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의 여왕 백 번째 여왕 시리즈 4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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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기 전에

백번째 여왕 시리즈를 읽기 전에 심취해서 봤던 시리즈물은 '헝거게임'이었다.

책을 접했을 때 이미 완간되어 있었기에 다음 권이 언제나오나 목 메면서 기다리지 않아서 좋았다.

이 말을 꺼내는 이유는 백번째 여왕 시리즈 역시 이제 완간이 되었기에 처음 접하는 독자도 완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좋다는 말을 하고싶어서이다.

시리즈 물의 처음부터 읽지 않고 2권이나 3권을 먼저 읽는 습관이 있다. 처음은 이야기의 전개가 미흡할 것 같고, 마지막 권은 갈무리하는 내용이라 크게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도 있다. 좀 엉뚱하지만 시리즈물의 허리가 되는 부분을 읽다보면 이야기의 초입을 상상할 수 있고, 마무리에 대한 기대를 안고 다음권을 읽을지 여기서 그만 둘지 결정할 수 있어 좋다.

스포에 민감하지 않으면 어느 권을 먼저 읽더라도 이야기의 전개를 따라가기 어렵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전자책으로도 전권 출간됨.

2. 감상평

(1) 전사의 여왕의 제1화자 "칼린다 "

시대의 흐름에 따른 것인지 시대적인 배경과는 관계 없이 주인공 칼린다는 주체적인 여성이다.

[신을 섬기고 신이 실제 존재하는 세계관을 살면서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예요."(13쪽)라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단적인 예이다.]

남성 캐릭터의 경우 본인의 지위나 행동의 여파를 걱정해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거나 적극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데븐'이나 '아스윈' 둘 다), 칼린다는 자신의 순간순간의 감정에 충실한 편이다.

애정표현 역시 능동적이고 자신의 사람을 찾기 위해 말 그대로 저승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이다.

본인의 선택이 아닌 타의에 의해 경쟁에 참여하게 되었으나, 회를 거듭할 수록 능력을 각성하여 정점에 서게 된다.

각 권의 표지에 그려진 그녀(칼린다) 모습을 미루어 능력치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표지가 너무 이쁘다.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표지 그림의 지분이 80% 정도는 차지할 듯.

본인이 아닌 타인의 선택으로 인해 토너먼트에 참여하게 되었으나, 매회 성장을 거듭하면서 정점에 서게 된다.

그 정점이란 것이 누군가의 왕비 자리였으나, 정작 그 자리에 오른 칼린다가 선택한 사람은 왕이나 왕자가 아니라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지켜주는 일종의 호위무사 '데븐'이다.

칼린다가 싸워야 하는 것은 비단 눈에 보이는 적들이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 또한 험난했다. X맨 시리즈의 그것을 연상하게 만드는 장면도 요소요소 보인다. 정체성을 확인하고 능력을 끌어내는 과정, 대중에게 인정받는 과정 역시 극적이다.

헝거게임과 테스팅 등을 통해 생존게임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지만, 연령대를 높이고 성별에 차이를 두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만들어낸 캐릭터라니... 뭔가 상상을 뛰어넘는다.

(2) 전사의 여왕의 제2화자 아스윈

아스윈 역시 시대를 앞서간 사람의 전형으로 보여진다.

천상천하 유아독존형 '왕'이었던 선대에 이은 '왕자'의 성장기

"나는 백성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 토론을 통해 이상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지성 속에서 나라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109쪽)

라는 대사가 말해주듯 '이상주의자'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있지만, 어딘가 유약하다.

그런 인물이 역경을 헤쳐나가면서 점차 왕이 되어간다.

정략결혼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상대가 마음에 들어오다 위기를 겪고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도 흥미롭게 그려진다.

이번 권에서는 '아스윈'에 대해 주목하면서 읽었다.

뭔가 낯간지러운 대사가 이토록 어울릴 줄은 몰랐는데. 샌님이 세상 밖으로 나와 단단해진 느낌이다.

