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리셋 - 조광희 장편소설
조광희 지음 / 솔출판사 / 2018년 4월

변호사이자 영화, 문화계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쓴 소설로 한국 사회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담은 책이다. 리셋이라는 제목이 무언가 판타지를 가미한 것 같지만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식상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현실은 그린 책이다.

이 책에서 등장인물은 선과 악, 두 부류이다. 전직 시장인 민의원과 현 시장인 고시장을 두고 그들을 돕는 장 회장과 주인공인 동호의 대립을 그린다. 그리고 이런 대립 끝에 권선징악의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 식상한 이야기로 끝나지 말아야 할 책이다. 책에서 '윤리를 넘어선 인간은 윤리로 고민하는 인간보다 언제나 유리한 법이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것이 옳고 그름인지 고민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몇몇의 윤리를 넘어선 인간은 그 기준이 없어졌기 때문에 더 쉽게 빠르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것을 바로 장 회장과 강동호를 통해 보여준다. 또한 장 회장이 강동호에게 하는 제안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흔들릴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나도 읽으면서 흔들렸다. 내가 감옥에 들어가게 생겼고 친구가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가 있는데 둘 다 구해주고 20억을 주겠다고 하면 잘못된 사실을 쉽게 넘기지 않을까? 이러한 유혹을 통해 다시 한번 나의 기준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또한 강동호가 고시장이 수업 중 하는 말로는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어떤 가치를 답습하려고 하지만, 어떠한 가치도 미리 존재하지 않는다. 어떠한 가치도 그 자체로 옳은 것은 없다. 가치의 선택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고, 그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면 된다. 여러분은 어떠한 가치도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절망하지 말고, 그것을 다행으로 받아들여라. 그것은 여러분이 자유라는 뜻이다.'라는 말이 와닿기도 했다. 나의 가치는 내가 정하는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도 나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올바른 가치를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제목이 왜 리셋일까. 내용을 보면 단순히 정의로운 변호사 강동호와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장 회장을 그린 내용 일 텐데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부정부패가 많은 현실에서 리셋 버튼과 같이 끝나가는 결과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진실과 그것을 가리는 거짓들로 인해 대중들은 혼란스럽고 거짓을 사실로 믿게 되지만 그런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버튼, 어떤 사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고대해보게 되었다. 

나의 가치관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떤 가치관으로 살 것인가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리셋으로 악이 만연한 세상에서 정의가 실현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상상해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