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5월

딸이 실종되었다. 아버지 후지시마는 딸을 찾기 시작한다. 애틋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 같지만 이 책은 심각한 범죄와 관련되어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보게 되면 책이나 영화를 다 봐도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찜찜한 책이었다.

딸이 실종되고 아내의 불륜으로 이혼한 후지시마에게 연락이 온다. 바쁜 일과 여러 문제로 소원한 관계였던 가족이었지만 후지시마는 딸을 찾아나선다. 그러나 딸을 찾으며 몰랐던 딸의 생활을 알게된다. 딸이 범죄 조직에 가담한 것이다. 이런 일을 하게 된 배경은 가정생활에서의 고독과 증오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아내는 아내대로, 딸은 딸대로, 후지시마는 그대로 비록 잘못된 방법이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헤쳐나갈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그 방법들을 보면 정말 처참하고 읽는 것 자체가 힘이 든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이것이 그들의 방법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것이 인간이 가진 어둠의 본질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사실 이 책에 나온 내용을 극단적이다. 보통 사람들은 삶의 고독과 증오가 있어도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처럼 나름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나는 어떤 어둠을 어떻게 표출하는가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솔직한 말로는 이 책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다. 우울해지고 화를 부르는 책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나의 어두움, 슬픔을 발견해서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감정일지도 모른다. 등장인물을 보면서 나는 해결할 수 없는 갈증(고독과 증오로 부터 벗어나고자하는 끝없는 노력)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돈 쓰지 않고 자세 바로잡는 책

돈 쓰지 않고 자세 바로잡는 책 - 운동과 병원치료로도 사라지지 않는 통증, BRM 테이핑으로 해결한다
김재원 지음 / 피오르드 / 2018년 5월

운동경기 특히 하계올림픽을 보면 선수들이 테이핑 한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사실 나는 띠 모양으로 생긴 파스라고 생각했다. 그런 통증 완화 효과가 없으면 붙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도 스포츠 테이프에 대해 무지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테이핑을 왜 하는지, 때에 따른 방법 등을 알 수 있었다.

책 제목을 보고 정말 돈이 안 들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사실 돈이 들긴 한다. 바로 테이프 값이다. 그러나 테이프는 비싸봐야 만 원(해외 제품)도 안 하는 가격으로 헬스를 한다던가, 자세 교정 치료를 받는다던가, 병원을 다니고 수술을 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돈을 안 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용적으로 보면 확연히 좋아보지만 다만 문제는 잘 보이기 때문에 신경 쓰인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 책은 테이핑이 어디서 시작되고 효과가 어떠한지 그리고 어떻게 잘라 사용하는지 소개한다. 그리고 증상에 따라 어떤 식으로 붙여야 하는지 설명한다. 허리, 목 근육, 손목, 무릎 등은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는 곳이기 때문에 누구든 눈여겨볼 만하고 공감할 만하다. 여기서 소개하는 기본 테이핑만 알아도 어디는 적용해 테이핑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이후 나오는 부분을 상황에 따라, 운동에 따라 테이핑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기본 테이핑 방법에서 약간의 응용이 들어간 거라 별로 어렵지 않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나오는 것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혈액순환장애로 인한 하체비만이나 사무실에서 계속 일하면서 발생하는 어깨 통증과 두통에도 효과적이며, 흔히들 하는 운동으로 러닝, 요가 등에도 좋은 테이핑 방법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 테이핑이 효과가 있을까 싶을지도 모른다. 근육을 따라 테이핑을 하는데 테이핑 만으로 혈액순환이 잘되고 통증이 완화될까라며 이해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첫째, 운동선수들도 하니까 둘째, 몇만 원 하는 헬스도 작심삼일로 끊어놓고 몇 번 안 가는데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는 값(한국산 싼 거 기준)으로 약국에서 한번 사서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장 수집 생활

문장 수집 생활 - 밑줄 긋는 카피라이터의 일상적 글쓰기
이유미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나는 이 책의 '밑줄 긋는 카피라이터의 일상적 글쓰기'라는 말을 보고 읽게 되었다. 독서법에 관한 많은 책을 보면 메모를 하고 밑줄을 긋고 옮겨 적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도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있으면 눈여겨보는 편인데 어떤 책은 너무나 좋아서 책 전체를 옮기고 싶은 때가 있다. 그럴 때 정말 다 옮겨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곤 했었다. 그렇기에 카피라이터는 어떤 식으로 밑줄을 긋고 활용할지에 대해 알고 싶었다. 

저자는 셀렉션 숍 29cm의 카피라이터다. 쉽게 말하면 인터넷 쇼핑몰인데 그 쇼핑몰에서 구매자들이 클릭하고 다시 보게 만드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카피라이터(copywriter)는 정말 copy 하여 write 하여 짜깁기하는 것 같지만 신선하게 재창조하는 직업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 책은 저자가 29cm에서 일하면서 어떤 제품에 대한 글귀를 어떤 식으로 얻게 되었는지 에피소드와 문장과 자신이 바꾼 문장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자신은 카피라이터인데 이런 책을 보고 이렇게 바꿔 활용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밑줄 그은 문장에 어떻게 공감했는지 에피소드를 넣음으로써 생각의 흐름을 알게 해주었다. 이렇게 자신의 경험만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부록으로 카피라이터의 기술을 추가하였다. 부록이라 짧긴 하지만 덕분에 공감 가는 책이자 자기개발의 책이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나에게 맞는 문장 수집 생활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저자처럼 카피라이터도 아니고 소설가도 아니지만 수집한 문장이 나의 나이테가 될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귀찮음을 무릅쓰고도 정리해서 수집해놔야 되는 것이다. 수집한 문장을 다시 보고 그때는 무슨 생각으로 이 문장을 수집하였을까 생각해보기도 하는 추억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나에게도 또는 남에게도 주기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그녀의 문장 수집 생활로 나의 수집 생활이 윤택해졌다.

