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홍단영
이은비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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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를 다듬고 지붕에 기와를 얹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한 폭의 풍속화같은 표지의 이책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읽어 명당을 찾는 풍수지리와 명당은 아니지만 땅의 기운을 읽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집을 짓는 건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때는 성종 재위 9년으로 새로운 나라를 세우느라 흘린 수많은 피들이 어느 정도 안정되는 듯 보였던 세종의 사후 계유정난으로 다시금 피바람이 불어온 이후입니다

도성의 운종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몰려드는 곳은 집터를 의뢰받아 집을 지어주는 안궐이라는 곳으로 사공장들의 집단이며 중립과 접선으로 얼굴의 대부분을 가린 미스터리의 행수가 직접 풍수를 살피는 곳인데요

명당이 아니어도 땅의 기운을 보완하는 집을 지어 사람을 기쁘게 이롭게 배부르게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궐의 행수는 스스로를 가인이라 부르는데 그는 남장여자로서 가슴아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서글픈 가족사를 가진 월산대군은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의 소릉이 파헤쳐진 이후 재난이 끊이질않는다는 이유로 소릉이 있던 와리산 지역에 새로운 궁가를 지어 액막이인 제웅으로서의 역할을 맡아야하는 처지에 처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재난과 흉흉한 소문이 깃든 와리산에서의 궁가건축은 한명회의 계략으로 궁가를 지을 건축가를 구하기도 어렵고 흉지로 가려는 사람도 구하기 어려운 와중에 땅의 기운을 보완하는 집을 짓는다는 안궐을 방문하며 서로의 인연이 시작되는 남장여자 가인과 존재자체가 역모이기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왕이 되지못한 월산대군의 이야기는 익숙한 서사이면서도 조선의 건축이라는 분야의 세세한 묘사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이어지기에 신선한데요

로맨스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시대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즐거운 독서의 시간을 만들어줍니다

영상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해보며 조선의 건축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엿볼수있어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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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웨딩
제이슨 르쿨락 지음, 유소영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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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하며 깔끔한 우아함이 느껴지는 진주장식의 레이스 초커와 분위기를 맞추어 스타일을 살린 여성의 눈을 가린 강렬한 색감의 붉은 천이 위화감을 주는 표지의 이책은 더없이 행복해야할 딸의 결흔식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담고 있습니다

프랭크는 3년 만에 딸 매기의 전화를 받게되고 오랜만의 연락에 반가워할새도 없이 석달뒤에 결혼을 한다는 소식과 함께 결혼식에 참석해달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요

매기가 다시금 자신의 연락을 받지않으며 소식을 전하지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아내와의 사별이후 자신이 아버지로서 딸과 제대로 유대하지못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오며 딸을 위해서라면 딸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리라는 다짐을 다시한번 합니다

결혼준비로 바쁜 매기를 위해 매기와 예비사위인 에이든을 만나러 간 프랭크는 가난한 예술가라고 생각했던 에이든이 주상복합건물의 호화로운 팬트하우스에 살며 그의 아버지가 매기의 회사 대표이자 주목받는 기업인이며 엄청난 재력가인 에롤 가드너임을 알게 되는데요

만난지 반년도 되지않아 결혼을 결심한 매기는 행복해보이지만 에이든은 어딘가 묘한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왠지모를 불안감에 빠지는 프랭크는 외진 곳의 방대한 토지와 숲 그리고 호수로 둘러싸인 가드너가의 여름캠프를 보며 위압감을 느끼고 엄격한 경비체계와 비밀유지서약 서류등에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사랑에 빠진 매기가 놓치고있는 진실은 없는지 에이든이 감추고자하는 비밀은 없는지 신경을 쓰는 프랭크와 함께 독자들도 긴장하며 이상징후들을 찾아보게되는데요

빠른 속도감을 유지하던 이야기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프랭크만큼이나 독자들도 충격에 빠지지않을수가 없습니다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이야기는 반전을 보여주며 쉽사리 끝이나지않는데요

계속되는 반전에도 지루할틈이 없는 즐거운 독서의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에 쓴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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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만 하소서 - 출간 20주년 특별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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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써내려간 듯한 정갈한 글씨체의 제목만을 가지고있는 간결한 표지의 이책은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은 어미의 처절한 하루하루를 담고 있습니다

이책은 누군가에게 읽히기위해 쓰여지는 소설도 아니고 일상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정리하여 담은 수필도 아니며 그저 오늘의 애끓는 하루의 기록인 저자의 일기들을 조금 다듬어낸 것으로서 날 것의 감정을 만나볼수가 있는데요

