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더 갭 - 오래된 런던에서 새로운 서울을 상상하다
김규원 지음 / 이매진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5/28~6/1

 

'Mind the gap!'

 런던의 지하철을 탈 때 승강장에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 오기전에 나오는 장내 방송의 소리라고 한다. 캐나다 밴쿠버에 있을 때는 'Watch your step!' 이란 소리를 들었는데, 그것보다는 약간 품격이 있다고나 할까?

 여행업계에 일하는 사람으로써 대부분은 들어 볼 만한 농담이, 서유럽을 패키지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제일먼저 런던으로 갔을 때, 사진을 많이 찍는데, 그 다음에 파리로 이동하면 더 많은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스위스로 이동하면, 메모리카드의 용량이 모자라 런던의 사진을 지우면서 사진을 찍고, 결국에 로마에 도착하면, 그동안 3개국의 사진을 몽땅 지운다는 우스갯소리이다.

그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구 대영제국의 수도고 무시못하는 나라의 도시지만, 그 거리만큼이나  매력을 잘 몰랐던 도시가 아닌가? 파리하면 에펠타워, 스위스하면 융프라우, 로마하면 바티칸시티를 떠올리지만 런던하면,  쉽사리 어떤 것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나마 빅벤 아니면, 템즈강, 대영박물관 여러 의견이 나뉠 게다.

 하지만, 이 책은 이 거리감을 상당히 메꿔 줄수 있는 사실로 풍부하다. 

머릿말이나 추천사에 언급된 것 처럼, 런던을 여행하기 위한 가이드 북이나, 문학 작품에서 나온 (셜록홈즈의 베이커 가가 갑자기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사적지 정도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 영국에 있는 도시 속의 삶이나 서민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쉬운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파리를 칭송하는 책이나 로마의 유적등을 설명하는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만 런던을 찬양하는 책은 베스트셀러에 없다.

 그만큼 이 책은 런던을 가본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안 가본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의미있는 저작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나오는 내용은 런던의 정치사회문화부터 교육제도와 건축물, 시민문화까지 아주 깊지는 않지만, 일반 대중보다는 깊이있게 서술되었다.

특히 저자가 관심있는 건축과 공간 분야를 위주로 한국과 비교하며 런던과 캠브릿지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하였지만, 대부분 영국의 공간 활용도 라던지 문화에 점수를 더 후하게 주는 경향이 보였다. 

 그리고 쫌 오래되고 낡은 건물과 공간이라도 런던사람들은 보존에 노력하는 한편, 서울은 신도시 꾸미기와 뉴타운 건설이라는 미명하에, 낡은 공간을 다 삭제해 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왔던 것을 중점적으로 돌려 지적하였다.

 사실 서울도 오래된 도시라고 말할 수가 있는데, 우리의 역사를 알만한 공간은 다 옛터로 표시 되고, 역사적인 위인들의 사적이나 급이 떨어지는 사적지는 돈많은 재벌에 팔려 이미 자취를 감추고 고층 빌딩이 들어 서 있다. 지금 현재 박원순 시장이 이런 없어져 가는 공간을 보존하기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하였으나, 이미 수많은 고적지들이 없어진 후였다. 나 또한 깨끗하고 최신식의 건물이 들어서는 도시계획을 은근히 밀어줬던 것이 사실이다. 그 때는 그 가치를 잘 몰랐지만, 세계에 적지 않은, 심지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후진국도 유물들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충격을 받고 난 이후에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또한 저자는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닌, 내면의 시민의식에 대해서도 비교를 하고, 서술했다. 런던 사람들의 친절함과 배려심을 우리나라의 정이 사라져 가는 시민문화, 빨리빨리 문화와 비교하여 꼬집어낸다. 비록 이것이 진정으로 친절함이 아니더라도, 일단 주는 사람 받는 사람 기분 좋으면 그것으로 된게 아닌가?

 

책으로 런던을 간접경험하는 좋은 기회 였으며 다른 도시들도 이런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 도시에 직접 방문했을 때 얻는것이 더 많으리라. 맛집, 가봐야할 곳으로 도배된 가이드북이 가지고 있지 않은 진실된 가치를 발견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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