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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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1/6

 낯선 곳에 도착하면, 그 낯선 분위기를 마시며, 그 문화, 환경, 자연을 몸소 받아들이면서 나 자신과 접촉시키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 순간은 나에게 여행을 잘 왔다는 보람과 함께, 또 다른 내 자신을 만나는 황홀경을 느끼게 한다. 여행을 하면 모든 사람이 시인이 된다. 아니 시를 쓸 수는 없지만, 시인의 감성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홀로 한 여행도, 좋지만, 같이하는 여행도 좋다. 자연을 벗하는 여행도 좋지만, 고층빌딩 숲에 홀로 남겨진 나를 만나는 여행도 좋다. 어디를 가든 어떻게 지내는 여행이든 간에, 그 나름대로의 맛이 있는 법. 불행을 만나더라도 행운을 발견하더라도 그 순간 자체에 의미는 있는 법.

 여행을 혼자 갔을 때,

"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도 막상 홀로 남겨지면 견딜 수가 없는 것인지?"

"나 말고 다른 사람의 외로움을 나는 이제서야 이해할 것 같다."

"기대감으로 잔을 잔뜩 채웠다가 아쉬움으로 잔을 비운다."

 많은 잡생각들로 지금 생각하면, 약간은 웃기긴 하지만, 그 직장과 친구들과 사회의 연결고리를 다 끊고, 나 스스로만을 생각하며 지냈었던 그 짧은 순간은 나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에너지를 불어 넣어 준것을 기억하며, 나는 그 다음 또 다른 여행을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 이 책은 현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노소세대의 지성들로써의 여행중의 소외와 여행에 대한 느낌, 여행예찬 등에 대해 그 들의 생각을 엿보고 공유하고 비판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은희경에게 여행은 낯선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나로 돌아오는 탄력의 게임

이명세에게 여행은 책상을 걷어차고 이미지 만들기

이병률에게 여행은 바람, '지금'이라는 애인을 두고 슬쩍 바람 피우기

백영옥에게 여행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도돌이표.

김 훈에게 여행은 세계의 내용과 표정을 관찰하는 노동.

박칼린에게 여행은 물이고,시원한 생수고, 수도꼭지.

박찬일에게 여행은 좋은 친구와 여행을 떠나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

장기하에게 여행은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타게 된 전철 창밖으로 바라본 풍경이 문득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운 것.

신경숙에게 여행은 친숙한 나와 낯선 세계가 합해져서 넓어지는 일.

이 적에게 여행은 현실을 벗어나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것.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는 것.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꼭 핀란드를 비롯한 북구여행을 겨울에 꼭해보겠다는 것. 예전에 가까이 있음에도 가보지 못한 매력적인 메이플로드를 따라 퀘벡을 꼭 가겠다는 것. 전쟁은 꼭 일어나면 안된 다는 것, 음악을 더욱 사랑하겠다는 것, 그래서 춤도 사랑하겠다는 것. 맥주를 죽기 이전에는 끊을 수 없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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