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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2012.3.29~2012.4.16
여행에세이를 읽다보니,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거 있잔아 아름다운 것을 봤는데, 말로 표현을 못하고 생각을 표출하지 못할 때의 그 답답함은 가끔 참담하고 내가 얼마나 메마른 사람이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준다는 것.
그래서 시집을 보기로 했다. 그냥 개인 시집을 보면 나같이 정서적 결핍이 많은 일반인은 힘들기에 시인이 골라준 모음 시집을 읽는 것이 처음에는 좋을 것 같기도 했고, 위 책은 안도현 시인이 직접 시를 골라서 해설까지 붙여준 덕택에 그나마 함축적인 의미를 지는 시어를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용이하게 책이 구성 되었다는 거. 그리고 중요한건 알라딘에서 반값행사를 한 덕에 바로 지를 수 있었다는 장점이 한 몫했다.
산문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요즘 사색을 하는데 시간을 내려고 노력하면서, 시집이 오히려 읽기에 편더 좋다고 느껴졌다.
시간에 쫒길 필요없이 한 편 보고 생각하고 멍때리고 하다보면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좋았다. 꼭 무언가를 해야하는 강박관념없이. 비록 시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특히나 이 책은 고 김기찬 사진작가가 남기고간 70년대 골목길의 정겨운 풍경을 함께 올려놈으로써, 시의 소박함과 소소한 아름다움을 더욱 부가해줘서 고마웠다. 소박한 아름다움. 화려한 시도 좋지만,이렇게 우리 대중들에게 가깝게 느껴지고, 마음을 적시는 시들이 지금은 좋다.
월식
강연호
오랜 세월 헤매 다녔지요
세상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그대 찾아
부르튼 생애가 그믐인 듯 저물었지요. 누가 그대 가려 놓았는지 야속해서
허구한 날 투정만 늘었답니다.
상처는 늘 혼자 처매어야 했기에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흐느낌
내가 우는 울음인 줄 알았구요
어찌 짐작이나 했겠어요
그대 가린 건 바로 내 그림자였다니요.
그대 언제나 내 뒤에서 울고 있었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