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무쌍 황진
김동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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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본인의 활약상을 조정에 보고하지 않는다면 업적에 대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초기에 수차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으나 조명받지 못했던 인물.

통신사 사절단에 참여해 본인의 눈으로 일찌감치 일본의 전쟁역량과 침략의도를 파악했던 무인.

활에만 의존하지 않고 일본무사들의 검술의 위력을 파악해 장병들과 체계적인 훈련을 했던 선각자.

그리고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해 전술다운 전술을 적재적소에서 실현했던 지략가.

부하들의 후퇴를 처형으로 막지 않고 본인이 최선봉에서 서서 부하들의 사기를 올렸던 용장.

그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황진이 암살당하지 않았다면 왜란종결이 앞당겨지지 않았을까.

당연히 주인공 황진의 활약상이 눈에 들어오지만 마음에 걸렸던 한 사람이 있다.

통신사 부사 김성길. 그는 지나치게 예의를 중시한 나머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의 전쟁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중요인물들을 만나 동태를 파악하려 하지 않고 예의를 벗어난 일본의 의전에 항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두문분출했다.

당연히 조선으로 복귀해서 선조에 보고할 때 일본의 전쟁역량과 침략의도에 대해 회의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왜란발발 후 본인의 잘못을 인지하고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힘쓴다.

서생으로 살았던 그의 기백으로 인해 일본군이 주변의 매복을 의심하고 철군했던 일화도 있었다.

황진은 친분이 있던 김종인으로부터 그의 최후를 전해듣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은 김성길 같은 분으로 인해 벗겨진다.

감히 이 소설의 숨은 주인공으로 칭하고 싶다.

전쟁으로 스러저간 말없는 민초들의 아픔을 피신해 있던 선조가 알았을까. 동인과 서인의 정파싸움에 눈 멀어 백성들의 아픔을 외면했을 조정대신들. 그들은 어쩌면 시대의 수혜자들이 아닐까.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장면들에 눈이 아리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과 의견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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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조한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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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레의 민중(역자 '조한욱')을 먼저 읽었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서 미슐레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이 눈에 들어오더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필요한 이유. 관련 부분이 눈에 들어오니 다시 [민중]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교유서가 출판사에서 민중 같이 읽기를 진행했는데, 완독 후에 다시 정해진 분량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버거워서 절반 정도만 참여했다. 다른 분들이 남기신 글들을 보고서 반성을 하게 됐다. 한동안 '속독'을 추구한지라 '정독'과 '생각하면서 책 읽기'를 등한시한 것 같았다.

이번 책, 소소한 세계사를 읽으면서 꼭지글을 쓰신 일자와 당시를 떠올리면서 글을 읽으니 교수님의 정치적 스탠스를 어느정도 알게 되었다. 저자가 쓴 책을 동시에 여러권 읽다보면 이런 경험도 할 수 있나보다 신기하게 여겨진다.

제목이 세계사이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기존에 쓰신 칼럼을 모은 글로 챕터를 나누었지만 작성일자가 시간 순서로 배치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라 읽으면서 나름 연상되는 사건들을 생각하면서 즐거운 독서를 했다.

신문에 실린 칼럼. 지면의 한계상 하나의 제목을 달고 쓴 글의 분량이 2페이지를 넘지 않기 때문에 짧은 글임에도 완결된 구조를 가진 글을 쓰려면 이렇게 해야 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칼럼의 주제는 우리 사회에 어떤 사건이 생기면 거기에 일말의 빛을 던져줄 가능성이 보이는 외국의 역사나 인물을 찾아 소개하고, 특별한 사건이 없는 경우에는 양서나 영화, 또는 다른 문화적 산출물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이 책을 잘못 읽은 것은 아닌 듯 하다.

읽다보면 읽어보고 싶은 책이나 영화들이 무수히 등장하는데, 좀처럼 짬이 생기지 않는다.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체크하면서 보거나 혹은 책장을 펼쳐서 어떤 글이나 읽는 방식으로 접해도 유용한 책이다.

근래 들어 드물게도 각주가 많지 않은 책을 읽었다. 이것 역시 미덕. 가장 중요한 미덕은 역시나 다루고 있는 주제의 다양함.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의견이나 느낌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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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레의 민중
쥘 미슐레 지음, 조한욱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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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일까?

