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대여점 -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양지윤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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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가게를 오픈한 이후 1호 손님에게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이 '외모'가 마음에 안 드시나요?"

"아뇨, 그런 뜻이 아니라요. 제가 그렇게 예쁜 얼굴이 될 수 있을 턱이....."

안지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오히려 간단해요. 혼을 맞바꾸기만 하면 되니까요."


아. 그렇게 되는거군요?!!! 그런 설정인 것입니다.


('외모 대여점 변신가면'은 여우 남매 사와카, 구레하, 마토이, 호노카, 할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여우 남매들의 보호자가 된 인간(여우술사) 안지가 구성원입니다. 나름대로 사람 사는 세상에서 명맥을 유지해나가기 위한 적응인 것으로 보여요.)


계약의 조건이 있습니다. '외모'를 대여하는 동안에는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옆에 있어야만 합니다. 즉, 외모가 바뀐 상태라도 원래 상태인 '나'에 대한 사람들의 대우를 지켜볼 수 있다는 의미. 어찌보면 자신을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일지 모릅니다.


당신은 언제 다른 사람이 되보고 싶나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본인의 외모에 대한 불만이 있어서 외모 대여점을 찾는 것이 아니었어요.


여장을 하고 다니는 남동생을 이해해보고자 이쁘장한 남성의 외모(여장을 한 상태의)를 의뢰한 곰같은 외모의 형도,

패스트푸드 점에서 무리를 지어 소란스레 떠드는 여고생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평소의 자신과는 다른 훤칠하고 잘생긴 모습의 어른이 되고자 하는 남학생도,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어른의 외모가 필요했던 초등학생 여자 아이도,

좋아하는 사람의 외모가 되어 자신을 안아보고 싶은 사람도(그 좋아하는 사람이 '안지'였다니~~),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자신을 닮은 소년에게 섭식장애는 극복할 수 있다, 너도 괜찮아질 수 있다는 조언을 해주고 싶어 그와 닮은 헬쓱한 외모를 빌리고자 하는 청년도,

외모를 이용해 악의를 표출하고자 했던 여성 직장인도,

여동생을 닮은 직원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에 "젊은 여성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중년도,

외모를 대여하고 싶은 이유를 본인도 알지 못하는 여중생도


각자의 사정으로 이 곳 대여점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뭔가를 얻어갑니다. 스스로 깨닫습니다.


외모를 빌려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 시도를 해보지 않은 것뿐. 본인들 본래의 모습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음을. 깨닫고 갑니다.


외모 대여점. 여우술사와 여우들이 빌려 준 것은 그들의 외모가 아니라 '이것'인 듯 합니다.

'마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은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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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 - 민용준 인터뷰집
장성용 사진, 민용준 인터뷰어 / 진풍경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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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터뷰 中에서


김보라 감독

"그냥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었던 거니까요. 꼭 뭔가 경험해 봐야 아는 것만은 아닐 거예요. 그래서 영지가 그런 경험이 없는 부잣집 공주님처럼 자랐다고 해도 인간이니까, 인간의 고통을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소한 참된 인간이라면. 그래서 영지가 과거에 어떤 경험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게 이 인물을 이해하는데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봤어요." 53쪽


김종관 감독

"거짓말을 훌륭하게 하는 사람은 그게 진심이라 믿으며 하는거라 생각해요. 그러니 거짓말을 하는 것이 짐심을 다하는 행동이기도 한 거죠. 그런데 소설가가 쓴 소설도 그럴 거예요. 온갖 거짓말을 동원하는 행동이지만 자기 경험을 투영한 창작물이 나올 때도 있는 거죠. 그렇다고 그게 일기는 아닌 거고요." 67쪽


김초희 감독

"영화감독이 되지 않는 이상 다들 쉽게 하는 말이 있어요. 감독은 너무 이기적이라고, 자기밖에 모른다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어요. 물론 기본적으로 감독의 말을 따라야 영화라는 게 완성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감독에 대한 존경심도 있었죠. 그런데 막상 감독이 되고 나서 알았어요. 감독은 무언가를 결정해야 되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리고 결정해야 하는 것의 가짓수가 실로 어마어마하고요." 165쪽


박찬욱 감독

"정서경 작가와 런던에서 처음 브레인스토밍하듯 작품을 얘기하는 단계에서부터 주인공은 일단 박해일로 상상하자면서 시작된 덕분이죠. 아무튼 경감 직위의 강력반 팀장으로 사회적 지위가 있고, 아이도 있는 중년남자를 연기하는데 언뜻언뜻 귀여운 모습이 드러나요. 그게 박해일이라는 배우의 매력인 거 같고요." 203쪽


