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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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읽었던 시 중 암송할 수 있는 시가 있는가?

혹은 인생의 화두가 되었다거나 시즌송처럼 계절마다 읊조리는 글귀가 있는가?

그런 글들을 모아 해제를 쓸 정도면 어떤 날들을 보내야 할까?

요즘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나오는 것을 보니 '시'도 트랜트가 될 것도 같다.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강제적으로 만들어졌으니 나도 시류에 편승해볼까 한다.

별들이 하늘을 긋는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도 하늘을 긋는다.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의마음은 언제나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인지라, 우리가 별을 바라보며 염원하는 한 사랑은 여전히 가능태이지 않을까. 그러니 하늘과 별을 눈에 담고, 우연의 우연이 우리를 데리고 가 어느 삶의 모퉁이에서 사랑을 마주하는 순간을 꿈꿔보자. 그렇게 살기를 소망하며, 모든 별에게 빌어본다. 사랑이 우리를 같은 곳에서 찾아주기를. 29쪽

우리에게는 자기애를 넘어선 '다가가는 사랑'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다면 아름다움을 위해 거리를 두고 사랑을 말하는 사람보다, 사랑을 위해 아름다움을 스쳐 보내는 사람을 사랑하시라. 38쪽

그제서야 사항했던 이의 이름은 한 줄기 빛으로 마음 한 구석에 남는다. 그대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오래, 내 한 평생 고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삶의 또 다른 역설이 그렇게 완성된다. 말로 하지 못하므로 위대한 사랑 말이다. 88쪽

조금씩 줄을 그어본다.

그 줄을 그었을 때의 나를 떠올린다.

문자를 눈에 넣었다가 입으로 토해냈다가 소리 없이 담아내본다.

그런 글들 나도 찾아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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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캐나다에서 일한다 - 더 나은 삶을 향한 한 가장의 해외 취업, 이민 생존기 해외 취업/이민 생존기
이홍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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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인생 들여다보기.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는 저자의 삶의 단면을 들여다본다.

무려 "한 가장의 해외 취업, 이민 생존기"

캐나다. 이민을 결심하게 되기까지와 결심 이후 준비, 이주한 이후의 삶이 단계마다 펼쳐진다.

그리고 낯선 곳에 던져진 자의 애환이 그려진다.

그리고 군데 군데 등장하는 캐나다 이민에 대한 TIP. 유용한 정보들이 있다.

어학시험부터 자동차 구하기, 인터넷 뱅킹, 한인 커뮤니티, 직장구하기, 영문 이력서 작성 가이드, 근무 시간, 복장,

회사동료들과 이웃들, 해고와 고용보험, 새직장 취업 등등

역시 최고의 경험은 결국 내가 하는 날 것의 경험이겠지만.

'설마 내가 캐나다에 이민 갈 일이 있겠어?'라는 마인드를 가진 나에게는 정말로 값진 간접경험이다.

요즘 업무환경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는데 이 책이 그 관심을 상당 부분 충족해주었다.

몇해 전에 관심 있게 지켜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비정상회담'

그저 우리 말을 잘 하는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 화면으로 비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싶었다. 이민을 결심하고 그 나라에 정착하기까지 겪어야 했을 일들은 겪지 않고는 모르지 않을까.

아래 책의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캐나다 사회에서는 혹여 안 될 듯한 일도 반드시 규정대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개별 사람들의 사정을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처리하면서 오히려 규정을 고쳐나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즉, 사람이 만든 규정과 법률이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비합리적이거나 맞지 않는 부분이 발생하면 규정을 고쳐가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해 간다는 점이었다. 23쪽

- 음. '합리적'이라는 말의 실용적 의미에 부합하는 것 같다. 예외 없는 원칙 없고, 현실적용 없는 이론 없다.

여러 가지 종합해서 판단해 보면, 선진국이라 사회 전반의 기반시설은 믿음직하게 잘 되어 있지만 그 토대 위에 개인이 하기 나름이라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캐나다의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이야기라 하겠다. 29쪽

- 역시 어디든 일정 부분은 자기 하기 나름이다.

그저 정해진 목표 일자까지 해야 할 일만 해 놓으면 된다. 즉 일과시간에 은행을 가든 집안일로 쉬든 더 자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하되, 그에 따른 결과는 본인이 확실하게 책임지라는 결과 중심의 직장문화이다. 124쪽

- '저녁이 있는 삶'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야근 없이 주어진 시간 내에 집중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트렌드 아닌가. 우리사회도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업무시간 외에 업무와 상관없는 일로 서로 연결된다던가, 아니면 사적인 부탁을 받는 경우는 절대 있을 수 없다. 혹시라도 개인적인 부탁을 받게 된다면 그건 단호하게 'NO!'를 해도 불이익은 전혀 없다. 203쪽

- 그러하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에 다시 올 생각이 없다 한다. 그의 삶을 응원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라 느꼈고 적응 역시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소소하고 디테일한 에피소드들은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근데 이거 뒤장 속면을 보니 이 책 '시리즈'인가 보다.

'나는 독일에서 일한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일한다', '나는 중국에서 일한다'

오!!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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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일로 잘 먹고삽니다 - 꿈업일치를 이뤄 낸 31명의 job톡
강이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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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터뷰를 엮어낸 글이지만, 작가의 인맥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의 삶에 들어와 엮인 31명의 이야기이지만, 그들을 알게 된 계기와 일을 하면서 느낀 상대에 대한 설명(감히 평가?라는 단어를 쓰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곁들여져 있다.

맨 처음 든 생각은 부러움.

한눈에 봐도 이미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 그들의 외관이 아닌 지난 삶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고 배울 점을 찾아낸 점.