리셋

리셋 - 조광희 장편소설
조광희 지음 / 솔출판사 / 2018년 4월

변호사이자 영화, 문화계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쓴 소설로 한국 사회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담은 책이다. 리셋이라는 제목이 무언가 판타지를 가미한 것 같지만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식상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현실은 그린 책이다.

이 책에서 등장인물은 선과 악, 두 부류이다. 전직 시장인 민의원과 현 시장인 고시장을 두고 그들을 돕는 장 회장과 주인공인 동호의 대립을 그린다. 그리고 이런 대립 끝에 권선징악의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 식상한 이야기로 끝나지 말아야 할 책이다. 책에서 '윤리를 넘어선 인간은 윤리로 고민하는 인간보다 언제나 유리한 법이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것이 옳고 그름인지 고민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몇몇의 윤리를 넘어선 인간은 그 기준이 없어졌기 때문에 더 쉽게 빠르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것을 바로 장 회장과 강동호를 통해 보여준다. 또한 장 회장이 강동호에게 하는 제안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흔들릴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나도 읽으면서 흔들렸다. 내가 감옥에 들어가게 생겼고 친구가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가 있는데 둘 다 구해주고 20억을 주겠다고 하면 잘못된 사실을 쉽게 넘기지 않을까? 이러한 유혹을 통해 다시 한번 나의 기준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또한 강동호가 고시장이 수업 중 하는 말로는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어떤 가치를 답습하려고 하지만, 어떠한 가치도 미리 존재하지 않는다. 어떠한 가치도 그 자체로 옳은 것은 없다. 가치의 선택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고, 그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면 된다. 여러분은 어떠한 가치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절망하지 말고, 그것을 다행으로 받아들여라. 그것은 여러분이 자유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와닿기도 했다. 나의 가치는 내가 정하는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도 나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올바른 가치를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제목이 왜 리셋일까. 내용을 보면 단순히 정의로운 변호사 강동호와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장 회장을 그린 내용 일 텐데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부정부패가 많은 현실에서 리셋 버튼과 같이 끝나가는 결과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진실과 그것을 가리는 거짓들로 인해 대중들은 혼란스럽고 거짓을 사실로 믿게 되지만 그런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버튼, 어떤 사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고대해보게 되었다. 

나의 가치관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떤 가치관으로 살 것인가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리셋으로 악이 만연한 세상에서 정의가 실현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상상해보게 하는 책이다.

기적의 3분 시력 운동 달력 2

기적의 3분 시력운동 달력 2 - 하루 1장씩! 보기만 해도 저절로 시력이 좋아지는 매일매일 눈운동 ㅣ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 달력 시리즈 4
히비노 사와코 지음, 정윤아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5월

운동을 통해 시력을 회복하자는 말을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을 그런 운동을 돕기 위해 나온 달력으로 매일 한 장씩 넘기며 운동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은 먼저 시력을 측정할 수 있는 체크 시트가 있고 다음으로 간단하게 잘라서 들고 다니는 초점 조절 운동 키트가 있다. 그리고 31일에 맞춰 트레이닝을 할 수 있게 설계해 놓았기에 하루에 한 개씩 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기 때문에 술술 넘기며 매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의 트레이닝 방법은 사다리 타기나 숫자 찾기, 곡선 트레이닝 같은 것인데 하다 보면 스마트폰 게임으로 즐기는 일종의 게임 같다. 단순하지만 따라 해보면 눈이 안 갔던 곳을 가는 것 같아 약간의 뻐근함을 주는데 그것이 운동을 했다는 뿌듯함을 주기도 했다. 또한 큰 포스터가 포함되어 있어 벽에 붙여놓으면 눈에 잘 띄어 매일매일 하게 도와준다.

사실 시력 운동은 눈을 움직이는 근육을 단련시켜 시력을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눈이 아프도록 끝까지 굴려야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종종 눈이 아플 때 눈동자를 굴려 사방을 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으로 30~40cm에 달력을 놓고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눈을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트레이닝을 제외하고 눈 건강에 관한 상식을 알려준다. 흔히 알고 있듯이 스마트폰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방법, 눈에 좋은 음식과 비문증에 관한 상식 등이 제시된다. 그러나 그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새파란 바다나 싱그러운 초록색의 숲을 찍어 놓은 사진이다. 달력을 처음 받아 이리저리 뒤적거리다 이 페이지를 딱 폈을 때,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사무실 한편에 그 부분을 펼쳐서 세워놓고 컴퓨터나 문서를 보다가 한 번씩 쳐다보면 눈이 풀리는 느낌이다. 이 사진이 프린트된 페이지는 적극 추천이다.

이 책은 두 번째 달력으로 나는 이 달력만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다 보면 1권은 어떤 트레이닝이 있을까? 같이 하면 더 좋다는 이야기에 궁금해진다. 1권이든 2권이든 건강한 눈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한 권 사서 책상 위에 비치하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