3. 시리즈가 끝이 났다니 뭔가 아쉽다. '저자의 말' 혹은 '옮긴이'의 말이 실려있다면 조금쯤은 달랠 수 있을텐데.

아스윈이 만들어갈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가미와 그 후로 어떻게 지낼지,

칼린다와 데븐이 소박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곳을 찾아 떠나게 될지 , 데븐이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속으로 그려볼 수 밖에는 없겠다.

뭔가가 더 있을 것 같다. 분명...

[ 이 리뷰는 에이치 출판사 리뷰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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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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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로서 늘 새로운 작가와 작품에 목말라 있다.

'우리와 당신들'을 읽고 나니 전편인 '베어타운'에 저절로 손이 간다.

두꺼움을 자랑하는 책. '우리와 당신들'은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책을 손에 쥐고 한장 한장 읽어내려가는 게

뭔가 조심스러운 일을 은밀하게 처리하는 듯 하다.

권수가 많은 만화책의 경우, 1권부터 읽지 않고 중간부터 읽어보는 습관 아닌 습관이 있다.

후편을 먼저 읽었으니 그 전에 어떤 일이 생겨서 결과와 연결이 되는지 연상을 하면서 읽다보면 어느샌가

전편의 내용은 확인하는 의미로 보게 된다.

'벤이'가 느끼는 상실감이 이런 거였구나.

'케빈'의 자리가 이런 거였구나. 둘 간의 관계는 이렇게 형성되었고, 그래서 '벤이'가 그럴 수 밖에 없었구나.

그 일이 있기 전 '마야'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아맛'과 '사키'간의 우정은 이런 사소한 배려에서 시작했고, 균열이 갔지만 결국에는 서로를 받아들여주는구나.

'아맛'과 '보보'의 케미가 이렇게 탄생한 거구나(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 ㅎ)

그리고 과거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후의 빈자리가 이렇게 채워진 거였구나.

하나하나 되짚어가면서 읽게 된다.

'우리와 당신들' 읽을 땐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부분이 들어온다. '수네', '페테르', '다비드'의 관계.

목표가 같음에도 결론이 다른 두 사람. 어른이어야 하는 입장.

스타플레이어가 빠진 팀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냈는지.

어떻게 그들에게 상처가 되었는지, 그리고 이후 어떻게 상처난 자리를 메워갔는지.

'우리와 당신들'에는 '테오'가 등장하면서 '정치'적인 면이 더 들어갔지만. 어른들의 관점이 부각된 것이라면 '베어타운'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묘사한다.

여전히 '베어타운'에도 밑줄 그어놓은 부분이 많다.

작가에 관심을 두다보니. 출간된 책이 꽤나 많았다. 그 중에서도 그 유명한 '오베라는 남자'가 저자의 작품이었다니.

하나하나 찾아보고 흔적 남기는 중이다.

리디셀렉트를 뒤져보니 '오베라는 남자',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가 나오더라.

한동안은 빠져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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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 제주4.3, 당신에게 건네는 일흔한 번째의 봄
허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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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글을 적어야 하는데 한글자 적기가 버겁다.

책이 담고 있는 수많은 사연들이 안타까워서이고, 내가 감히 책의 내용을 정확히 남길 수 있을까 저어되는 때문이도 하다.

실제 있었던 일을 다룬 글들은 그 자체의 힘이 있다. 새삼 인용하는 것이 쑥쓰러울 정도로 대중화된 말을 빌리자면 진실은 너무도 힘이 세 아무리 막으려 해도 언젠가는 세상에 드러난다.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71주기.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만큼 했으면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고.

유독 이런 프레임을 씌워 보도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 거론되는 사건들이다.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진실규명"을 외쳐야 하는 사건들이다.

하나 둘. 생존자가 사라져가는 사건들이다.

누구하나 "내가 했소" 하고 나서지 않는 사건들이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ing'인 사건들.

이 책은 제주 4.3을 말하면서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5.18.을 위로한다.

