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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정호승.안도현.장석남.하응백 지음 / 공감의기쁨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10/1~11/24
다들 그렇듯이 사랑이라는 것 때문에, 다른 것은 다 제껴두고 슬퍼하고 기뻐할만큼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이 때는 시인이 된다. 세상이 누구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지고, 그 누구보다 절망에 빠졌다고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대론 허망하게 시간의 치유법에 따라 잊어버리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랑을 만나서 덮어버리곤 한다.
이 때는 그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시 한 구절 한 구절마다 내 얘기이고 마치 나를 위한 이야기인 것처럼. 그리고 나도 내 마음을 털어서 시 한 편을 쓰고 싶었던 그 순간. 물론 대부분의 정인들은 그 마음을 시로 치환하지는 않았겠지만, 이 책에서는 시로 써 그 마음을 표현하여 아름답던 추억과 절망의 기억의 편린을 남겼었던, 그렇지 않으면, 그러한 마음을 담았던 시들을 느끼며, 추억하는 3명의 시인과 1명의 문학인이 자신의 시에 대한 고백을 써 내려간다.
시인들의 연배와 살아온 시대상이 비슷한 지 몰라도, 약간씩은 그 생각들이 겹치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시인은 그 시대의 시대정신을 버리고서는 그 아픔을 견디기는 힘들었을 테지. 그러나 슬픔과 아픔, 기쁨과 희열은 항상 동일한 시를 바라보며 느끼진 않는다. 모든 시가 똑같은 메세지로 가슴 속에 들어선다면, 세상은 얼마나 단조로울까. 여기 4명의 공통 저자들은 획일적인 정답을 위한 시의 해석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비춰서 그 시를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한다.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시인과 시와의 관계가 어색할 때도 있다.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 는 그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의 피를 끓게 했는가? 하지만, 그는 지금 그런 시대정신을 잃어버리고, 기득권 세력에 붙고 말았다. 그 옛날 서정주 시인의 아름다운 시들은 시인 자신의 친일행각으로 약간은 퇴색했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시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어느 시가 유명하고. 어느 시인이 유명하다는 건 그냥 일반적인 잣대이다. 우리는 우리와 나의 마음의 호수에 물결을 일으키는 시를 발견하는것이 소망이고, 기쁨이다. 특히 사랑에 대한 시는 정답이 없고 끝도 없으나 나는 계속 갈망할 것 같다. 쉬임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