읽으면서 떠올린 것은 정말 이상하게도 어릴적 이광수의 '사랑'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다.

나라에 대한 충성실과 일상생활에서의 근면성실을 강조했었던 그 책이 떠올랐던 이유는

아마도 각 작품이 쓰여졌던 시대상이 흡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광수의 친일에 대해서 옹호하는 입장은 전혀 아니다. 다만 그의 저작에서 받았던 느낌을 떠올린 것 뿐이다. <사랑>을 읽었을 때는 내가 중학생 때였다.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던 상태로 그저 두꺼운 책을 서점에서 골랐을 뿐이었다. 그와 별개로 그는 읽는 사람에게 자의식을 고취시킬 정도의 역량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 열강들에 끼여있어 외교면이나 국방, 수출과 관련된 경제면에서 노련한 운영이 필요한 점. 일제에 침략과 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민족에게 필요한 것은 아마도 민족주의가 아니었을까.

반면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 <혁명>. 그런데 정작 혁명 이후 민중의 삶은 그다지 편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프랑스의 현실을 영국과 독일에 비교하는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프랑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역사가이자 민중과 함께 생활한 자로서 다양한 계층과 나눈 대화를 풀어낸다. 그에게 있어 <민중>이란 헌신과 희생을 보여 준 고귀한 사람들이다. 계몽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다. 이 점에서 이광수가 본 민초들과 다르다.

농부가 보여주는 절제의 미덕과 노동의 의미를 강조한다. 프랑스 혁명이 단지 국가 내적인 의미를 가진 사건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대한 의미를 가졌다고 본다. 조국애를 바탕으로 그 안의 민중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파한다.

지식인의 역할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프랑스 사람이 아닌데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정치인의 유세연설과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문장력이 받쳐주니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정치인이 읽어만 주어도 큰 울림을 줄 것 같다. 세련된 '국뽕'의 느낌이 있다.

어쩌면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쓴 글이 아닐까 한다. 아버지가 말하기엔 그 삶은 증명 과정에 있으니까. 이미 겪어 본 자의 시각에서.

이 책의 리뷰를 적는 것은 지금의 나에게는 버거운 일인 것 같다. 교유서가에서 이 책을 같이 읽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원했는데, 매일 일정분량을 읽어 완독한 후 옮긴이 조한욱 교수님과 함께 온라인 토론도 진행될 예정이다.

아마도 오늘 쓴 글과 '같이 읽기'를 마친 후에 쓰는 글은 다를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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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인문고전 독서의 힘 - 인간이 배워야 할 모든 것이 인문고전 안에 있다!
박상용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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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독서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책 읽고 인스타그램에 피드를 남기는 모임이기에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운 좋게도 모임 분을 통해서 작가님의 사인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글을 올리는 모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책이었어요.

고전에 대한 내용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님이 고전을 읽기 된 계기, 자녀들과 토론을 하게 되기까지의

시행착오, 말미에는 배우자분의 토론 참가까지의 여정이 등장합니다.

인문고전으로 함께 하는 자기계발서로서의 역할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고전(비단 고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책 일반에 통용)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읽는 방법을 다룬 부분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습니다. 활자중독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한 때는 권 수에만 집착해서 내용보다는 분량 위주의 독서를 했던 때도 있고, 읽다가 완독하지 않고 날림으로 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책을 행위 그 자체에 매몰되어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서 등한시한 듯 합니다.

아이가 여섯살이 되었는데, 언젠가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상상을 합니다. 작가님은 그걸 이미 실행하고 계시더군요. 어떤 책을 골라야 하는지 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사진과 함께 게시글을 올릴 날을 기약해봅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책은 반복되는 내용들을 목차만 바꿔서 나열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도 있는데, 작가님은 본인이 겪었던 일들이 매번 들어가다 보니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필사를 강조하는 부분이 있어 목차를 적었다가 키워드 위주로 적어두었습니다. 아, 필사는 아니고 타이핑이네요. 인문노트 만들려고 노트부터 구매하려구요.

인문고전 읽기의 마지막은 행동이니까요.

작가님의 다음 책이 기대됩니다.

#하루10분인문고전독서의힘 #박상용 #미다스북 #인문고전독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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