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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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는 일본의 경기침체, 2008년도 금융위기를 촉발 시킨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제는 그 시한폭탄이 우리나라로 넘어왔다. 저금리의 은행권의 대출이 상당부분 가계 대출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을 통하여 간신히 목숨만 지켜주는 건설토목업계의 상당 부분 법인들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고, 그럼에도 불고하고 부동산 가격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가격을 논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힘을 얻고 있는 주장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껴있다는 것이다. 경제 지표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아무리 보수적이고 냉정하게 살펴도 현재 부동산 가격은 25~35% 정도 거품으로 가득 차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사람들에게 뭐니 뭐니 해도 내 집 마련에 대한 애착은 거의 종교와도 같아서, 가정을 꾸리고 나면, 이후 제일 첫 번째 목표는 내 집 마련이 되어버리고 만다. 문제는 과거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 호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일었던 건설경기 붐은 부동산 투자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해준다. 이 때 많은 투자 자본들은 건설토목 쪽으로 집중되고 수익률 또한 높았다. 많은 부자들은 이 때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벌었다. 이때는 주택을 구매하더라도 미래의 주택가치가 올라갈 것을 예상하여, 대출을 받아 구매를 하였고, 가격 또한 수입으로 감당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경제위기를 겪고, 이겨내는 과정에서 다시 가파르게 회복세를 띔에 따라, 마지막으로 부동산으로 돈을 번 세대 이후, 정부에서 실시하는 뉴타운재개발 등 토목개발붐에 편승하여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경제 안정을 위해 토건규제 및 각종 부동산 대책을 마련해도 잡지 못했던 노무현 정부에 이어 출범한 이명박 정부 때는 개발경기를 일으키고 부동산가격을 올리기에 온갖 수단을 다 씀에도 불구하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서민들은 정부 및 개발업계 등에서 부동산 바닥 론을 주장하며 지금이 주택 구매의 호기임을 선전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 등과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정책으로 은행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을 늘려주자 부동산으로 구시대의 방법인 부동산 재테크를 위해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대출을 통해 아파트 등의 부동산을 구매했다.

 그러나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일시적으로 멈춰서기는 했지만, 부동산 가격은 계속 내려갔고, LTV, DTI 등은 올라갔다. 따라서 감당하기 힘든 대출을 받은 서민 주택소유자들은 소득의 대부분을 이자로 납입하게 되면서 집값반전을 기다렸지만, 버티지 못하고,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집값 상승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다가 결국 신용불량자로 찍혀버리고, 소유재산은 경매로 헐값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가계는 파탄이 나고야 만다. 문제는 정부에서 아직도 낮아질 대로 낮아진 금리로 집 구매 능력이 없는 가계로 하여금 생애첫대출을 받게 하면서 계속 사지로 몰고 있다는 것과, 많은 서민들이 아직도 대출의 거치기간 조차 힘들게 지내면서, 다가올 대출 상환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하우스 푸어만이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더불어 깡통전세의 비율이 높은 것도 서민들을 괴롭게 하는 요인으로 짚었다. 매매의 능력이 없으면 전세로 살아야하는데, 매매가가 너무 높아 엄두가 안 나는데도 정부에서는 저리로 매매로 전환하게끔 정책을 펼치고 있고, 원하는 전세는 가격이 점점 상승하고 있어, 최근에는 매매가와 전세의 차이가 최고로 좁혀졌다. 이유는 전세매물이 줄어서라기보다는 안전한 전세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택소유자도 마찬가지로 무리한 대출을 끼고 전세를 내놓았기 때문에 자칫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세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높은 매물들만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깡통 전세가라고 부르는데, 월세의 부담감이 높은 가계들이 전세를 선호하는 판국에 위험도가 높은 전세로 살게 될 우려가 있다. 그리고 많은 임대인들이 저금리 환경에서 전세보다는 월세가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전환되어 가는 추세이다. 따라서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런 서민들을 도와주기보다, 대출을 해줌으로써 매매를 하게 하거나, 능력이상의 전세자금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런 요인으로 전세가는 싸지기는 커녕 계속 떠받치게 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현재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끼여 있으므로 견착륙을 통해 말기 암으로 전이되기 직전에 대수술을 통해 이 거품을 꺼버리고 당장의 아픔은 있겠지만 빠른 치유를 통해 회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에서는 수술 대신 정부가 끌어 모을 수 있는 자금을 건설토목에 투자를 하여 마치 약물 주사로써 생명을 이어가게 하지만 결국 암을 막지 못하게 되는 상황은 만들려고 하고 있는 실정이다.

 견착륙이 말하는 것은 일단, 건설부양책을 중단하고 더 이상의 하우스 표어를 막는 길이다. 하우스 푸어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손절매를 하도록 하고. 자체적으로 회복하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가계대출을 완화하는 대신 엄격하게 LTV 비율을 제한하고, DTI규제를 강화시켜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서민들에게 공공재무 컨설팅을 받도록 하여 부실한 가계부채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리하게 하고, 더불어 회생불가의 자구책을 강구하기 어려운 건설업체를 과감히 정리해야한다. 물론 이 부분을 진행함에 많은 고통과 투자자들의 고통이 크겠지만 이 부실부분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 오는 것보단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요구하는 정책을 위해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공공기관들은 민영업체를 대신하여, 직접 공공개발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불필요한 개발사업 등에 쏟아 부은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앞으로의 대책은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데 문제는 현 정권에서도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거품을 걷어내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우리가 맞이하게 될 상황에 대해 많은 고통을 감내해하는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개개인들에게 전가될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기보다는 아픔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개별의 의식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모든 사람들이 간 길처럼 내 집을 빨리 마련하기 위해 안달복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거품이 낀 부동산시장에 주택 구매는 위험하니 지금 가계의 수준에 맞춰서 최대한 임대를 하여 생활하고 충분히 거품이 꺼진 후에 구매를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도 신혼은 월세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는 고통보다는 차라리 이사를 자주하는 일이 있더라도, 임대로 사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경제적으로도 자립하기 쉬운 길일 것이다. 또한 미래에는 직접 집을 구매하는 것 보다는 공공사업을 통해 제공되는 장기 임대주택에서 생활하는 것이 보편화 될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미래는 현재 사회문화적인 요인과 경제적 요인을 따져볼 때, 그렇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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