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길이 있다 - 김두식 인터뷰집
김두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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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들이 기억을 하였거나, 또는 멀리 잊혔거나, 현재까지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와 닿기 쉬웠다. 그들은 결코 인생에서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도 아닐뿐더러 본인들이 여기기에 스스로가 완벽하지 못하고 후회와 좌절 속에서 살아왔다고 믿어 왔던 것이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이 불혹의 나이를 넘어 이순을 바라보거나 훨씬 넘겨왔더라도, 아직도 인생을 잘 모른다고 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만큼 세상에 돌아가는 것을 충분히 알아왔다고 생각함에도 어느 죽음만큼의 아픔을 겪은 후에는 잘 몰랐다고 시인하게 된다고 나에게 알려주었다.

 여기서 김두식 교수가 인터뷰한 이들은 사회, 문화, 정치, 예술, 그리고 노동이라는 서로 조금씩은 겹치지만 다양한 직업군과 분야에서 활동했던, 또는 활동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심지어는 성노동자의 이야기도 담겨있는데, 그것을 보면서 나는 아직 많은 것을 모르고 한쪽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보면서 배운 것은 어느 한 쪽의 이야기만을 듣고 판단을 하는 것은 아주 심각한 오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한편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로 볼 줄 아는 것이 내 궁극적인 목적이다.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중 특별히 와 닿는 부분도 찾을 수 있었다.

 

정치를 혐오의 대상으로 여기면 안 돼요. 좋은 사람들이 바른 생각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해야 정치도 좋게 바뀌어요." p274 -인 재근 국회의원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는 사람에게는 공개된 팩트 수준에서 판단을 내린 다음 확인을 가지고 얘기할 의무가 있어요. 새로운 팩트가 발견되거나 잘못이 있으면 그건 또 인정을 해야죠. 그래야 교주가 안 생기거든요. 완벽한 진리는 없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입을 닫기 시작하면 힘들 가진 사람들에게 의해서만 주도되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죠.” p297

-시사평론가 김종배

 

“한국이 특별히 나쁘다는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인간의 정상적인 삶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어요.”

-박노자 교수

 

“앞으로 한국 사회를 바꾸는 힘은 소수의 운동가가 아니라 시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해요. 운동가들 입장에서는 진영논리가 중요하지만 시민들은 양심과 상식에 일치하는 주장이면 지지하거든요.” p320

-교육운동가 송인수

 

 그 외에도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인생 선배로서의 멘트들은 가슴에 담겨왔다. 인생의 멘토라는 말. 그게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법이기에, 멘토의 친절한 안내로써 닦여있는 그 길보다는 먼저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간 그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내가 개척하는 길이 혼자 외롭지 않게 되도록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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