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버들은 멋지게 자라서 파란 모래땅에 서 있는 조각상 위로 싱싱한 가지를 드리웠어요. 보랏빛 수양버들 그림자는 꼭 진짜 나뭇가지처럼 움직였어요. 그래서 나뭇가지와 뿌리의 끝이 서로 장난치며 입 맞추고 싶어 하는 것 같았죠.> p.13초등학교 1학년때 읽었던 인어공주는 내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가장 이해못하는 동화였다. 사랑이 죄도 아닌데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를 이렇게까지 답답한 비극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가 최근까지 나의 주된 생각이었고 그래서 관심밖이었다.그러다 최근 안데르센에 관한 글을 하나 읽다가 그의 성정체성에 관한 부분에서 마음이 턱 걸려 넘어졌다. 아......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될수밖에 없었겠구나. 나의 사랑이 아무리 진실하고 깊어도 원천적으로 받아들일수 없는 대상에게는 그어떤 말로도 전할수가 없었겠구나. 무구한 그와 그를 절절히 사랑하는 나 누구도 잘못한게 없는데 이깊은 절망과 아픔을 해결하려면... 나를 놓는것외에 무엇이 있었을까. 그래서 삼십여년이나 지나 인어공주책을 구매했다. 동화답게 직설적이었지만 원전의 묘사들은 구절구절들이 참 아름답고 애틋하다. (물론 마지막에 착한일을 해야 복을 받는다 같은 교훈 메세지가 등장해 뭔가... 웃겼다.)
5~6년 전의 강형욱님 못지않게 반려견에 대한 인식을 바꿔 주었다.강형욱님에 의하면 첫장부터 냇길은 벌써 훈련을통해 산책 매너를 배웠어야 했다. 이연수님은 냇길과 함께 추는 춤으로 정의하고 냇길스타일로 인정한다. 반려인이 감당할수 있는 쪽으로 선택할 뿐 누가 더 옳다고 할수는 없다.다만 나는 이연수님이 약한존재를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 인간(성인)이 가진 우위의 힘으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만들어내려던(고쳐내려던) 생각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개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스티븐슨의 주인이 결과적으로 위대한 누군가 였든 아니든 그는 똑같이 성심으로, 품위를 갖추기위해 고군분투하며 일했을 것이다. 그런 그를 비난하기에 지극히 평범한 사람인 나는(이라고 핑계를 대어본다) 여전히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인식하며 소름끼쳐하기만 할뿐 내가 맞닥뜨리는 일이 없길 바랄뿐이다.
이제 이 구절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수 있는 나이가 되었구나..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 P66
바닷가에 있는 저택 따위를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아닐까. -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