그리고 그들이 작가와 협업을 한 이후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 즉 1회성 만남이 아닌 인연인 점.

무려 31명. 어떻게 보면 저자는 공개적으로 인맥자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고백한다.

' 이 책을 선택한 독자들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길 바라며 집필했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들여다본 여러분의 삶은 저 또한 성장시켰습니다.

별처럼 반짝이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헤아리며 무탈하게 책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제 우주에서 어느 하나 모자를 것 없이 반짝이는 별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준 서른한 분의 사람의 더없이 빛나길 바랍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 어느 분야의 인물일지, 성향이 어떨지 명확해진다.

목차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다

특별한 일을 하고 싶어

나만의 브랜드로 세상에 우뚝 서다

콘텐츠의 마법사들

꼭 전공에 맞춰 살지 않아도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 이상이 목차이다. 자, 다음에 덧붙이자면 어떤 문구가 어울릴까?

돌고돌아 다시 제목이다. "별별 일로 잘 먹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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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고등학교 자퇴할래요
김라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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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랬지만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이다.

대학입시와 관련한 대응방안부터 조기교육. 태교에 이르기까지.

부모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자녀가 적어도 '나만큼'은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나보다는 '잘 되어야 한다'는 것.

내 때와는 너무도 달라진 환경에 걱정이 되고 혼란스럽기도 해서 어떻게 조언을 해줘야 할지, 어떻게 도와야 할지

서툰 부모라서 조심스럽고, 몰라서 미안해진다. 그래서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아이가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하지 않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처음의 바램이었지만

어느순간 아이가 아닌 '나'의 바램이 투영되게 된다.

나는 아이의 잘나가는 학교생활을 나와 동일시하며 즐거워했었다. 아이가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나가려 하자 나는 너무나 절망했다.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어 제대로 된 방향을 찾아가라고 강요하고 으름장을 놨다.

잠시 멈추며 나 스스로를 살펴보았다. 아이 인생의 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내 인생의 흠집이라고 생각했다. 215쪽

- 이 책의 제목을 읽었을 때 예상했던 고백이었다. 엄마가 걸었던 기대와 순항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의 미래가 어느순간 바닥이 꺼진 것처럼 막막했을 아이의 말.

저자는 교육에 관심이 많고 능력이 있는 엄마이지만, 그래서 아이를 놓아두기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누구 비난할 수 있을까? 사회적인 성공 이외에 행복을 찾아가는 것은 아직 너무 어렵다.

이 책의 부제가 '아이와 엄마의 자아 찾기'인 것은 아이가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지고 살아갈 권리가 있는 하나의 인격체'임을 인정하고 '아이와 별개인 내가 정한 나의 인생을 살자고 다짐'한 이후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후 저자가 하는 말을 주의깊게 들어보자.

부모는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저자는 이제 열아홉 '부모나이'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제 '부모나이 다섯살'이 된 것인가? 저자가 바라는 것처럼 그저 '인생의 동반자'가 되고 싶다.

아직은 한참 남았다고 믿고 있는 사춘기가 시작되기 전에....

엄마, 나 고등학교 자퇴할래요.

- 당신의 대답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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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
도제희 지음 / 샘터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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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꽂힐 때가 있다.

다른 이에게는 그저그런 영화나 책들 중 하나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 영화 혹은 가까이 두는 책.

다른 이에게는 러닝타임이 길다 혹은 짧다, 지루하다 정도로 남아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몇 번씩 혹은 시간 날때마다 보곤 한다는 영화 혹은 책.

어떤 책이 한 사람의 삶 속에 들어오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일생일대의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순간 우연히 눈에 들어온 작품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사람이 남기고 간 물건 중에 포함될 수도 있고, 그냥. 말 그대로 그냥 우연히 길가다가 눈에 들어온 작품일 수도 있다.

저자는 직장을 그만 두었을 때 "난데없이" 무려 도스토옙스키라는 작가가 들어왔다.

들어는 봤는가. '가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죄와 벌', '미성년', '백치', '스체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악령'.

책의 제목을 읽는 순간부터 의구심이 들었다.

아니 어떻게 '도스토옙스키'에 빠질 수가 있지?

(음... 작가님 성이 '도'시여서 그런건가? 그렇다면 일말의 가능성이....)

러시아 작가의 소설을 읽다가 좌절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름일 것이다.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을 뿐더러 너무 어렵다. 이름을 읽다보면 한 사람을 부르는 명칭이 수 가지에 달하다 보니 정 붙이고 읽을 수가 없었다.

(이 점은 이 책의 작가님도 인정하고 있음. 그럼에도 빠지다니 ㄷㄷ)

그래 일단 빠졌다치고, 작가님이 써내려간 글을 보니, 조금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 <백치>라는 작품에 꽂혔다. 이 책 찾아봐야지.

미쉬낀 백작. 잠시 백치였었던 적이 있었다는 점과 본인의 현재(가난)를 인정하는 인물이다.

특유의 솔직함으로 첫인상만을 보고 자신을 하대했던 사람들의 호감을 이끌어낸다.

그를 보고 "양준일'님을 떠올렸다고 하면 오버일까? 가히 '마성의 남자'라 할 만하다.

미쉬낀 백작이 하는 말을 가만히 머금어보면 그에게 실수를 한 듯한 기분이 들고 자세를 바로하고

사과의 말을 꺼내야 할 것만 같다.

슈가맨에서 그분의 말을 들었을 때 오는 감동과 비슷한 순간이 있는 듯.

등장인물들의 다소 엉뚱한 대사. 고전 특유의 오그라드는 대사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다.

부디 이 책 읽어보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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