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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여덟 단어
9/21~23
저자의 전작을 읽어 본 경험은 없지만, 그 머리말로도, 이미 그가 어떤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다름없다. 치열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전쟁과 같이 보내는 광고인들 중에서 우리 일반인의 입장에서 제일 친숙한 그 이름이 ‘박웅현’인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저자는 ‘Creative director’ 의 직함으로 일하는 월급쟁이 광고인이기는 하지만, 본 강의를 할 정도로, 인문학이라는 바다를 일찌감치 그것도 넓게 접한 인생의 선배로써 이 책을 썼다고 본다. 비록 그 스스로는 ‘개미 날개만한 지식’으로 날아다닌다며 스스로를 낮춰 말하지만, 충분히 개미 날갯짓이라도 날개조차 없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길을 제시해준다. 책의 제목에서 나타내는 ‘여덟 단어’는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그리고 마지막은 ‘인생’이란 단어로써, 이 '인생‘은 이전 7가지의 단어를 총 정리하며 마무리하는 이 책의 핵심과도 같다.
'자존‘이란 단어는 말 그대로 내 자신을 존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존귀하다. 그렇다고 빈민촌 어린 아이 한 명이 자존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점들은 후에 별이 되어 일국의 대통령보다 더 큰 빛을 밝힐 수 있으니까.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하찮게 여기지 말자. 내가 하는 일과 보내는 시간 중 어떤 것들은 나중에 가치 있는 무언가를 이룰 때 필요할 수도 있고, 내가 그 자신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이 큰 것을 이루는 것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본질‘은 시간에 따라 공간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것들이 아닌 진정 변하지 않는 그 스스로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현대를 살아감에 따라, 지식과 정보의 양은 방대해져가고 있고, 한 사람으로써 그것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지 않으면 뒤처지는 세상이라고 모두들 말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인간 모두 공통적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박웅현 씨는 그것을 사람의 진정성이라고 말한다. 광대한 정보는 차고 넘치도록 입력이 되지만, 그 핵심은 명료하다. 내가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단순히 스펙을 위해, 성공을 위해 일할 때 능률을 위해, 도구로써 갈고 닦기 위한 것이라면, 그 본질은 미약하겠지만, 나는 단지,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직접 얘기하고 생각을 듣고 내 생각을 잘 말하고 싶었다. 그 것이 본질이다.
‘고전’은 그렇게 긴 역사 속에 잊혀 가는 수많은 존재들 중에서 수 백 수천 년을 지나도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인류의 결과물을 말한다. 사랑의 유효 기간은 3년, 우리 평생은 많이 쳐주더라도 100년, 그러나, 생명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많은 시간을 지나서라도 바로 앞에서 즐길 수 있는 이러한 존재들은 가히 명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찌 예전 것이라고, 무시할 수가 있을까,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책도 고전이라면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서점에 가면 쌓여있는 수많은 책더미 속에 몇 세기 동안 강한 생명력으로 버텨 온 만큼 그 에너지를 우리가 접함으로써 가져갈 수 있다.
‘견’은 우리가 흘러버리기 쉬운 순간과 상황을 소중히 하고, 집중을 하면 생기는 창의력을 말한다. 현대에서는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는데, 이게 교육이나 강의를 통해서 개발이 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절대 아니고 우리 생활에서, 나의 경험에서 벌어지는 작은 작은 것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생겨는 것이다. 깊이 새겨본다. 그리고 나만 보는 것이 아닌 다른 주위의 환경과 사물을 견문하는 것에 따라 창의적인 발상이 나오고, 촉수를 예민하게 만드는 것은 내 앞의 과제다.
‘현재’는 한마디로 ‘Carpe Diem', 즉, 현재를 즐기라고 말하는 것의 핵심이다. 이 말은 정답은 없는 말과 동의어다, 내가 현재를 어떻게 살든지 따라 미래는 바뀔 수 있지만, 어떻게 현재를 지내다가 정답이 되는 미래를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처럼 사는 인생이 정답일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이 오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다만 중요한 것은 현재를 잘 사는 것이다. 내가 내 직장에 들어가기 전에 더 열심히 해서 다른 회사로 들어가는 것이 정답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해봤지만, 결론적으로 그렇다고 지금의 나를 이제 버리고 그 대의 ’나‘로 돌아 갈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목표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것은 나에겐 있을 수도 없다. 지금 이 순간순간은 은 미래의 나에게 중요한 것이 될 것이다. 그 미래의 삶이 정답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는 내 것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권위‘는 이 책에서 말하길 스스로 쟁취하여 바라는 것이 아닌 것도, 무시하라는 것도 아닌 굴복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권위를 스스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내 자신도 앞에서, 혹은 직급 앞에서 굴복당한 적도 있고, 자랑할 것도 못되는 작달만한 권위를 내세우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소통’은 관계의 기본이다. 너와 나의 관계에서 서로를 잘 이해해 주게 할 수 있으려면 소통이 잘돼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입장 차와 서로 간의 배려와 난해만 문맥이 그 큰 원인인데, 해결 방안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과 문맥을 잘 이해하는 것, 나의 말과 생각을 잘 디자인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인생’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한다. 다만 고민할 뿐이다. 어차피 답이 없으니까. 그래서 두려워한다. 자신의 인생이 정답이 아닐까봐. 그러나 이 것에서도 그렇고, 나 또한 그렇다. 내 인생이 정답이 아닐 이유는 없다. 지금 순간 ‘현재‘를 집중하면서 점을 찍으며 자신을 ‘존중’하고, ‘고전’을 가까이 하며 키운 ‘견문’으로써 어떠한 것이 ‘본질’인지를 파악하는 힘을 기른다. 나 또한 많은 이들이 정답이라는 인생과는 이미 벗어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미래가 있다. 이것이 실패라는 단어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은 나는 안다. 내 현재가 중요하다. 내가 그 때 공부를 안했지만, 그녀를 계속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 시간을 허비했지만, 그렇다고 지금 어떻게 살아낼지라도 상관없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나는 그냥 지금 순간을 열심히 살고 집중하고 실존함에 힘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