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지 말라 - 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욕망을 보는 법
송길영 지음 / 북스톤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왓 위민 원트(2000)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인 멜 깁슨이 우연한 사고로 여자들의 마음을 읽게 됨으로써 여자들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동과 아이디어로 결국 사랑과 성공을 둘 다 잡고 끝나는 전형적인 해피엔딩 헐리우드 영화다.

 

 멜 깁슨 만큼은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금세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면, 험난한 비즈니스 시장에서 선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않을까? 사람들의 니즈를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엄청난 비용을 소모해야 확률을 높일 수가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2년 전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라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얻은  빅테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을 소개했던, 송길영 박사가 빅데이터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욕망을 보는 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는 이제껏 우리가 시장을 바라보고 고정관념과 편견에 갇힌 상태로 쉽게 상상 하는 것에 대해 경계한다. 온갖 자원을 투입해서 값비싼 데이터를 얻었으나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금이 될 수 있고 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해석을 하는 방법에 있어서 애초에 관찰이 부족한 나머지 내 생각대로 예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놓은 결정체가 상대방의 욕망을 해소할 것이라고 단정지어 버리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꼬집는다.

 

 우리가 상상하고 타켓을 삼았던 고객이 과연 우리의 고객일까?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욕망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시간을 우리 사회가 제시한 틀안에서 사고하며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데이터를 해석해 나온 결과는 그 사회가 강요한 틀 이상을 넘기 어렵다. 이래서야 사람들이 원하는 것 을 앞서서 볼래야 볼 수 없다.  

 

 저자는 이러한 멋대로 하는 상상을 지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관찰'이라고 제시한다. 그 관찰 중에서도 '사람'을 맥락을 통해 관찰해야 한다. 우리가 팔 서비스나 상품이 누구에게 필요한지 보다는 '사람'을 길게 그리고 깊히 봐야 답이 보인다고 한다. 그 '사람'의 삶을 원초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스캔 능력을 키워 '욕망'을 엿본다면 그 것을 해소시켜줄 것을 '제공'라는 이름으로 선물해주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이다.

 

 이 욕망을 파악하는 것에는 제일 먼저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배려'에서 시작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성장 목표를 위한 마음을 담아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의지는 일방적인 것으로 '배려'가 배제된 행위가 될 수 있어 메세지 전달이 어렵다. 하지만, '배려'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은 실패할래야 할 수 없다. 누가 나의 고민을 들어주고 이해하는데 적대감을 갖을 수 있겠는가. 배려를 받았다는 생각은 고마움과 부채감을 형성하게 되고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제목에 언급한 '상상하지 말라'는 우리들의 어설픈 상식에 기대어 섣부른 관찰과 섣부른 배려로 하는 '상상'을 하지말라는 의미였다.   

 

저자의 말을 빌려 한 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이것이다.

 

관찰하라, 관찰하라, 관찰하라. 그리고 상상하라.

 

 앞으로 나도 사업가가 될 것이지만, 내가 제공하는 가치는 꼭 상대방이 배려라고 여겨져야 하는 것이여야만 한다고 다짐해본다.

파괴적 혁신에는 관찰이 필수적이다. 자신이 아는 기존의 틀을 부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보통 수준의 혁신은 자신이 알고 싶은 것에 대한 가설에서 출발한다. p89

이 좋은 물건을 왜 안살까`를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 이 물건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고민하라. 시선을 제품이 아니라 인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점차 내 텃밭을 넓힐 수 있다. p106

제품은 기술의 결과물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팔 것인지는 기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니 사고의 중심을 기술에 놓지 말고 그것을 쓰는 사람의 일상생활에 놓아야 한다. p107

이처럼 어떤 사물이 절댓값을 가진 게 아니다. `맥락`에 따라 그 의미는 얼마든지 달라진다. 아이들의 일탈이라 하면 뭐니뭐니해도 방학이다. 생각만 해도 즐겁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방학이 지옥이다. 널럴한 회사에 다니는 직무교육이 사육처럼 지루하고 짜증나지만, 밤낮없이 딱달하는 회사의 직원들은 외부 교육이 해방구처럼 즐겁다. p139

과거의 삶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보라. 나의 선입견과 프레임으로 타인을 상상하지 말라. 나를 버리고, 사람들의 감성을 가져오라. p168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어떤 힌트를 얻는지는 관찰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더욱이 인간의 내면에는 하나의 자아가 아니라, n개의 자아가 있다. 어느 남성은 남편이자 아이 아빠이고, 회사의 직원이며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하다. 어떤 여성은 다이어트를 위해 끼니를 거르다가, 다음 날에는 친구들과 피맥 파티를 한다. 따라서 한 명을 한 가지로 분류할 것이 아니라, 각각의 상황마다 다르게 분류해야 한다. 그 n개의 자아를 건드릴 때 사람들의 욕망을 정확히 끌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n개의 자아는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맥락이다. 맥락은 주체와 객체와 환경의 합이다. 맥락을 알 수 있으면 현상에 대한 해석이 가능하고, 유의미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P176

데이터는 힌트만 줄 뿐 답을 주는 게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찰은 인간이 만드는 것이다. 선택의 사람의 몫이다. p181

자기만의 프레임에 갇힌 생각이나 한물간 통념을 `상식`이라 부르는 것은 일종의 형용모순이다. 상식 수준의 판단을 할 수 있으려면 변화하는 상식을 계속 찾아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p192

누군가의 어려움을 알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배려하라는 말은 언뜻 한가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사실 기업이 하는 모든 활동이자 그들이 지향해야 할 바다. 나아가 소비자를 어떻게 하면 잘 배려할 수 있는지는 기업의 핵심과제다. p229

상대방을 위해 `no`라고 말할 때 신뢰가 쌓이고 롱런할 수 있다. 고객의 사정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나의 매출도 오르는 것이지, 고객의 주머니를 털어 나만 돈 벌 수는 없다. 기업에 두 번 당하는 고객은 없다. p249

결국 관건은 무엇인가? 배려하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인드를 읽고 배려해야 한다. 데이터를 볼 때도 단순히 그 안에 나타난 패턴을 해석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봐야한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그를 도와줄 수 있으니까. p251

배려 없는 비즈니스는 한 번 팔 수 있을 뿐이다. 반면 배려하는 비즈니스는 수백 번, 수만 번 팔 수 있다.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동네에서 우동집 하는 것처럼 단골이 매일 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에게는 평생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이 있기에, 한 번 마음을 얻으면 그 관계는 평생 갈 수 있다. p262

데이터는 마음이 없다. 마음을 읽는 것은 사람, 바로 나와 당신이 할 일이다. 마음을 읽을 수 있으면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으면 배려할 수 있다. 어떻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줄지 고민하고 상상할 수 있게 된다. 그럼으로써 나의 팬이 생기고, 내 인생이 일로써 의미를 찾게 된다.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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