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아버지와 동행하는 이 날들, 나는 아버지의 마지막날들에 함께하는 이 동행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나 자신의 그런 의미 부여를 확고하게 신뢰하고 있다. 그래서 나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견딜 만한 것이 된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 자신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기만 할 뿐, 맑은 정신으로 지금 자신과 주변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느끼지를 못하니 그 사실이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산다는 게 늘 의미있는 일인 것만은 아니지만 그저 살아있기만 한 존재란 얼마나 슬픈가. 더구나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온전히 다른 사람의 돌봄으로만 자신의 목숨이 유지되고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죽는것도 힘들구나, 했던 글쓴이 아버지의 한탄을 직접 들은 것이 아님에도 생생하다.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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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에피소드. 몰래 설치된 카메라에 장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할머니인데도 어찌된 일인지 아무도 없는 어느 순간 스스로 몸을 일으켜 침대에 앉더니 서랍에서 약이 가득 담긴 컵 하나를 꺼내어...... 전부 먹는다. 한 알, 한 알, 컵이 빌 때까지 모두 다. 그리고는 다시 눕는다. 얼마 후 숨이 멎는다. 나중에 할머니의 편지를 발견한다. 나는 참 좋은 삶을 살았구나. 게다가 이렇게 자랑스러운 자식을 둘이나 뒀어. 하지만 이제 다 그만두련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너무 늙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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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해야 할까요. 당신 없는 세상, 그 뭣도 맛나지 않은 걸. 좋은 재료로 만든 귀한 요리를 먹고 몸 건강해지는 게 죄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먹지 못해서 나날이 말라가는 것도 아니에요. 먹어요, 잔인하게도 충분히 먹어요. 단지 맛난 걸 찾아다니지도 맛있게 요리하지도 않지요. 그냥 생존에 문제가 없도록 끼니를 거르지 않고 있습니다. <뜨거운 한입> 같은 책은 그 대신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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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다른 책들이 이책과 유사하다면 아껴야 한다. 찾아보니 아직 발표작이 몇 권 되지도 않는다. 숨 좀 쉬었다가 몇 주가 어렵다면 며칠이라도 쉬었다 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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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읽어? 친구가 물어서 조르바 읽어 했더니 신성일하고 비슷한 사람? 이라며 코웃음을 쳤다. 신성일? 영화배우? 왜? 그사람 책 냈단다. 화려한 연애편력 나열한 책. 엄앵란이 죽은 것도 아니고 엄앵란과 이혼한 것도 아니구만. 조르바하고 비슷하다고? 조르바는 여자가 잠자리로 꾀는데도 거절하는 자는 아무리 선행을 많이 쌓았다 해도 하느님이 용서하지 않을 거라 하잖아. 거칠 것 없는 자유인? 좋은 말이지. 사랑해마지 않는 그 자유, 들추고 보면 그 아래에 누군가의 상처가 깔려있을걸. 손예진 조인성 나오는 영화 생각나? 넌 조인성 아버지 조승우의 사랑에 감동했어? 난 조승우의 아내가 어땠을까가 더 마음 쓰이더라. 평생 다른 여자를 마음에 품고 사는 사람과 지내는 심정 말이야. 모르고 살았다면 좋았을 테지만 그런 건 숨겨지지도 않지. 사업이 거덜나던 날 조르바는 바닷가에서 춤을 추지? '나'는 조르바가 나오는 책을 쓰고. 조르바처럼 춤을 춰야 하는데 겨우 글이나 쓰는 삶이 시시하다고 생각하지? 그게 뭐냐? 정답이 어디 있어? 왜 시시해? 책 쓰는 게 위대한 건 아니지만 춤추는 건 뭐 대수냐? 돈 날아간 거 아까워하면서 찔찔 울면 어떤데? 조르바식 삶을 욕망하는 사람들 말이야. 어쩌면 그 욕망을 자제하는 스스로를 더 자랑스럽게 여길지도 몰라. 조르바처럼 살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하는 척만 하는 거지. 조르바는 조르바식으로 나는 내 식으로. 묵묵 들었다. 그리고 끝까지 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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