더 오래 아파왔고 지금도 아파하는 사람이 그보다 아픔의 시간이 덜한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

일흔 살 먹은 제주4.3 역시 진행형이다. 아직도 입을 닫은 대목이 있다.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젊은 광주는 어찌 마를 것인가. 분명한 것은 이렇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이다. 그 정의의 시간이 서서히 도래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144쪽 울지 말아요 광주여! 중에서

그리고 누군가는 4. 16.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의 생존자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남긴 말.

말로 써내려가기 버거운 위로.

제주가 광주에게 건내는 위로가 그렇다.

음... 이 책은 이유를 찾지 않고. 그냥. 읽어봤으면 한다.

오랜 세월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 어른의 말을 마지막으로 끝 맺고자 한다.

"살암시민 살아진다"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말이다. 그러고보니 이 말 어디서 들어본 듯 하다.

뮤지컬 서편제 중 눈을 잃은 송화가 서럽게 부르던 노래 가사. 살다보면 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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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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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익숙한 작가의 신작이다.

밀리의 서재, 리디셀렉트에 전부 나와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봤다.

표지의 그림이 서정적이고 심심해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미스터리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속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여러 건의 범죄가 나오지만 사건 그 자체가 부각되기 보다는 '마치다'라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 그로인해 선한 영향력을 받고 마지막에 가서는 변화하는 삶을 보여주는 성장스토리이기도 하다.

역시 분량이 상당하다. 작가의 전작을 읽고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으나, 이번에는 두 권이라니 ㄷㄷ

압도적인 분량의 책임에도 술술 잘 익힌다. 책장을 덮고 나면 뭔가 개운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신의 아이'라고 하면 뭔가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나기도 하지만. 제목과 내용의 상관성은 두 번째 권을 읽고 나서야

짐작하게 된다.

리뷰를 남긴건 '침묵을 삼킨 아이'에 이어 두번째이다. 얼마 전에 작가의 방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그러고 보니 바로 엊그제 '미나토 가나에' 작가님이 방한했는데. 요즘 들어 일본작가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진 것 같다. 아무래도 일본소설이 강세이다보니 그런가보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덧붙인 글을 남겨두고 싶어진다. 그치만 지금은 읽었다는 흔적만 ...

요즘.. 뭔가 소진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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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조사관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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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구매 목록에 있는 책이다.

동일한 시기에 구입한 책이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이사카 고타로), '다리를 건너다'(유시다 슈이치), '유토피아'(미나토 가나에).

그 중 현재 시각 기준으로 완독한 책은 '달리는 조사관' 하나이다.

분명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인데 아직까지 완독을 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너무 많은 책들을 볼 수 있는 환경 탓에 한권 한권 집중을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이다.

이 책의 첫인상은 뭔가 '손아람' 작가가 쓴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외부자(비법조인)이 썼음에도 뭔가 내부자(법조인)가 쓴 글 같다는 느낌.

이 바닥의 생리를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익숙함.

암튼 '손아람' 작가의 글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이 책의 저자가 쓴 첫번째 책인 '검은 개가 온다' 역시 상당히 유명한 책이었다. 내가 미처 몰라뵀다.

뭐, 그만큼 잘 쓴 글이라 생각하면서 읽었으니 혹시라도 서운해하시지 않았으면 한다 ㅎ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인권증진위원회'라는 가상의 조직, 그에 속해 있는 '조사관'이 주인공이다.

사건은 실제 있을 법할 정도로 구체적이다.

노동조합 내 성희롱 사건(이율배반적이고 부조리한 현실을 다루고 있음직하다. 그 소재만을 보아도), 적법한 절차 문제 (체포과정과 공무집행방채 문제), 한 가지 사건을 기억하는 여러 사람의 기억을 소재로 한 사건의 재구성, 영화 암수살인을 떠오르게 하는 에피소드까지.

언젠가 이 책을 영상화한다는 글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기억이 정확한지는 의문이지만).

영상화할 경우 꼭 시청할 의향이 있다.

우리나라 작가가 쓴 글의 장점은 아무래도 동시대,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한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익숙하다는 것.

그리고 저자의 의도에 대해 더 선명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잘 쓴 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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