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아버지와 동행하는 이 날들, 나는 아버지의 마지막날들에 함께하는 이 동행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나 자신의 그런 의미 부여를 확고하게 신뢰하고 있다. 그래서 나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견딜 만한 것이 된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 자신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기만 할 뿐, 맑은 정신으로 지금 자신과 주변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느끼지를 못하니 그 사실이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산다는 게 늘 의미있는 일인 것만은 아니지만 그저 살아있기만 한 존재란 얼마나 슬픈가. 더구나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온전히 다른 사람의 돌봄으로만 자신의 목숨이 유지되고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죽는것도 힘들구나, 했던 글쓴이 아버지의 한탄을 직접 들은 것이 아님에도 생생하다.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