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 바쁜 마음도 쉬어 가는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양학용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6/15~17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우리 후배님이 고맙게도 챙겨준 선물 덕분이었다.  잠시나마 지하철 위에서라도 다른 공간에 있었던 것 같은 작은 경험을 선사해주어 고맙다.

 '라오스'라고 하면, 다른 동남아의 아름다운 나라들 가운데 자신의 속살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우리 나라 사람에게는 신비와 소박한 이미지의 나라로 인식되어 진다. 이 책은 진심으로 마음까지 여유있는 삶의 나라의 '라오스'라는 나라를 여행한 한 부부의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작가는 이미 여행의 베테랑으로써, 여행을 어느 정도 이해해가는 여행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때로는 다른 일상이라는 공간에서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써 가슴 속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그 덕분에 나도 책 속에서의 일상 외에 내가 느끼는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여유를 가졌다.

공간적인 여행, 굳이 낯선 해외의 어느 땅에 몸을 두지 않아도, 익숙하지 않은 어느 곳에 나를 머무는 그 순간이라도, 한 명의 외로운 여행자가 된다는 것을 이미 배웠다. 책 속에서 여행자가 될 수도 있고, 춤 속에서 여행을 꿈꾸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만의 여행을 순간 찰나 몇초 간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굳이 꼭 어딜 가야 될 이유를 대면서까지 꼭 거기를 가야할 의무는 없다. 여행자의 첫째 자유는 그냥 땡기는 곳을 가고 싶은 자유이다. 라오스라고 해서 꼭 그 곳이 어떤 곳인가 따지고 갈 필요는 없다. 가서 먹고 느끼고, 시간을 보내면, 동일한 시간에 서울에 있어더라면 느 낄 수 있는것 말고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나에게 더 소중한 것이라는 비교는 이 순간에는 불 필요하다.

 이유가 필요없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유. 내가 꿈구는 바로 그 자유다.

"잘 몰라도 낯 설어도, 또는 기차를 놓치거나 오토바이가 고장 나고 복잡한 도시에서 길을 잃어도 두려워 말기. 세상은 다행히 시인과 나그네에게 관대하고, 길 위에서의 어려움은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두려움 대신 여행에 필요한 것은 계산하지 않고 단순해지기, 오직 그것이었다." p47

"나는 지금 이도시를 여행하고 있다. 여행자로서 나는 이곳에 서 있다. 내일이면 나는 다른 도시로 떠날지도 모른다. 만약 지금 나의 시간이 나의 것이 아니라면 내일도 나의 시간은 나의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오늘을 살자." P80

"길 위에서의 시간이 길어지면 여행은 또 하나의 삶이 되는 법이다. 여행에는 설렘과 기쁨, 그리움 같은 감정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때론 지루하고 외롭고 쓸쓸하며, 절망적이기 까지 하다. 삶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감정들이 한 번의 여행 안에 다 녹아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긴 여행을 다녀온 여행자는 한 번의 삶을 다 살아낸 것 처럼 피곤해진다. 그러고는 여행이 또 하나의 삶이고, 삶 또한 사실은 여행이라는 오래된 비밀의 문 앞에서 서성이게 되는 것이다." P110

"잘 가라, 또 보자고!"

외로운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헤어짐에 단호한 것. 잘 아는 것이다. 곧 돌아갈 이들에게 길 위에서의 우연한 만남이란 추억으로 남는 사진 한장 일뿐일지도 모른다는 것." p189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우연히 스치듯 본 작은 글귀가 인상 깊어서 마지막으로 올린다.

 

여행자

여행처럼 흘러가며 사는 것도 좋을 거야.

속도도 시간도 비켜설 수 있다면.

아무리 복잡한 세상이어도

여행자의 눈으로 보면, 그래도 살 만할 테니까.

강물처럼.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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