 추구하려는 자세.

우리의 조각달은 어디에 어떠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을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떠한 자세로 자신의 행복을 지키고 올곧은 행복의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지침서같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고 고민하지 않은 것과, 한번쯤이라도 고민해보고 그 깊이에 발을 담궈봤던 사람들은 다름의 결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왜 청소년 책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어른들을 향한 이야기로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과 그 이야기가 가진 짜임새가 너무나 잘 맞아 흡입력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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