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이야기 - 블록, 픽셀, 페도라, 그리고 억만장자 되기
다니엘 골드버그 & 리누스 라르손 지음, 이진복 옮김 / 인간희극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올해도 3분의 2가 지나간다. 시간이 참 빠르다. 인디게임산업에 대한 배경지식을 빠르게 파기 위해 관련 웹사이트를 서핑했지만, 너무 소화할 수 없는 과다 정보가 넘쳐나는데다 오랬동안 게임을 등한 시 한 탓에 급변하는 시장과 유행컨텐츠거리를 따라잡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 빠르게 성장한 대표게임들과 인디게임이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중심으로 굵은 줄기를 먼저 읽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단점은 게임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을 넓게 보지 못하고 일부만 보는 우를 범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인디게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Mojang'의 마인크래프트(Minecraft)를 꼽을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를 처음 들었을 때는 워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의 아류작인가 할정도의 무지 티낼만큼 나는 엄청 게임계의 조류에 둔감했다. 그러나, 전자&컴퓨터 관련 온라인서비스에서 마인크래프트의 열기를 늦었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인식할 수 있었다. 고전 PRG 를 좋아하는 나조차도 마인크래프트의 그래픽 수준이 엄청 낮아(?) 보였다. 하지만, 그에 반해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컨텐츠로써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엄청난 자유도에 압도당했다.

 

 이 책은 그 '마인크래프트'를 창작한 '노치'라는 예명을 가지고 백만장자가 된 스웨덴 사나이 '마르쿠스 페르손'의 전기같은 것이다. '마르쿠스'는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컴퓨터게임광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원만한 대인관계를 구축하는 것 보다는 프로그래밍을 하고, 혼자서 노는 것을 즐기는 부모님 속을 적잖히 긁을 만한 '바람직하지 않은' 소년이었다. 공부보다는 '컴퓨터'하고 더 친했고, 미래에 대한 꿈과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엄마와 같이 살면서 게임 개발을 하는 것을 더 좋아했던 존재감이 미미한 소년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련히 가지고 있던 꿈은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꼭 만들겠다는 다짐이었다. 당장은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더라도 말이다.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프로그래밍 실력을 닦아나가면서 한창 IT산업의 중심지로 손꼽히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마이다스플레이어'에 입사하게 된다. 당시 게임업계는 중소규모의 스튜디오에서 개발되던 환경에서 대규모, 대기업 중심의 막대한 자본 투자를 통해 블록버스터 급의 게임을 흥행시키는 게임회사간의 경쟁구도로 바뀌어 나가게 되었다. 흥행에 성공하면 엄청난 수익이, 참패하면 천문한적인 손실과 함께 자칫 일어서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마르쿠스가 입사한 이 회사는 굵직한 프로젝트보다 작고 금방 만들고 수익을 올리며, 타산이 맞지 않는 경우 철수하기 쉬운 미니게임위주로 개발을 하며 수익우선주의를 추구하였다. 이는 기존의 거대한 게임회사와는 배치되는 수익모델이었다. 현재는 거의 주류적으로 꼽히는 것이다.

 

 그는 마이다스 플레이어에서 근무하면서 근무외적으로 동료들과 과욋 작업을 하였다. 이는 점차 회사의 반대에 부딪쳤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우선시 하는 회사정책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자유롭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일과를 벌기 위해 게임과 상관없는 회사에 입사하면서 '마인크래프트' 창조의 밑그림을 그리는 시기를 맞이하였다. 그 또한 본인이 창조해낸 아이디어가 아닌 다른 개발자가 만든 인디게임을 참고하여 이 놀라운 세계를 만들어내었다. 게임업계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기는 하늘에 별따기와 같았고, 소스 오픈을 통해 마르쿠스는 합법적으로 모티브를 가져올 수 있었다.

 

 결국 아무런 광고없이 알파버전은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에 전파되었고,  베타버전과 잇달아 발매된 정식버전은 과금방식과는 전혀 반대로 가는 구시대의 가격 정책인 온라인 정가 패키지 판매를 통해 놀라운 수익을 창출하였고 백만장자가 되었다. 이는 그를 더 이상 직장에서 일할 필요가 없는 새로운 게임회사인 'Mojang'을 창업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가 꿈꾸는 이상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여타 투자자본의 유입없이 독자적으로 투자 수익모델을 구축하여 내외부환경의 어려움없이 인디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되었다. 회사를 만들면서 이전 회사의 사장을 CEO로 데려오고, 마이더스 플레이어에서 게임을 통해 친해진 '야콥 포서'를 공동창업자로 삼아 후속 컨텐츠인 '스크롤즈(Scrolls)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외부 자본의 유입없이 독자적으로 설 수 있었고, 마인크래프트는 게임업계 내외적으로 완구업계과 교육업 온라인방송업에서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는 놀라운 개념의 컨텐츠 였다. 그러나 이는 남이 뛰어넘기 힘든 엄청난 성과였기에, 마르쿠스 본인은 그 이상 뛰어넘는 역작을 만들 수 있기는 거의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는 커져가는 회사를 그가 평소에 환멸을 느꼈던 기존 게임산업에 편승하는 것을 막고, 여전히 회사의 구성원들이 독립게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조정을 하며, 마인크래프트에서 자진해 내려왔다. 이대로 진행되었더라면 '마인크래프트2'가 나오고, 수익과 성장만을 향해 달려가는 폭주기관차가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와 인디게임을 프로그래밍하고 있다고한다. 과연 그가 마인크래프트를 뛰어넘는 역작을 만들어 낼 것인지 아니면 그가 창업한 '모장'이나 어두운 골방에서 게임을 만드는 배고픈 개발자가 만들 것인지 기대가 된다.

 

 

 

 나와 친구가 만들어갈 이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언젠가 친한 친구들이 모여 다시 D&D를 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 보며, 그 놀라움과 흥분을 느끼기 위해 게이머와 개발사와 그로 인해 수익을 얻는 기업계가 다 같이 공생하고 많은 개발자들이 자본의 압력을 받지 않고 진정 원하는 컨텐츠를 창조해 내는 스튜디오를 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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