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14년 전 대학교 1학년일 때는 과제로 레포트로 제출할 때 여전히 인터넷 상보다는 도서관에서 관련 도서를 열람한 후 복사를 하면서 자료를 찾는 것이 일반적인 대학생의 과제제출법이었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었고  검색만 하면 비슷한 내용이라 레포트로 제출할 때 근거자료로 제시하기가 웬 껄끄러웠다. 그럼에도 인터넷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십 년이 지난 지금은 그 관련 데이타의 양이 제곱에 제곱을 이룰 정도로 엄청난 거인이 되어 있었다.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키워드를 검색창에 미처 다 입력하기도 전에 해당 키워드가 자동으로 검색이 될 정도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의 지식은 온라인 상으로 공유가 되었다.

 

 과거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학자의 책이 경영경제 전공자들의 필독서였다면, 지금은 일개 개인도 정보를 가공하여 어느 한 분야의 미래를 전망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해가 가면 갈수록 개개인의 지식은 온라인으로 검색이 가능하며, 어떤 지식은 관심을 받으면서 주류로 대접받아 가공되기도 하였다. 심지어 내가 전혀 알지 못하고 미지의 영역에서 정보가 방대하게 쏟아지는 것도 알지 못한다. 과거에는  TV만 봐도 알 수 있었던 트렌드를 이제는  각종 매체와 온라인을 열심히 하더라도 따라갈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고 그 거대한 물줄기 중 내 손안으로 들어온 아주 작은 물줄기만 컵에 담아 마실 수가 있게 된 것이다.

 

 2013년도 부터 김난도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를 매 해마다 보고 있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점점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래도 과거에는 내가 다른 매체를 통하여 가공된 정보를 통해 이 책의 트렌드에 대해 어느정도는 따라갈 수 있을 만큼의 예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업계 선배들과 출판물을 통해 소비트렌드를 익혀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채찍질을 해대는데 어느정도 공감을 하며 열심히 따라가려고 노력은 했지만, 이제는 다 받아들일 자신이 없다. 심지어 내가 이런 것도 있었냐고 만분할 만한 아이템이 책에 수두룩하게 나온다. 내가 미처 알지도 못하고 사라진 아이템도 많다. 우리대 30대 초중반이라면 알만한 '씨티폰' 이라는 지금은 사라진 경쟁에서 도태된 아이템은 95% 이상은 다 알고 있지만, 여기 책에 나온 수많은 아이템을 그 누구도 50%이상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미래에는 이런 트렌드를 전 사회문화및 경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미래를 좌지우지 할 것이다. 하나의 사람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집단이 될것이다. 우리는 이 집단의 부속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을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제 나도 이 미래트렌드라는 영역에 대해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가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받아들이고 통제하고자 한다. 통제가 되지 않은 정보는 스스로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차라리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되 여러개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성을 얻는 것에 노력을 하고 싶다.   이 책에 나오듯 시중에 나오는 같은 종류의 상품이라도 너무 많아 고민하는 이 시대의 '햄릿'들중에 하나가 되기 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택지 중에 합리적으로 선택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생긴 미래의 전망중 '큐레이션'을 해주는 직업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니 정보는 또다른 정보전문가를 창출하게 되었다.

 

 2014년은 개인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스런 해였다. 4월에 벌어진 세월호 참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뀌었을 정도였으니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조차도 많은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더불어 민간 소비 지출이 많이 위축됨으로써 기업으로서도 과감한 투자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위주의 전략을 펼쳐왔고, 우리 회사에만 해도 실적에 비교적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을 아무리 위축되더라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작은 사치는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올해는 지출을 많이 줄인 편인데, 그래도 커피같은 기호식품과 취미생활 등의 지출은 내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여 비교적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것이라도 없으면 인생을 어떻게 살 수 있냐는 현대인들의 이중적인 소비형태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한 가지의 가치를 중요시 하면 불황일 때도 가족여행을 갈 수 있는 것이 현대인이다. 그리고 구매력을 촉진시키기 위해 많은 정보제공자 들은 끊임없이 유혹한다. 심지어는 내가 검색을 미처 하지 않았는데 어떤 제품에 관한 로그 하나 가지고 홍보를 하는 경지까지 왔다. 내가 검색하는 시간조차 줄여주겠다는 시장의 유혹인 것이다.  그러면서  고객의 구매 이력을 정보화하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여러 매체로써 고객의 구매를 자극하는  CRM이 눈에 띄게 성장하였다.그리면서 시장은 고객의 지갑을 열기위해 점점 결제도 쉽게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그리고 이미 현실화가 되었다.

