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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이야기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월
평점 :
처음 세스 고딘을 접했을 때의 놀라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의 저서 ‘ 작은 것이 큰 것이다’를 읽고 난 후의 소감이다. 그의 머릿속은 항상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했고, 그가 언제 가지고 있는 궁금증은 그 아이디어를 독자들에게 던져주고는 “네가 한번 이걸로 어떻게 해볼 건지 보겠어.”라는 얄밉고도 불친절한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경이롭기 까지 하였다.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언제라도 다시 읽어볼 요량으로 그 수십 수백 권의 책 중에 몇 권 들어가지도 못하는 책상의 책꽂이에 모셔두게 된 것이다.그러나 결론적으로 난 이 책을 아직도 다시 펼쳐보지 못하고 있다. 그 대신 세스 고딘의 전작과 그 이후에 나오는 책을 읽게 되었다. 점점 나는 사회인으로 살아가면서, 점점 센 자극에 적응해 갔고, 그의 후속 작들은 별 영감을 주지 못한 채, 내용도 기억이 안날 정도로 대충 넘어갔다. 그리고 출판한 책이 바로 이 책인데, ‘아트’와 ‘아티스트’에 대한 그의 논리며 주장이다.
아트 : 새로운 틀을 구축하고, 사람과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정해진 규칙 없이 시도하는 것.
아티스트 :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
이렇게 설명하시니, 아 이번 것은 그냥 완전한 자기 계발서화 가 되었나 보다하고 실망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자기 혁명, 자기 혁신이다. 기존에 주장하는 내용과 비슷한 맥락으로 혹은 다른 개념이지만 결론이 같은 밍밍한 미역국 같은 주장은 내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세스 고딘이라서 좀 믿었었다. 그래서 믿음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 했고, 결론은 밍밍한 미역국이었지만, 다시 재탕하고 양념을 넣어서 제법 먹기 편한 음식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는 일단 ‘이카루스의 날개‘ 신화에서 모티브를 끌어와 현대 산업사회가 원하는 인재는 혁신과 혁명을 할 줄 아는 인재이지만 실상은 기업의 부속품 같은 말 잘 듣고 시키는 것 잘하는 존재에서 벗어나 본인이 바라는 이상을 위해 벽을 허물고, 룰을 바꾸고, 장애물을 넘는 용기를 발휘하라고 격려한다. 너무 높게 날게 되어 신의 권위를 거슬러 비극을 맞게 되는 교훈처럼 우리 사회는 이단아에 대한 응징을 당연시 하는 사회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이 규정짓는 이상적인 인간이란,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지고 더 존귀한 명예를 얻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런 산업주의 시스템에 반하여, 그는 밝은 미래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연결 경제’ 라는 시스템을 권유한다. 재능이라는 요소에 의해 결정되었던 모든 경제적 우위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인간성 중심 즉, 관심과 신뢰를 중요한 요소로 꼽게 되었다. 절대 다수를 만족하는 절대적인 상품이 없듯, 특별한 취향과 관심을 공유하는 시장이 기존의 전통적인 시장의 지배를 벗어나 새로운 위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는 미래에 핫 한 경제적인 아이템은 다 인간성을 가치를 둔 상품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 MBA 나 학교 책상에서 배웠던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고 이제 각자의 과감성에 의해 펼쳐질 연결경제에 의존 할 것이다. 선택되길 기다리지 않고, 자기가 지도를 버리고 찾아가야 하며, 그 길이 실패라고 단정 지어져서도 실패를 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거부당할 위험을 난 언제나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 거부마저도 극복해야 아트를 펼칠 수 있다고 말한다. 안전을 버리고 두려움의 바다를 헤엄쳐야한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오래된 매뉴얼과 지침을 버리는 것은 자칫 오래된 잠언을 버리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잘 살펴보면 미신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버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도망치거나 통제하고 억압하려 들거나 저항하려 들기에 앞서 먼저 두려움의 실체를 이해해야 한다. 즉, 두려움을 그대로 바라보고, 연구하고, 맞닥뜨려야 한다. 두려움은 피하는 게 아니라 이해해야 할 대상이다.”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p129
언제나 우리 뇌는 안전하지 못한 결정을 내릴 때 위험신호를 내린다. 그러나 이 벽을 넘어서지 않으면 신의 영역에 도전할 수 없다. 일개 개인이 왜 신의 일이라고 단정하는가? 나 자신을 내 세우고, 문 뒤에서 나와라. 그리고 수치심에 맞서라. 인간적은 모습을 보여줘라. 상대방의 작은 반응 하나하나에 상처받을 필요 없다. 자신을 선택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헌신하라. 다수에게 전체 다 초점을 맞출 수는 없다.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은 일이라면 그 비판은 수용하고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집중할 대상만을 청중으로 삼을 수 있다. 남의 욕망을 내가 살 필요는 없다. 배짱을 키워라.
이 책은 이 책대로 따르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얘기하지는 않는다. 박수를 받지 못하고 조용히 퇴장하는 인생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도전하는 삶과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뻔한 성공스토리는 이제 그만하고, 내 스토리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남과 비교를 그만 둘 수는 없지만 나만의 길을 또 만들어가는 재미를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