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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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21

 

우연히 기차여행에서 마신 공정무역인증 로고가 박힌 커피에 대한 진실성을 파헤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현장을 방문하여 공정무역에 가려진 진실을 확인하는 저자의 르포르타쥬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 및 재화에 대해 저를 비롯한 많은 소비자들은 깊게 의식하지 못하지만, 실상 거의 모든 공산품 및 식료품들이 바로 저개발 국가로부터 넘어왔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의식을 가지고 알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바닷가재, 주석, 양귀비, 고무 등은 우리가 사용하는 필수품에서의 1차적 자원이기도 하지만, 현지 자원을 채취하거나 구하는 노동자의 고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것들은 다 풍요로운 자원을 사용하려는 선진국가들의 욕심과 이윤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비윤리적, 비인도적인 일을 서슴없이 하는 대기업들의 극단적인 자본주의에서 비롯되어 나온 것입니다.

 심지어는 이러한 자원을 무한정 공급하기 위해 밀림을 파괴하고, 현지의 다양화된 생태계를 없애버리는 환경파괴에 까지 이르러 우리의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이러한 황폐화된 자연을 물려 받은 저개발국가의 자원이 고갈하게 되는 시점부터 그들은 빈곤의 악순환을 겪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선진국들은 차별적인 조건으로 현지인들을 착취하고, 불공정한 무역을 통해 자원을 들여왔습니다. 이에 발생된 운동들이 힘을 합쳐 생긴 자본주의적 행동이 공정무역이라는 대의 아래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저개발국가와 선진국 간의 상품이동이 비교적 불공정하게 이루어 지고 있었고, 그만큼의 가치에 비해 재화의 분배가 저개발 국가에 적게 돌아간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의식 있는 소비자들은 공정무역을 하는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저개발 국가의 경제를 돕는다고 생각해왔고, 소비자들의 등쌀에 떠밀려 억지로 윤리적인 기업 이미지로 포장하기 위한 수단이 공정무역인증 마크였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증마크를 획득하기 위한 기부금은 기업의 수익 중에 얼마 안 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 먼저 공정무역을 해왔지만, 인증을 받지 못하는 작은 브랜드들은 힘들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인증을 수여하는 공정무역인증 단체들 또한, 그것을 전부 현지사업에 재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계속되는 인증의 권위를 위해 마케팅에 비용을 쏟아 붓는 상황입니다. 이들은 인증의 권위가 높아져야 더 많은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현지에서도, 이러한 인증기관의 투자를 받기 위한 현지인 중심의 협동조합은 그 투자비가 현지 농민이나,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조합운영비나, 일부 고위층 및 정부 공무원 주머니로 들어가는 비현실적인 상황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인증을 획득 하는 대신, 현지인과 직접 접촉하여, 더 많은 돈을 주고 상품을 구입하고 품질 향상을 독려한 결과, 현지인의 수입도 향상되고, 바이어가 요구하는 품질향상에 노력을 들이게 됩니다. 바이어 또한, 더 많은 구매액이 들지만 그래도 수익을 보는 것에 문제없고 고품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공정무역인증제도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위에 본 것과 같이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현지에 부도덕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윤리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공정무역 기업으로 인정되는 부조리함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인증의 사업비가 현지의 개발에 투자되는 것이 아닌 아이러니도 발생한다는 것을 이해하였습니다. 대기업들이 자본의 극히 일부분을 현지에 자선사업인 마냥 투자하고, 비영리기관단체를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지 못하다가, 사업을 접고 현지 인프라를 내버려 두는 상황도 많습니다. 얼마 안 되는 기부금으로는 그것을 지속하여 추진할 수 없습니다. 현지에 돌아가는 수입을 늘림으로써 노동자들이 자립을 하고, 기업은 돈으로써 투자가 아니라, 현지에 노동자들의 노동과 삶에 보탬이 되는 기반시설을 복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투자라고 생각하고 지원해주면 결국 그 우산아래 노동자들은 해당 기업에 대한 파트너쉽을 생각하고, 그 노력은 좋은 품질의 상품 생산으로 돌아온 다는 것을 코트디부아르의 올람이라는 기업의 사례로써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람은 공정무역인증의 획득은 접고, 현지의 낡은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에 따라 결국 성공을 거두었고, 현재는 인증보다 더 권위적인 올람이라는 그 자체 브랜드가 공정한 무역을 표방하고 현지와 공생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나름대로 최근에 부각되었던 사회적 기업이라는 주체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만, 아직 우리 나라의 사회적 기업은 어린 아이 수준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이 서민에 가깝게 다가가는 경제 생태계를 사회적 기업이 담당한다면, 더욱 거국적인 경제 무역은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기업적 결심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아무리 작은 기업들이 뛰어봤자 벼룩이지만, 다국적 기업 하나의 힘은 그 아래에 2,3차 협력업체들까지 파생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람같은 회사가 영향력을 끼치려면 대기업만큼 덩치가 있어야 가능한 사업도 많기 때문에 기업의 도덕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주주와 이사회라는 또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주체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소비자연대라면 기업의 결정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지 않을 까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기 때문이기 때문에 꼭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도 이러한 방향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저자와 다른 논점에서 보자면, 저자는 협동조합의 역할을 너무 축소한 듯한 경향이 보입니다. 물론 짧게 서술되어 있으나, 협동조합 자체가 노동자의 권익보다 걸림돌의 모습으로 비춰진 것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아직 저개발국가의 노동조합은 갈 길이 멉니다만, 많은 선진국형 협동조합의 사례를 보건대, 긍정적인 역할을 후에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동자 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협동조합 자체의 힘은 뭉칠수록 강해지기 때문에 거대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중요한 경제 주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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