애지중지 키운 다섯의 자녀들중에서도 아무래도 하나뿐인 아들이라 더 애정이 가고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이후로는 더 의지하게 되었을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그의 이야기는 비슷한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공감은 물론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수 있을 감정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믿을수없는 현실앞에 아침에 일어나면 꿈이 아닐까 생각하고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원망할 대상을 찾아 끝없이 화를 내다가도 내 잘못이며 내 업보인가도 싶고 나의 아픔과 슬픔과는 상관없이 잘만 돌아가는 세상과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간 다른 가족들이 밉기도합니다

입맛도 없고 의욕도 없음에도 하루하루 여전히 살아지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변화하는 감정을 다스리려 지인들과 가족들로부터 떨어져 수녀원에서 보내는 시간속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예상치못한 크나큰 상실앞에 인간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 상처받고 고통받은 사람에게 어떤 위로가 필요할지를 생각해보게합니다

저자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의 중심에는 상실과 절망에서부터 다시 생겨나오는 희망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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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옆 송차 카페 책과나무 장르문학 컬렉션 1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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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푸른 잎들이 보는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하는 배경속에 자리잡은 2층짜리 건물에는 아담한 송차카페가 운영중입니다

서울과는 2시간여가 걸리는 지방의 대학교 건물과 전철역 사이의 한적한 동네에 있는 송차카페는 대학교 입학과 함께 기숙사에서 살게 된 딸 다경을 위한 엄마의 마음이 담겨있는데요

그런 엄마 미선이 암 판정을 받으며 송차카페는 폐업의 위기를 맞이합니다

항암 치료에 전념하기위해 암 전문 요양병원에 엄마가 입원한 날 다경은 앞으로의 생활비며 학비등에 대한 걱정이 앞서고 송차카페의 알바생이며 파티시에인 훈민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야한다는 걱정에 답답해지는데요

다경의 기숙사 룸메이트인 정음의 제안으로 지분사장이 되어 송차카페를 운영해보기로합니다

새로운 메뉴의 개발과 동풍 라이더스와의 협업으로 배달서비스를 시작하고 매출증대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매달 추천되는 음료와 함께 소소하면서도 위태롭게 이어지는데요

매일이 행복할수는 없지만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과 과거에 얽매이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려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만나볼수 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이 되면 몸도 추워지고 마음도 가라앉고는 하는데 현대인들은 꼭 기온이 낮아지는 계절이아니어도 팍팍한 일상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몸과 마음이 고달파지기도합니다

그럴때일수록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에너지를 충전해야하지만 실제로는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면 현재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기 쉬워지는데요

송차카페를 배경으로 들려주는 저마다의 고민과 상처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주인공들과 함께 일상에 지친 나를 위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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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
코비엣TV 엮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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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밖으로는 밝은 빛이 보이지만 그와는 대비되는 어둡고 긴 복도를 배경으로두고 손전등을 켠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빛과 그림자가 대비되는 무표정한 표정의 인물이 그려진 표지의 이책은 공포 콘텐츠 제작자인 저자가 직접 겪은 일들과 제보를 받은 사연들을 담고 있습니다

헬스장이나 기숙사, 대형마트등 일상적인 공간을 비롯해 병원과 군대 그리고 낚시터등 괴담의 단골 장소에서 경험한 일들도 있고 시골 마을이나 한적한 산속등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오는 전설같은 이야기를 경험한 경우들도 있어서 다채로운데요

짧은 사연들로 이루어져있기에 금밤금방 읽히면서도 하나의 귀신을 목격한 여러사람의 이야기나 처음 가 본 장소에서 그곳에 전해지는 귀신의 형체를 알아보기도하는 등의 일들을 읽어나가다보면 과연 주인공들이 경험한 일들은 무엇일까 곱씹어보게 합니다

오래된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같은 공간에서 삶을 끝마치고 떠나간 사람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며 그들중에는 살아있는 이들에게 무언가 메세지를 전하고 싶은 경우들도 있지않을까 싶어지는 다양한 공포 실화들이면서도 참혹한 모습은 거의 다루지않고 있어서 조금은 덜 무섭게 독서를 할 수 있는데요

저자의 채널에서 다루어진 영상들을 찾아본다면 좀더 으스스하고 무서움을 느끼며 이야기에 빠져볼수 있을것같습니다

한때는 무더운 여름이면 대중을 찾아오던 공포이야기이지만 이제는 어느 계절이든지 상관없이 찾아볼수 있는데요

잔혹하거나 놀래키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공포를 느끼게하는 이야기들을 찾고 계신다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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