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신분은 낮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주인공이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공주와 결혼한다는 해피한 동화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 동화든 베트남 동화이든 심지어 서양의 명작동화도 비슷한 맥락을 가진 이야기들이 많다는 건 사람 사는 곳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외국노동자나 이주민, 난민에 대한 인식은 치졸한 국수주의적 민족의식이 널리 퍼져 이율배반적이라 생각 든다. 조선시대 이후부터 내려온 중화사상과 유교문화 탓이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현 시점에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동화책을 소개하자면 주인공 탓쌍은 도끼 한 자루와 간단한 옷만 가진 채로 작은 초가집에 사는 고아로 낮에는 도끼로 나무를 패다 팔고 밤에는 열심히 무술을 익혔다. 그 나라에는 백성들을 괴롭히는 흉측한 요괴가 살고 있어 임금님은 요괴에게 한 사람씩 재물을 바치며 제사를 지냈다. 어느날 술장사꾼 이통이 착하고 용감한 탓쌍을 이용하기 위해 접근했다. 이번에는 이통이 재물이 될 차례였는데. 이통은 음모를 꾸며 자기 대신 탓쌍을 보냈다. 아무것도 모르는 탓쌍 앞에 요괴가 나타났지만 탓쌍은 도끼로 요괴를 물리쳤다. 이통은 마치 자기가 요괴를 물리친것처럼 꾸미고 탓쌍에게는 요괴는 임금이 아끼는 보물인데 죽였으니 큰 벌을 받을거라며 얼른 도망가라고 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임금은 이통에게 큰 상과 대장 직급을 내렸다. 어느날 공주가 산책을 하다 큰 독수리에게 납치를 당했는데 임금은 이통 대장에게 공주를 구해오면 공주와 혼인시켜 주겠다고 했다. 이통은 이번에도 탓쌍을 이용해 공주를 구했지만 탓쌍은 동굴 속에 가두어 버렸고 그걸 본 공주는 깜짝 놀라 그만 벙어리가 되었다. 탓쌍은 독수리를 물리치고 우연히 감금되어 있던 용왕자도 구하여 용왕님은 탓쌍에게 많은 보물을 주었지만 탓쌍은 모든 것을 거절하고 악기하나만 받아 나왔다. 한편 요괴와 독수리 영혼들이 탓쌍에게 복수하기 위해 임금님의 보물을 훔쳐 몰래 탓쌍의 집에 가져다 놓아 탓쌍은 임금님에게 잡혀갔다. 탓쌍은 억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악기를 연주 했는데 악기에서 누가 공주를 구했느냐라는 사람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순간 말문이 트인 공주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임금님에게 말해 이통을 벌 하였다. 하지만 마음 착한 탓쌍은 이통을 용서하고 공주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동화속에는 항상 착하고 용감한 주인공 옆에 그런 주인공을 이용하는 나쁜 사람이 늘 있다. 주인공은 그런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기도하고 그로인해 어려움에 처하지만 고운 심성과 용기로 어려움을 물리치고 마지막에는 상이나 복을 받게 된다. 또한 주인공은 착하기 때문에 나쁜 사람을 용서하는 큰 아량도 베푼다. 동화책을 읽는 아이들은 그런 주인공을 보고 마치 자기가 주인공인 듯 대리만족을 느끼며 책속에 빠져들고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임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커서 이런 동화책을 읽게 되니 왜 주인공은 자꾸 악당들에게 속고 당하는지, 나라면 어땟을까? 하는 좀 더 복잡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동화책이 주고자하는 메시지를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자신이 때가 많이 묻었구나하는 생각도 한편으로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