 기존에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던 고객은 이제 온오프라인의 상품가격과 품질이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온라인 구매상품도 매장 반품이 가능하고 매장에 재고가 없으면 집으로 배달해주는 시스템을 구축, 주문 상품의 배송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 매장에서 구매를 안하더라도 체험을 하면서 나중에 온라인으로 구매가 이루어 지도록 온오프라인의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 점점 구매자가 구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러나 너무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고객들도 골라야 할 선택지가 늘어나자 햄릿 증후군에 빠지게 되었고. 따라서 이제 감성에 의존하여 고객의 구매욕을 자극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른바 '호갱님' 이라고 불리우는 단계에서 탈출하고자 스스로 온갖 데이터를 찾아내어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질소 과자사태와 아이폰6의 구부러짐현상에 의한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그 큰 예이다. 이제 똑똑하다고 믿는 소비자들은 확실한 근거가 없으면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는다. 시각화:눈으로 증명하라. 직접 제작과정을 눈으로 보여주는 시스루 마케팅도 이와같은 열망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수치화된 데이타를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먹히는 일도 있다. 점점 왠만한 자극을 주지 않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콘크리트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하나의 2015년의 예견 될 트렌드는 덤 문화이다. 이미 해피밀 증정품인 슈퍼마리오 셋트, 스타벅스의 다이어리는 원래의 목적과는 또 다른 업그레이드된 사은품이 우리의 구매행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이는 해가 갈수록 더욱 수량이 늘어나고 잇는 것으로 보아 마케팅의 성공으로 귀결되는 제품들이었다. 단 오히려 불량 '덤'은 제품의 가치조차 끌어내린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것은 제품간의 차별화 요소가 점점 작아지는 것에서 기인한다. 어쨌든 소비자에게는 특정상품을 증정하는 전략이 50%할인이나 1+1쿠폰에 비해 호응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보여준다. 이는 증정품을 공짜로 주는 것이라는 기대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덤이라야 확실한 효과를 줄 수 있다.

 

 2014년 최고의 아이디어 상품은 셀카봉이다. 불과 7년 전만해도 해외애서 만나는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은 왜 자기 얼굴이 나와있는 사진을 핸드폰메인화면에 걸어두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나르시시즘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하고 유독 한국인들만 그러는 것에 나도 궁금했지만 곧 흐지부지 되었다. 그러나 지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SNS 상에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필두로 유명인들이 본인들의 셀카를 찍는 것에 '좋아요'를 누르는 많은 온라인 유저들이 있고, 이를 하나의 영단어로써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진화해서 이제 본인의 사진을 더욱 쉽게 촬영할 수 있도록 셀카봉이라는 제품이 저 세계에 퍼지게 되었다.  이제는 사진배경에 내가 나오지 않으면 자랑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셀카질을 함으로써 은근한 자기 과시를 하게 되고 결론적으로 행복을 높이게 된다.  사람들은 이제 구매에 대한 만족보다는 경험에 대한 만족을 중요시 하고 있다. 이 경험을 남들한테 표출하는 방법이 된 것이다. 이를 통한 좋아요 갯수가 만족도를 나타내고 타인의 평판이 곧 나의 정체성을 구축하기게 이른다. 사람의 변화 속도보다 기술의 변화 속도가 훨씬 빨르기 때문에 미처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서사의 붕괴가 일어나고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듣는 대신 지금 바로 이순간의 기록의 연속을 더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기 된다. 건재함의 과시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앞으로는 많은 회사들이  구매상품의 소유보다는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을 팔아서 자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빅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 밖에 그린라이트와 썸으로 이루어진 모든 관계와 시니어지만 시니어 대우를 받기 싫어하는 우리 어머니세대인 Elegant 'urban-granny'가 2015년의 키워드를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통틀어 미래의 불확실성과 수용한계를 넘어서는 방대한 정보는 우리의 선택을 더욱 어렵고 신중하게 그러나 가치 소비를 추구하도록하면서 자기가 필요하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는 구매를 닫아버리고 원하는 아이템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도록 한다는 사실이 궁극적으로 2015년의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장식하게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