봉준호 감독

"처벌이라는 단어는 좀 거창한 거 같고 그냥 삶 속에서 치르는 대가 정도가 적당할 거 같아요. 개인이건 집단이건 어떤 대가를 치르긴 하잖아요. 그런 대가에 대한 영화적 표현인 거죠. 그리고 사람의 인생에서 그런 대가를 피하는 건 힘든 일 같아요. 빨리 찾아오거나 늦게 찾아오거나 혹은 저지른 것에 비해 덜 찾아오거나 과하게 찾아오거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삶에 따르는 대가는 있는 것 같아요." 313쪽


윤가은 감독

"언젠가 그런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가족으로서 구성원 각자가 수행하는 역할이 명확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서로의 결핍을 보환해줄 수 있어야 유지되고, 어른이 아이들의 결핍을 보완해줄 수도 있겠지만 부모의 결핍을 아이가 채워줄 수도 있거든요. 결국 함께 사는 사람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게 있는 법이죠." 377쪽


윤단비 감독

"하지만 그런 게 삶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 미정이 자기만의 힘으로 삶을 꾸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거고, 끝내 이혼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그의 최선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냉정하게 느껴지는 마음이란 어쩌면 지금 현실에서는 이 정도일 수 밖에 없을 거라는 마음이 반영된 결과 같기도 했어요." 409쪽


이경미 감독

"누군가를 진짜 웃기려면 나를 버려야 돼요. '내가 이렇게 웃겨버리면 내 위상은 어디로 가는 거지?' 이런 고민하는 사람은 절대 웃길 수 없어요.(웃음). 그러니까 누구를 웃기는 행위가 진짜 위대한 행위인 거죠. 누군가를 웃겨보겠다고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나 자신을 내던지는 것까지 해야만 가능한 거니까요." 478쪽


이옥섭 감독

"학교 다닐 때 대화 장면이 가장 찍기 어렵다고 말하는 교수님이 계셨는데 사실 대화 장면이 뭐가 어렵다는 건지, 그냥 대화하는 걸 찍으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곤 했어요. 그런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웃음)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시선을 주고받는지에 따라 신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요." 505쪽


이와이 슈운지 감독

"어릴 때부터 삶과 죽음이 누구에게나 아주 가까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특별한 생사관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제 영화에도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투영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의미죠. 제가 만든 모든 작품에서는 크건 작건, 삶과 죽음에 대한 표현은 꼭 드러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542쪽


이종필 감독

"모니터 앞에서 폼 잡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으려 해요. 대부분 둘이 있을 때나 상대가 불편하지 않을 때 하려고 하죠. 그렇게 배우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왜냐면 그게 정말 크거든요. 예전에 대사 한 마디 하는 단역을 해본 적도 있는데.." 591쪽


이재용 감독

"아무래도 저는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걸 달가워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제 관심사를 공유하고 싶을 뿐이지, 사람들을 계도하고 싶진 않거든요. 어떤 주의나 의식을 웅변하고 자각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없는 거죠. 물론 그들의 삶에 비참한 단면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매일을 지옥처럼 살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613쪽


임선애 감독

"말씀하신 것처럼 시나리오는 영화를 만들기 전까진 미완성이죠. 시나리오는 영화가 아니잖아요. 그냥 서랍 속에 있는 거죠. 시나리오 그대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의 최종 완성이란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니까요." 673쪽


2. 후기


이 책의 저자 민용준님을 찾아봤다. 요즘은 창작하시는 분들이 SNS 계정을 활발히 활용하신다. 민용준 기자님 계정 역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인터뷰 당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최대한 본인의 이야기를 자제해야 하는 인터뷰어를 벗어난 기자님의 일상과 평소 글에 대해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상영했던 영화에 대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를 찍을 때의 자세와 기억에 대해, 캐스팅부터 촬영을 마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특정 영화의 장면에 대해 궁금했을 거의 모든 것을 읽을 수 있다. 아마도 작품과 감독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던 정보의 양 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계획에 대해.



책의 리뷰를 쓰려고 며칠 고민을 하다가 감독님들의 말을 그대로 원용할 수 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각색을 거치지 않은 말들. 어떻게 물어봤길래 그런 대답이 나왔을까? 이건 어느 영화와 관련된 말일까?

페이지를 남겼다. 상상은 당신의 몫이다.


덧) 책의 출간 당시 <헤어질 결심> 개봉 전이라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지만 아마도 궁금했을 캐스팅에 대해 어느 정도 언급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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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서사원 일본 소설 1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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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아름다운기억을너에게보낼게 #하세가와카오리 #서사원 #일본소설 #사신 #로맨스 #업보 #전생 #도서협찬 #책추천


1. 후기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사카 고타로의 <사신 치바> 시리즈.

