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8/1~9/28

 

 네이버에 현재 연재되어 나오는 지식인의 서재도서판.

내가 처음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무렵 항상 궁금해왔던 것은 우리가 독서멘토로 생각하는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책을 읽으며 그 좋은 점을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독서를 한 후 효율적으로 그 지식을 이용할 것인지, 책 속의 좋은 내용을 흡수하고, 그것을 살아가는 동안 써먹을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에 더욱 중점을 두고 욕심을 내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식인의 서재는 독서를 통하여 어떠한 효용을 얻는 것은 단지 부차적인 것일 뿐이고, 책 그 자체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식인의 독서 이야기이다. 수단의 독서가 아니고 목적의 독서를 강조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한번 보고 넘길 것이 아니고, 책을 보다가 가끔 고비를 만나거나 회의를 느끼는 순간마다 책장을 넘기면 좋은 소화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지식인들의 서재 이야기는 그 중에서도 우리가 더욱 궁금해하는 독서멘토들의 책사랑이야기가 나와있다. 독서를 어떻게 하느냐의 방법론의 차이와, 어떠한 자세로 책을 보는지에 대한 의견은 각기 다르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독서는 수단이 아니라 인생의 목적 그 자체라고 말한다.

 

 치열하게 독서를 하는 지식인도 있고, 너무 내용에 목숨 걸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독서에 임하라는 조언도 있다. 다독을 권유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하나의 책을 꾸준히 정독하는 것을 최고의 독서법으로 의견을 내는 분도 계신다.

 물론 아무리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세상에 수억 권의 책을 다 볼 수는 없고, 우리의 인생은 짧다. 하지만 꾸준히 책을 읽는 다면 우리가 비록 보지 못할 책이라도 그 내용은 어느 정도 제목만으로 짐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모르는 것보다 책을 읽음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거기에 수백 수천 권을 일평생을 통해 읽는 다면 나만의 인생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도 간접적으로 살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이 활자로만 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만화책도 하나의 책이고, 우리가 얻을 교훈과 감동이 있다면, 내 인생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책이라면 무협지도 좋은 책일 것이다.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드는 것은 약간은 무서운 이야기 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변함없는 사실일 것이다. 어떤 책이 그 사람의 서재에 꽂혀 있는지 보아도, 독서에 초보인 나조차도 그 사람이 어떤 문제에 관심이 있는지 어떠한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왔는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고, 내 책을 본 다른 사람도 쉬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재수 좋게도 내가 고른 책은 정말 좋은 책이고, 나에게 인생의 길을 살며시 열어준 책들이다. 물론 이 것이 바로 당장 나에 인생에 변화를 주지는 못할 지라도,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어떠한 끈이 이 책을 통하여 이어져 있다면, 나중에 언젠가 나를 잡아당길 것이라고.

 

최대한 책을 차별적으로 읽지 않을 것이다. 편식하지 않고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살펴 볼 것이고, 여러 책을 같이 볼 것이며, 읽은 후에는 적은 양이나마 펜을 들어 감상을 남길 것이며, 안 읽히는 책은 나중에 보더라도 언젠가는 볼 것이다. 나중에는 독서를 통하여 정제된 나의 생각을 남에게도 보여줄 글쓰기 실력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낸 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황홀하다. 책을 보고 글쓰기도 허접하게나마 지속하여 할 계획이다. 최재천 교수의 학생시절 지도 교수가 해준 추천사 중,

 

‘He writes with precision, economy and grace. ‘

<그는 정확하고 경제적이며 우아하게 글을 쓴다.

 

이와 같은 찬사를 나도 받을 수 있을 까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하면 길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좋은 책을 많이 일고 좋은 글을 쓰는 것.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보다 더 큰 축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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