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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알록달록해진 이유 - 한국어로 읽는 몽골동화
(주)아시안허브 지음, 송유빈.강사라 옮김 / 아시안허브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다문화 이해증진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야기의 비슷한 구성과 줄거리, 등장인물등이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매우 비슷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호랑이도 우리 나라 전래동화속의 호랑이처럼 힘만 과시하는 어리석은 동물로 등장한다. 원래 호랑이는 알록달록한 얼룩무늬가 없는 평범한 털 가죽을 가진 동물이였다. 그러든 어느날 호랑이에게 지금의 얼룩무늬가 생겨나게 되는데 이 동화책은 얼룩무늬가 생기게 된 이유를 참 동화스럽고 재미나게 들려 준다.
먼저, 이 동화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호랑이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 호랑이에게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아직 젊고 힘만 넘치는 호랑이는 아버지의 깊은 뜻을 모르고 사람을 만나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었다. 사람을 찾으러 돌아다니던 호랑이는 힘이 세고 무서워 보이는 야크와 낙타를 만났는데 낙타와 야크는 사람이 자신의 주인이라며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호랑이는 사람을 주인이라고 하는 야크와 낙타를 이해할 수 없었다. 호랑이는 “사람은 몸은 작아도 지혜롭다”라는 낙타의 말을 생각하며 사람의 지혜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사람의 지혜가 무엇인지 모르는 호랑이는 어느날 만난 사람에게 지혜를 당장 내 놓으라고 한다. 사람의 지혜가 무슨 물건인 줄로만 알던 어리석은 호랑이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게 사람의 지혜에 크게 당하고 만다. 호랑이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혜를 집에 두고 왔다는 사람의 말을 믿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까지 따라 갔다. 그러다 사람들에게 붙잡혀 나무에 묶였고 불에 타 죽을뻔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호랑이의 몸에는 불에 덴 것 같은 알록달록한 무늬가 생기게 되었다.
참 유쾌, 통쾌, 상쾌한 동화이다. 우리나라 옛 속담에 호랑이에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라고 했는데 딱 이 동화책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자신의 힘만 과시하던 어리석은 호랑이 이야기는 힘이 아닌 지혜로 물리침으로써 항상 배우고 익히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우리에게 경계심을 준다. 그리고 그 배움을 익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어리석은 판단을 경계하는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동화책을 읽는 아이들은 연약한 사람이 호랑이를 물리치는 것을 보고 지혜가 주는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고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동화는 참으로 많다. 어려운 세상을 혜쳐나가기 위해서는 정면 승부도 필요하겠지만 동화속 사람처럼 살짝 비켜서서 잠시 고민해보는건 어덜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때때로 판단이 모호한 곤란한 일이 발생할 것이다. 그때마스 사안에 맞는 생각과 고민을 하는 사람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더불어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