사람의 죽음에 관여하지 않는 방관자이자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 인물의 곁에 머무르며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키는 관찰자.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존재. 천사 혹은 사신.


인간의 이지를 뛰어넘는 존재. 당연히 인간이란 존재 자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정해진 순리대로 죽음을 맞이하는가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인간에게 마음을 주거나 크게 동요하는 사건이 일어나죠. 필연이라 부릅니다.


그 유명한 만화 <데스노트>의 등장인물 중 사신 <렘>이 인간인 <아마네 미사>를 위해 목숨을 버린 것처럼 극적인 순간은 찾아옵니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의 화자는 사신. 어쩌면 인간이었는지도.

눈. 그가 가진 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한 고양이 형태의 사역마 <찰스>. 어떻게 엮인 사이일까요?

그들의 인연을 이어 준 여인의 존재.


전생의 내가 누구였는지를 기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건 아마도 드라마 도깨비의 저승사자 역 '이동욱'이 떠오르는 전개? 요즘 이런 비유를 하면 순식간에 반박이 들어오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사견'임을 밝힙니다.)

계기가 있어요.


사신을 위협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악마. 사신의 임무를 방해하고 혼을 잡아먹었어요.

그리고 사신에게 말합니다. 그 눈. 붉은 눈.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고.


사신은 오랜동안 이어 온 취미가 있습니다. 그림.

그림을 매개로 수락한 잠시 동안의 아르바이트. 사신은 영국사람이라는 설정입니다. 영어를 잘 하겠죠? 영어과외가 들어옵니다. 과외받는 학생은 눈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신을 만났다는 것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눈. 보이지 않는다.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내가 생전에 어떤 존재였는지. 한때 불렸던 이름. <잭 더 리퍼>

10년이라는 시간은 사신을 바꿔놓기에 충분했을까요? 악마와의 거래.


눈이 먼 소녀에게 자신이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과 같은 불꽃놀이 장면을 보여주고자 그는 선택을 합니다.

인간을 닮아버린 사신. 늘 그렇듯 희생은 기적을 낳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담은 채 소녀는 떠납니다.


그리고 뒤를 이어...


2. 마음에 들어온 문장


나는 사신으로서 제 몫을 할 수 있게 된 이후, 시간으로 치면 100년 가까이 이 취미를 계속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킨야를 구하지 못한 그날부터 내 마음에는 쭉 우울이라는 이름의 거미가 둥지를 틀고 있다.


"그래. 그리는 사람의 혼 같은 것을 담아내는 그릇이지. 최근 들어 자네의 그림에는 그런 게 보일 듯 말 듯 했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아쉽긴 하네. 하지만 자네는 아직 젊으니까 나중에 다시 그리고 싶어질 때라도 늦진 않아. 너무 초조해하지 말고 마음을 편안히 갖게."


내가 정말 어떻게 되어버린 걸까? 마치 언젠가 누군가에게 칼로 찔렸던 가슴의 상처에서 나를 형성하던 것이 전부 흘러나와 심장이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그렇다. 운명이었다.

내가 그의 손에 죽은 것도, 사신이 된 것도, 일본에 온 것도, 세이라와 만난 것도.

"지금까지 고마웠어, 찰스. 엘리에게 안부 전해줘."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일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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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싸부 - Chinese Restaurant From 1984
김자령 지음 / 시월이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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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싸부 #김자령 #중화요리 #중식당 #시월이일 #시월이일출판사 #한국소설 #도서협찬



■ <냉장고를 부탁해> 

이연복 쉐프님 첫출연 편. 


긴장한 나머지 중식도에 손을 베었던 순간. 아무일 없던 것처럼 손을 닦고 곧바로 요리에 전념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한길 인생을 걷던 이가 변화를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 이 책은 치트키를 두 개나 사용했다.



한길 장인의 성공과 몰락을 그린 후 반전을 선사한다. 건담 싸부 두위광의 포용과 성장.


그리고 "아버지"에게 바친다는 작가의 헌사.

이로써 독자는 두위광이 실존인물을 그린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개연성 부과.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 책에서는 절대악이 등장하지 않는다. 안심하고 읽을 수 있다. 피튀기는 반전 역시 없다.



다른 의미로 조마조마한 순간이 있었지만 성정 바른 인물들이라 엇나가지 않는다.



■ “건담이 무슨 뜻이죠? 만화에 나오는 로봇을 말하는 건 아니겠죠?”


“네. 한자로 잘 먹고 많이 먹는다, 라는 뜻입니다. 저희 식당 두위광 싸부님의 어릴 적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사회자가 이소룡처럼 엄지로 코끝을 쓸면서,


“싸부님이란 말을 들으니, 중식 주방이 어딘지 소림사 같습니다.”


“네. 칼질, 웍질이 무술 비슷합니다.”



뭐. 이런 분위기다.

맛집 블로거나 요리 평론가들 사이에 숨은 고수로 평가받던 건담싸부 '두위광'


근래 들어 이상하다. 도무지 간을 맞추지 못한다. 요즘 트렌드엔 관심없다. 고객들의 탕수육 소스 취향(부먹, 찍먹)도 알 바 아니다.



그러던 어느날. 미슐렝 원스타 수여를 거절하겠다는 선언에 건담 직원들이 뒤집어졌다. 왜 안받으시려는거예요?(작년, 재작년에도 거절했단다)

그거 돈 달라는거 아녀?

(공짜예요. 공짜)



그 별 받읍시다. 그 후엔 물론 손님들이 늘었다. 방송도 타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건이 터진다.

싸부에겐 확고한 철학이 있고 손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슐렝 원스타를 계기로 출범한 신건담의 야심찬 출발은 곧 종말을 고한다.


각자 갈 길을 간다. 신입 두 명(본경, 나희)만이 싸부 곁을 지켰지만 싸부의 선언. 곧 폐업합니다. 일주일간 짜장면 반값 판매!



그는 자신이 없었다. 간을 볼 수 없었고 후각을 잃었다. 몸에 이상이 있음이 발견된다. 수술. 그리고 후유증.


그는 갔지만 그에게 매일 요리를 배운다는 핑게로 찾아주는 이들이 있다. 본경과 나희.

기적은 서서히 찾아온다.



아마도 그의 은퇴는 더 미뤄질 듯 하다.



■ “펑즈! 펑즈? 웬 놈들이 날더러 펑즈라는데… 맞아. 나, 미친놈이야. 주방에서 고래고래 난리치는 펑즈, 시도 때도 없이 꽥꽥거리는 펑즈, 고집스럽고 괴팍하고 우악스러운 펑즈야. 죽으나 사나 요리만 잡고 사는, 요리에 미친 펑즈. 그게 나야. 건담 싸부 두위광이 펑즈 맞다고! 근데, 그 세월이 하나도 아깝지 않아. 다시 살래도 난 또 그 펑즈로 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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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한빛비즈 문학툰
SunNeKo Lee 그림, 정이립 옮김, 너새니얼 호손 원작, Crystal S. Cha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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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자 #문학툰 #너새니얼호손 #한빛비즈 #서평단 #도서협찬 



너무도 유명한 소설.

주홍글자 혹은 주홍글씨라는 말을 간혹 썼던 것 같다.

낙인. 부정한 행위.

공개적인 처벌.



드라마 추노를 볼 때. 떠올렸던 것 같다. 눈에 보이는 곳에 노비의 낙인을 찍는다. 


주홍글자의 그것은 가슴에 대문자 A를 직접 수놓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



남과 여. 혼자서 할 수 없는 행위.

그래서 여자는 아이를 안고 단상에 오른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공개적인 자리에서 받는 추문.

입을 열지 않는다.



여자는 가슴에 수놓은 글자를 드러내고 늘 자신의 행동을 조심스러워한다.



남자. 공개할 수 없는 신분. 그는 늘 가슴에 손을 얹고 다닌다.

여자가 주홍글자를 새긴 부위와 비슷한 곳.



여자는 비난을 받을지언정 밖을 자유롭게 걷는다. 

남자는 스스로 본인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여자의 남편.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를 알아내려 여자에게 묻는다.

누구냐고.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남자를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건강을 돌봐준다는 핑게로 그의 곁에 머문다. 그리고 죄책감을 심는다.

그는 알고 있을까? 점차 그의 얼굴이 악마의 그것을 닮아간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

자유로운 영혼.

남자는 따르다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왜 숲에서만 친근하게 대하지?

낮에는 왜 외면하는 걸까?

엄마랑 같은 곳을 늘 부여잡고 다니는 남자는 어디가 아프지?

내 아빠는 어디 있을까?



수년간 한결같이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여자로 인해 점차 주홍글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여자는 진즉에 주홍글자를 떼어버릴 수 있었으나 그리하지 않았다.



남자는?

끝내는 여자의 죄를 추문했던 단상에 오른다.

여자의 남편에게 한때 굴복해 정신적으로 피폐해졌으나 그는 결국 일어선다.

그리고 고백한다.

제가 이 여자와...

아이의 ...



여자의 남편은 끝내 구원받지 못했다.




낙인. 그것은 누가 누구에게 찍은 것인가. 

자유로운 사람은 누구였는가.

신앙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원작에 흥미가 생긴다.

문학툰의 순기능.

아마도 우리 아이의 첫 고전은 이 책으로 시작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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